승진무(僧眞舞)
소설 『구운몽(九雲夢)』에 등장하는 성진(性眞)과 팔선녀(八仙女)를 소재로 한 20세기 초의 춤 작품.
성진무(性眞舞)는 ‘성스럽다’는 의미의 한자(聖)를 쓴 <성진무(聖眞舞)>나 ‘스님의 춤’이라는 뜻의 <승진무(僧眞舞)>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었다. 이 춤의 연원은 19세기 중반 연희에서 찾을 수 있다. 1865년 경복궁 중건 인부들을 위로하기 위한 연희를 기록한 『기완별록(奇玩別錄)』에는, 조선 후기에 크게 유행했던 소설 『구운몽』의 성진과 팔선녀가 등장하는 놀이(가장행렬)가 실려 있다. 1908년 5월 광무대(光武臺) 기획 공연에서 <성진무(性眞舞)>가 공연된 이후 같은 해 8월 순종 황제 즉위 기념 '경회루 연향'에서는 <성진무(聖眞舞)>로, 1912년 단성사 공연에서도 <승진무(僧眞舞)>라는 이름으로 연행되었다. 그 밖에 1914년 신창기생조합 연주회,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 야간 공연 등 기생들의 주요 레퍼토리에서도 <성진무>가 보인다.
공연 기록에 따르면 <성진무>는 성진 1인이 추거나, 1912년 단성사 공연처럼 성진과 팔선녀 9인(또는 팔선녀 8인)이 함께 추는 등 다양한 편성으로 연행되었다. 1917년 한남권번에서는 이를 <구운몽연의(九雲夢演義)>라는 일종의 무용극으로 재구성하기도 했다.
<성진무>는 19세기 민간의 ‘놀이’가 20세기 초 극장을 통해 기생들의 레퍼토리 ‘춤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전통춤 근대화’의 과정을 명확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또한, 이 춤의 모티프가 된 『기완별록』의 “셩진(性眞)이가 법고(法鼓)치ᄂᆡ”라는 묘사는 오늘날 승무(僧舞)의 여러 유래설 중 ‘성진무설(性眞舞說)’을 뒷받침하는 주요 근거로도 활용된다.
김영희, 「20세기 초 승무의 형성과정 고찰: 1900, 1910년대를 중심으로」, 『국악원논문집』 제39집, 국립국악원, 2019.
김영희, 「일제강점기 초반 기생의 창작춤에 대한 연구 - 191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음악사학보』 Vol.33, 한국음악사학회, 2004.
윤주필, 「경복궁 중건 때의 전통놀이 가사집 『기완별록』」, 『문헌과 해석』통권 9호, 문헌과해석사, 1999.
윤주필, 『조선조 축제문화의 마지막 광경을 읽다: 경복궁 중건의 연희 공연과 관극시가 연구』, 서울: 민속원, 2020.
이종숙, 「19세기 <승무(僧舞)>와 <성진무(性眞舞)> 연행 양상 연구」, 『국악원논문집』 제43집, 국립국악원, 2021.
『대한매일신보』 1908. 8. 29
『매일신보』 1912. 5. 21
『조선일보』 1923. 5. 22 4
『황성신문』 1908. 5. 28
김영희(金伶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