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투리사냥
전국의 유명한 산을 돌아다니며 암컷 꿩인 까투리를 사냥하러 다니는 것을 노래한 남도민요
까투리타령은 남도소리꾼들이 〈성주풀이〉나 〈둥가타령〉 등과 함께 자주 애창하여 남도잡가의 하나로 분류되기도 하는 통속민요로 까투리를 사냥하러 다니는 내용을 경쾌하게 노래한다.
까투리타령이 언제부터 불렸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일제강점기 1930년대에 유성기음반과 경성방송국 국악방송곡목에 곡명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광복 이후 신민요 가수 김세레나(1947~)에 의해 불리면서 대중적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창배(李昌培, 1916~1983)에 의하면 까투리타령은 남도민요 〈둥가타령〉 뒤에 붙는다고도 하고, 〈둥가타령〉은 까투리타령 뒤에 붙는다고 하므로 이 둘은 짝이 되어 연곡(連曲)으로 부르기도 했던 것 같다. 유성기음반에는 오태석(吳太石, 1895~1953), 정남희(丁南希, 1905~1984) 등 남도 출신 소리꾼에 의해 녹음되었으며, 까투리사냥이라는 제목으로 경남 함양 출신의 여류 명창 신숙(申淑, 1911-1970)에 의해 불린 내용도 확인된다.
경성방송국 방송에서도 1938년부터 1941년에 연주 목록이 보이며, 주로 〈농부가〉나 〈둥가타령〉ㆍ〈진도아리랑〉ㆍ〈새타령〉과 함께 방송되었다. 현재에도 남도잡가 또는 남도민요로 분류되는 〈농부가〉ㆍ〈둥가타령〉ㆍ〈진도아리랑〉ㆍ〈새타령〉ㆍ〈성주풀이〉 등의 악곡들과 함께 남도민요 가창자들에 의해 불리고 있으며, 가야금병창으로도 연주된다. 8절로 이루어진 가사를 모두 노래하여 완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럿이 부를 때에는 후렴을 받는 소리처럼 부르고 각 절을 메기는 소리처럼 부른다. 판소리의 권마성제처럼 처음부터 높이 질러서 소리내며 거의 쉬는 부분 없이 노랫말을 촘촘하게 엮어내므로 씩씩하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주로 남도소리 가창자들에 의해 불리지만 육자배기토리가 아닌 ‘라(la)-도(do′)-레(re′)-미(mi′)-솔(sol′)’의 구성음에 라(la) 음으로 종지한다. 장단은 3소박 4박의 자진모리를 기본으로 하며, 부분적인 2소박 진행으로 곡에 변화를 주고 재미를 더한다.
까투리타령의 노랫말은 전라도ㆍ충청도ㆍ경기도ㆍ경상도ㆍ강원도ㆍ황해도ㆍ평안도ㆍ함경도의 조선 팔도의 산을 돌아다니며 까투리사냥을 하는 내용이다. (후렴) 까투리 한 마리 푸두둥하니 매방울이 떨렁 우이여 우이여 어허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전라도 지리산으로 꿩 사냥을 나간다 지리산에 올라 무등산을 보고 나주 금성산에 당도하니 충청도 계룡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계룡산에 올라 속리산을 보고 가야산에 당도하니 경기도 삼각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삼각산에 올라 종남산을 돌고 광주산성에 당도하니 경상도 문경 새재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문경새재에 올라 청량산을 보고 보현산에 당도하니 강원도 금강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오대산에 올라 금강산을 보고 태백산에 당도하니 황해도 구월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구월산에 올라 달마산을 보고 불타산에 당도하니 평안도 묘향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묘향산에 올라 천마산을 보고 평양 모란봉에 당도하니 함경도라 백두산으로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백두산에 올라 용왕담을 보고 보래산성에 당도하니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889쪽.
까투리타령은 남도민요 또는 남도잡가의 하나로 가창되지만 육자배기토리가 아닌 경토리의 구성음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악곡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 『경성방송국국악방송곡목록』, 민속원, 2000.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 『한국유성기음반총목록』, 민속원, 1998.
정서은(鄭諝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