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찬정보
송만재의 「관우희」의 이본은 연세대 소장본과 구사회 소장본 2종이 존재한다. 연세대 소장본은 용지가 20세기 초엽에 의정부에서 사용된 판심제임을 볼 때, 20세기 초엽의 애국계몽기나 일제강점기 초기에 필사되었을 가능성이 크며, 구사회 소장본은 18~19세기에 중국에서 수입되어 유통되었던 종이로 되어 있어, 시기적으로 앞서는 선행본(先行本)이다.
연세대(연세대학교 탁사문고) 소장본은, 이혜구가 1957년 「송만재의 관우희」 논문을 발표할 당시 소개한 본으로 2012년 구사회 소장본이 새로 발굴되기 이전까지 대부분의 연구는 이 본에 근거를 두었다. 연세대 소장본의 책명은 『소악부(小樂府)』로, 여기에는 신위(申緯, 1769~1845)의 「소악부」 서문과 7언절구 40수, 「관우희」 서문과 7언절구 50수, 발문 성격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구사회 소장본의 책명은 『판교초집(板橋初集)』으로, 이 책은 일반 한시 24수가 담긴 「옥전잉묵(玉田賸墨)」과 연희시가 실린 「관우희오십절(觀優戱五十絶)」이 편제된 형태이다. 구사회 소장본의 발굴로 인해, 기존의 연세대 소장본에서 결자(缺字) 상태로 남아있던 〈관우희〉 50절의 제4수와 제29수의 두 글자가 ‘서(書)’자와 ‘절(節)’자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표기가 다른 글자와 오탈자도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한편 두 이본은 50수의 한시가 다루는 전통음악 또는 전통연희의 종목 구성에 차이를 보인다. 연세대 소장본은 ‘영산(靈山)’(제1~8수) - ‘타령(打令)’(제9~20수) - ‘긍희(緪戱, 줄타기)’(제21~35수) - ‘장기(場技, 땅재주)’(36~42수) - ‘총론(總論)’(제43~50수)으로 구성되는데, 연세대 소장본의 ‘긍희’(제21~35수)가 구사회 소장본에서는 ‘요령’(제21~28수) - ‘긍희’(제29~35수)로 구분된다. 이로부터, 송만재가 제21수에서 제28수까지 ‘요령’으로 묶어, 판소리 명창 자체에 대해 다루려고 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요령’은 판소리나 줄타기 광대들의 너름새나 동작, 기본 레퍼토리에 속하지 않는 재담, 노래 등 여흥의 장기로 해석된다.
또한, 구사회 소장본 즉 『판교초집』 수록 「관우희오십절」 하단에는 ‘자하(紫霞) 비평(批評)’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송만재가 신위의 영향을 받아 「관우희」를 창작했을 뿐만 아니라, 창작 후에 자하 신위의 검증을 거쳤음을 뜻하는 중요한 기록이다.
○ 구성 및 세부내용
최근 발굴된 구사회 소장본 즉 『판교초집』 수록 「관우희」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 작품은 ‘영산 혹은 판소리 단가(제1~8수), 판소리(제9~20수), 요령(제21~28수), 줄타기(제29~35수), 땅재주(제36~42수), 총평(제43~50수)’의 구성을 보인다. 제1수부터 8수까지는 본격적인 문희연을 베풀기 이전의 무대와 객석의 풍경, 단가의 가창 상황을 그렸으며, 제9수부터 20수까지는 판소리 열두 마당의 주요 장면과 개략적인 내용을 《춘향가》, 《적벽가》, 《흥보가》, 《강릉매화타령》, 《변강쇠타령》, 《무숙이타령》, 《심청가》, 《배비장전》, 《옹고집타령》, 《가짜신선타령》, 《수궁가》, 《장끼타령》의 순으로 소개하였다. 제21수부터 28수까지는 판소리 또는 줄타기 광대의 너름새나 동작, 재담과 노래 등을 두루 다루었고, 제29수부터 35수까지는 줄타기 장면을, 제36수부터 42수까지는 땅재주 장면을 묘사하였다. 제43수부터 50수까지의 ‘총평’에서는 광대의 연원과 함께 광대 중심의 조선 연희사를 제시하였는데, 여기에 우춘대(禹春大. ?~?), 권삼득(權三得, 1771~1841), 모흥갑(牟興甲, ?~?) 등 판소리 대명창의 이름이 직접 거론되어 있다.
송미경(宋美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