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은 한 줄에 한 음씩 소리를 정하여 낸다. 총 25현 중 가장 굵은 제1현(황종)부터 제12현(응종)까지는 기본음역인 정성(正聲) 현재 청성과 탁성의 중간에 있는 기본 음역을 ‘정성’이라고 하는데, 『시악화성』에서는 ‘중성’이라고 하며, 『악학궤범』에서는 ‘본율’ 로 표현하였다.
십이율(十二律)로 조율하며, 제13현은 사용하지 않는 윤현(閏絃)으로 붉은색으로 칠한다. 제14현(청황종)부터 제25현(청응종)까지는 정성보다 한 옥타브 위, 청성으로 조율하여 윤현 아래 열두 줄과 옥타브 관계를 이룬다. 즉, 연주에 사용하지 않는 윤현을 중심으로, 12율의 두 옥타브를 배열한다.
○ 구음과 표기법
슬은 아악을 사용하는 음악에 편성되며, 아악은 율자보(律字譜)로 기보하였으므로, 구음은 사용하지 않는다.
○ 연주방법과 기법
『시악화성』에 의하면, 슬을 타는 법에 ‘용지지법(用指之法)’과 ‘상현심음지법(上絃審音之法)’이 있다. 열 손가락을 모두 펴고, 소지를 굽히지 않도록 한다고 하였다.
『악학궤범』에서는 본율(本律) 즉 정성을 오른손으로 뜯고, 왼손으로 한 옥타브 위 청성을 뜯는데, 양손 식지(食指)로 동시에 줄을 떠서 ‘쌍성(雙聲)’이 나게 한다고 하였다. 다만 사청성(四淸聲)에 해당하는 음을 낼 때는 쌍성을 쓰지 않고 단독으로 소리낸다.
슬은 한 줄에 한 음씩 개방현 소리를 그대로 내는 악기이므로, 왼손으로 현을 짚는 위치에 따라 진동하는 길이 및 그 음높이를 달리하는 금(琴)과 연주법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식지만 사용하고, 줄을 안쪽으로 뜨는[勾] 주법만 사용하고, 왼손으로 음높이를 짚지 않으므로 시김새나 장식음 없이 담백한 음을 내며, 아악에만 쓰인다.
○ 연주악곡
고려 시대부터 궁중의 제례음악에 사용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사직(社稷)ㆍ풍운뇌우(風雲雷雨)ㆍ산천(山川)ㆍ성황(城隍)ㆍ선농(先農)ㆍ선잠(先蠶)ㆍ우사(雩祀), 문묘(文廟) 제향 등 아악의 등가에 사용되었다. 현재는 《사직제례악》, 《문묘제례악》의 등가에 편성한다.
○ 제작 및 관리 방법
『악학궤범』과 『시악화성』에 기록된 슬 제작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오동나무로 된 윗판과 가래나무나 엄나무의 아랫판을 결합하여 울림통을 만든 뒤, 네 변은 검게 칠하고, 앞면에는 구름과 학을 그려서 색을 채우며, 양 끝에는 금문(金文)을 그린다. 현침 부분과 미단 쪽에도 조각과 단청을 하여 현악기 중 가장 크고 화려하다. 스물 다섯 줄 전체를 모아 활이라는 구멍으로 넣는 것이 가야금, 거문고의 부들 기능과 다르다.
제1현(황종)이 가장 굵고 제25현(청응종)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며, 안족은 점차 낮아지는데, 제13현인 윤현의 굵기는 황종과 같다. 『악학궤범』에서 윤현의 안족은 담괘(현침)의 앞으로 물려 세워 놓는다고 하였다. 전체 모양과 부속은 사진 설명을 참조한다.
목재와 현 재료의 특성상, 직사광선을 피해 습도에 유의하여 보관한다.
장희선(張希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