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소리(柱帶소리)
줄다리기 및 어업이나 농업에 사용할 줄을 만들 때 부르는 노동요.
줄꼬는소리는 줄다리기에 사용될 줄을 꼴 때, 어업이나 농업에 사용할 줄을 꼴 때 등 다양하게 부른다. 인천지역에서는 주대라고 하는 도구를 사용하여 줄을 꼬았기 때문에 〈주대소리〉라고도 한다.
줄다리기에 관한 내용이 15세기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 처음으로 나오므로, 15세기 이전부터 줄다리기의 전통이 이어져 온 것으로 짐작된다. 이때 줄다리기에 사용되는 줄을 꼬면서 소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어업노동요에는 일의 순서에 따라 다양한 소리가 있다. 그중에서도 고기잡이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줄꼬는소리는 고기잡이나 어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줄을 만들 때 하는 소리이므로 그 연원이 오래되었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줄꼬는소리는 공동 작업을 통해 큰 줄을 만들거나 오랜 시간 같은 작업을 반복할 때 부르던 소리이다. 큰 줄을 만드는 작업은 주로 전국 곳곳에서 정월 대보름에 집단놀이로 줄다리기를 하기 위해 이루어졌으며, 이때 지역마다 줄을 꼬면서 소리를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어업과 관련해서 고기잡이용 배에는 닻줄이나 벼릿줄 등 여러 종류의 줄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닻줄은 튼튼하고 굵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칡덩굴을 사용하는데, 작업의 강도가 높아 노동요를 부르며 힘든 과정을 이겨냈다. 농사일을 할 때에도 줄을 꼬았으나 현재 확인 가능한 소리들의 대부분은 어로용 또는 줄다리기용이다.
줄을 꼴 때는 여러 사람이 역할을 분담하여 함께 작업하며, 각 순서에 따라 부르는 소리가 달라지기도 한다.
줄꼬는소리는 주로 한 사람이 한 장단을 메기면 여러 사람이 한 장단을 받는 형식으로 부르며, 선율은 지역 토리에 기반하여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작업의 속도에 맞게 느리게 시작하여 점차 빨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줄다리기와 관련된 줄꼬는소리는 경상남도 밀양시 감내게줄당기기와 전라북도 부안군 줄다리기의 전승 과정에서 불리고 있으며, 어업과 관련된 줄꼬는소리는 현재 인천시와 전라남도 등에서 무형유산으로 지정하여 전승하고 있다. 특히 인천시에서 전승되고 있는 줄꼬는소리인 《주대소리》는 줄꼬는 데 사용되는 도구인 주대의 재료인 나무를 채집하는 단계에서부터 줄꼬기의 다양한 과정을 모두 담고 있고 〈나무타령〉ㆍ〈자우소리〉ㆍ〈줄놓는소리〉ㆍ〈꼼새소리〉ㆍ〈술래소리〉ㆍ〈여사소리〉ㆍ〈채짓는소리〉ㆍ〈사리소리〉 순으로 불린다. 〈나무타령〉은 주대틀의 재료가 되는 나무를 베거나 주대틀을 만들 때 부르는 소리로 본격적인 줄 만들기의 준비 단계에 부르는 소리이며, 〈자우소리〉 이하 〈사리소리〉까지는 직접 줄을 꼬아 완성해 가는 과정에 해당하는 소리이다. 인천시에서 전승되는 〈주대소리〉 이외에 전라남도의 줄꼬는소리가 시도무형유산인 《거문도뱃노래》 중 한 곡으로 전승되고 있고, 국가무형유산인 좌수영어방놀이에서도 줄꼬는소리로 〈내왕소리〉를 전승하고 있다.
줄꼬는소리의 노랫말은 지역마다 다르고, 또 한 지역에서도 줄을 꼬는 과정마다 달라진다. 다음은 어업을 위한 줄꼬는 소리의 사례이다. (메) 에야라 술비야 (받) 에야라 술비야 (메) 어기영차 술비로세 (받) 에야라 술비야 (메) 술비소리를 잘 맞고 보면 (받) 에야라 술비야 (메) 팔십명 기생이 수청을 드네 (받) 에야라 술비야 (메) 술비여 (받) 헤헤 술비여허루야 에헤헤루 술비여 에야 술비야 에야디야차 술비야 (메) 놀다 가소 놀다 가소 (받) 에야라 술비야 (메) 소녀방에 놀다 가소 (받) 에야라 술비야 (메) 놀다 가면은 득실인가 (받) 에야라 술비야 (메) 잠을 자야 득실이지 (받) 에야라 술비야 (메) 술비여 (받) 헤헤 술비여허루야 에헤헤루 술비여 에야 술비야 에야디야차 술비야(하략)
MBC문화방송, 『MBC민요대전(전라남도민요해설집)』, 377~379쪽.
줄꼬는소리 중에서도 어업노동요로 불리는 줄꼬는소리는 배에 사용되는 줄을 만드는 준비 단계의 소리로 어업노동의 다양함을 보여주는 민요이다. 특히 인천에서 전승되고 있는 〈주대소리〉는 줄꼬는 장비인 주대를 만드는 과정과 줄을 꼬는 상세한 과정이 소리와 함께 전승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대소리: 인천광역시 무형유산(1992)
강등학, 『한국민요의 존재양상과 판도』, 민속원, 2016. 김순제, 「주대소리에 대한 음악적 고찰」, 『기전문화연구』 19, 1990. 김헌선, 「어업노동요의 분류와 특징」, 『한국 구전민요의 세계』, 1996. 배도식, 『좌수영어방놀이』, 문화재연구소, 2005. 신은주, 「경기지역 어업노동요의 교육적 활용」, 『국악교육연구』 7/1, 2013. 이윤정, 「인천지방 주대소리의 음악적 특징」, 『인천학연구』 9, 2008.
정서은(鄭諝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