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삼(紅紬衫), 홍주단령(紅紬團領), 홍단령(紅團領), 홍의(紅衣)

조선 시대 궁중의 제례악과 연례악을 연주할 때 악공이 연주복으로 착용한 홍색 비단[紅紬]으로 만든 겉옷[衣].

홍주의는 붉은색 비단으로 만들고, 흉배에 꽃을 그려놓은 형태의 연주복식으로써, 홍주삼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이후 제례악과 연례악을 연주하는 악공이 착용했다. 다만 제례악 연주복식으로는 조선전기에는 문소전, 연은전, 소경전의 제례악을 연주할 때 착용했고, 조선후기에는 모든 제례악 연주복식으로 사용되었다. 대한제국 시대에는 일무 복식도 홍주의로 바뀌었다. 연례악 연주복식으로는 조선전기부터 계속 사용되었다. 다만 조선후기의 홍주의에는 꽃을 그린 흉배가 없어졌다. 홍주의와 함께 갖추어 입는 관모와 대(帶)는 시기와 용도에 따라 달라졌다. 흉배가 달린 조선전기 홍주의는 옷깃이 둥근 점에서 단령과 동일하지만 삼각형의 무가 달려 있다는 점에서 단령과 다른 의복이다. 현재도 제례악과 연례악을 포함한 궁중음악 연주할 때 홍주의를 착용한다.

『악학궤범』 권9에 문소전, 연은전, 소경전 제례악 연주복식으로 홍주의가 소개되어 있으나, 『국조오례의』와 『악학궤범』 권2에는 문소전 등의 제례악 연주복식이 홍주삼으로 되어있다. 『악학궤범』에 홍주삼은 연례악 연주복식으로도 소개되어 있다.

○ 쓰임 및 용도 홍주의는 조선 전기부터 현재까지 제례와 연례에서 악공이 연주할 때 입는 겉옷이다. 조선전기에는 문소전, 연은전, 소경전 제례악과 연례악 연주복으로 사용되었다. 조선후기에는 홍주의에 흉배가 없어지고, 궁중의 모든 제례악과 연례악의 연주복으로 사용되었다. 다만 홍주의의 형태와 착장이 조선전기와 후기가 서로 달랐다. ○ 형태 및 구조 『악학궤범』에 문소전, 연은전, 소경전 제례악을 연주할 때 착용하는 복식을 권9에는 홍주의라고 했으나, 권2에는 홍주삼이라고 했다 홍주삼은 연례악을 연주할 때 악공이 착용하는 복식의 명칭이기도 하다. 『악학궤범』 권9의 홍주의의 그림에 흉배에 꽃이 그려져 있고, 『악학궤범』 권2에서 홍주삼은 흉배애 꽃 그림이 있다고 했다. 홍주의와 홍주삼은 붉은 색인 점, 흉배에 꽃 그림이 있는 점에서 같다. 조선후기의 훙주의는 『종묘의궤』의 남주의 도식화와 『기사진표리진찬의궤』의 홍주의 도식화에서 볼 수 있다.

『종묘의궤』의 남주의 도식화 설명에 “홍주의 제도도 같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므로 남주의 도식화를 통해 홍주의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옷깃이 둥글고 소매가 넓은 형태이다. 양 옆에 삼각형 무가 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각형 무가 뒤로 젖혀져 뒷길에서 고정된 형태를 묘사한 것으로 조선후기의 관복 단령과 동일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기사진표리진찬의궤』에 수록된 홍주의는 옷깃이 둥글고 소매통이 넓으며 어깨에 매듭단추가 달려 있고 가슴 부분에 넓고 긴 고름이 달려 있는 형태로서 조선 후기의 단령과 동일한 형태이다. 사각형 무는 뒤로 젖혀져 뒷길에서 고정된 것으로 보인다. 홍주의의 착용 모습은 『기사진표리진찬의궤』에 그려진 악공과 《종묘친제규제도설병풍》 〈오향친제반차도〉에 그려진 악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제례와 연례에 모두 홍주의를 입고 있는데, 제례에는 개책을, 연례에는 꽃을 꽂은 복두 또는 꽃을 그린 복두[畵花幞頭]를 쓰고 있는 점이 다르다. 대한제국기 홍주의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도식화나 회화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조선악개요』 소재 홍주의 도식화는 『악학궤범』의 녹초삼 도식화와 동일하므로 대한제국기 종묘제례에 사용된 홍주의 도식화로 보기는 어렵다. 일제강점기 종묘제례에 사용된 악공의 연주복은 『조선아악요람』과 『조선아악기사진첩 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선아악요람』에는 종묘제례악 연주복⋅문묘제례악 연주복⋅보태평과 정대업 일무악공 무용복⋅아악 문무와 무무의 무용복이 모두 홍단령으로 기록되어 있고, 『조선악기사진첩 건』에는 아악수의 홍단령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 재질 및 재료 조선전기에는 홍주(紅紬)를 사용하여 홍주의를 제작한다는 기록만 있다. 조선후기의 홍주의를 만들기 위한 옷감과 실의 필요량에 대해서는 『종묘의궤』ㆍ『경모궁의궤』ㆍ『경모궁악기조성청의궤』에 남주의에 관한 기록을 참조할 수 있다. 홍주의는 홍색 명주[紅紬]로 만든 홑옷으로 홍주의 한 벌을 만드는데 홍색 명주 35척(尺), 홍색 실[紅鄕絲] 1전(錢)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순조기축진찬의궤』에 악공이 착용한 홍주단령 한 벌을 만드는데 홍색 명주[紅紬] 40척, 홍색 실[紅鄕絲] 1전, 소면화(槊綿花) 2전이 사용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소면화는 단령 깃의 심감으로 사용되었다. ○ 역사적 변천 조선전기에는 종묘제례악과 사직제례악, 문묘제례악 등의 제례악을 연주할 떄 악공은 비란삼을 착용했으나, 문소전, 연은전, 소경전 제례악과 연례악을 연주할 때는 오관(烏冠)에 홍주의를 착용했다. 조선후기에는 모든 제례와 연례에 홍주의를 착용하게 되었다. 『춘관통고』(1788)에 의하면, 사직 제례 등 아부(雅部) 제례악을 연주할 때는 개책, 홍주의, 백주중단, 백주군, 백주대, 백포말, 오피리를 착용했다. 문무(열문지무)는 진현관, 조주의, 백주중단, 백주군, 금동혁대, 백포말, 오피리를 착용했다. 무무(소무지무)는 관모가 피변인 것 외에는 문무 복식과 동일하다. 종묘제례악의 연주복식은 개책, 홍주의, 백주대, 백포말, 오피리로 구성되어 있다. 문무(보태평지무)는 진현관, 남주의, 적상조연, 적말대, 백포말, 오피리로 구성되어 있고, 무무(정대업지무)는 관모가 피변인 것 외에는 <보태평지무> 복식과 동일하다. 연레악에는 화화복두, 홍주의, 오정대를 착용했다. 『조선악개요』에 의하면, 1892년(임진)에 개정된 종묘제례악 복식은 개책, 홍주의, 남사대, 백포말, 오피리로 구성되었고, 1897년(광무 원년)에 개정된 아부 제례악 복식은 개책, 홍주의, 백주대, 백포말, 오피리로 구성되었다. 아부제례 일무와 종묘제례 일무의 복식은 복두, 홍주의, 남사대로 구성되었다. 일제강점기 종묘제례 악공의 연주복은 『조선아악요람』에 개책ㆍ홍단령ㆍ남사대ㆍ목화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 형태는 『조선아악기사진첩 건』에 수록된 아악수의 홍단령 사진을 참고할 수 있다. 현재는 모든 궁중제례악과 연례악의 연주복식을 홍주의라고 하며, 제례악용 홍주의에는 흉배가 없고 사대를 띠며, 연례악용 홍주의에는 흉배가 있고 각대를 착용하는 차이가 있다.

조선전기에 홍주의는 문소전, 연은전, 소경전의 제례와 연례에만 사용되었으나, 조선후기에는 모든 제례악과 연례악 연주에 홍주의를 착용하게 되었고, 대한제국 시대 이후부터는 일무원도 모두 홍주의를 착용하게 되어 홍주의는 궁중악무에 사용되는 대표적 연주복식이 되었다. 각 악무별로 착용하는 관모와 대는 서로 다르고, 흉배가 없어지는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홍주의라는 명칭은 변하지 않고 생명력 있게 전승되어 궁중 연주복식의 가치와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송지원⋅이숙희⋅김영숙, 『종묘제례악』, 민속원, 2008. 고윤정, 「조선시대 궁중악인 복식 연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5. 박가영, 「『악학궤범』복식의 착용에 관한 연구」, 『국악원논문집』 16, 2004. 박소연, 「종묘제례악 악인 복식 연구」,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3. 이숙희, 「궁중 제례악 복식의 변천과 그 의미 -개화기 이후 일제강점기까지-」, 『국악원논문집』 33, 2016. 이은주ㆍ이경희, 「1829년 〈명정전진찬도〉의 정재차비(呈才差備) 복식 연구」, 『한복문화』 19/4, 2016. 이종숙, 「일제강점기 종묘제례악무 고찰」, 『한국음악사학보』 31, 2003.

이주영(李珠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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