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적 특징
<제비 후리러 가는 대목>은 권삼득의 더늠으로 지금도 이 대목을 부를 때는 소리꾼들이 “옛날 권삼득 명창의 더늠인듸”라고 밝히고 있다. 소리제를 지시하는 여러 악조 용어 가운데 권삼득의 덜렁제가 있는데 덜렁제는 설렁제, 호걸제라고도 하며 드렁조, 권마성조, 권제, 중고제 등으로 일컬어지며 《흥보가》 이외에 《심청가》 중 〈남경장사 선인들〉 대목, 《춘향가》 중 〈군로사령〉 대목에도 나타난다. 설렁제는 어느 무인적인 인물이 호기를 부리며 씩씩하고 경쾌하게 거들먹거리며 설렁설렁 걷는 모습을 형용하는 음악적 용어로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날 전승되고 있는 <제비 후리러 가는 대목>은 중중모리장단에 ‘라(la)-도(do′)-레(re′)-미(mi′)-솔(sol′)-라(la′)’의 구성음이 나타나며 설렁제를 사용하여 표현된다. 설렁제 대목은 남성적이고 힘차게 부르는데, 내드름 부분에서 주로 고음으로 소리를 질러내며 동음으로 지속하는 등 고음역을 주로 사용하여 꿋꿋하고 거뜬거뜬하며 힘차게 소리를 가져 나가는 특징이 있다. 한편 고음에서 갑자기 저음으로 뚝 떨어지거나, 저음에서 고음으로 솟구치는 도약 선율 진행이 사용된다. 설렁제는 우평조의 고음역 도약 선율로 구성됨으로써, 경쾌하고 씩씩하며 힘이 있는 소리 특징을 보인다. 〈제비가〉는 〈화초장타령〉에 이어 나오는데, 십이잡가의 하나인 〈제비가〉는 그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아니리) 그 날부터 제비 딱게 수십 개를 만들어서 동편 처마 끝에 달았더니, 집이 동편으로 씨름했것다. 아무리 제비를 기다려도 죽을 제비가 들어올 리 있겄느냐. 하루는 기달타 못해 그물을 메고 제비를 후리러 나가는디 (중중머리) 제비 몰러 나간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이 때 춘절(春節) 삼각 하사월 초파일, 연자(燕子) 나비는 펄펄. 수양버들에 앉은 꾀꼬리 제 이름을 제 불러. 복희씨 맺인 그물을 에후리쳐 들어메고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방장산(方丈山)으로 나간다. 이편은 우두봉, 저편은 좌두봉, 건넌봉 맞은봉 좌우로 칭칭 둘렀난디, 아아! 이리 어! 덤불을 툭 쳐, 후여! 허허허 쳐 저 제비! 방장산에 짓둘러 덤불을 툭 쳐, 후여! 허허허 떴다 저제비! 니가 어디로 행하나? 연비여천(鳶飛唳天)에 소리개 보아도 제빈가 의심, 남비오작(南飛烏鵲)의 까치만 보아도 제빈가 의심, 춘일황앵(春日黃鶯)에 꾀꼬리만 보아도 제빈가 의심, 층암절벽에 비둘기 보아도 제빈가 의심, "저기 가는 저 제비야! 그 집으로 들어가지 마라. 천화일(天火日)에 지은 집이로다. 화급동량(火及棟梁)이라. 내 집으로 들어오너라. 이 이히이 이리와."
《흥보가》 중 제비 후리러 가는 대목은 놀보가 박씨를 물어다 줄 제비를 후리러 나가는 장면을 노래 부른 대목이며, 권삼득의 더늠으로 설렁제 창법으로 불렀다고 한다. 여러 판소리 창자들에 의해 전승되어 활발하게 연행되는 판소리 더늠 중 하나이다.
정수인(鄭琇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