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가는 중국 진나라 말기, 초패왕 항우와 한나라 유비가 천하를 얻고자 서로 싸우다 결국 유비가 승리하여 한고조가 되는 내용으로, 단가와 서도잡가의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서도잡가로 불리는 초한가는 높은 청으로 질러서 시작하고, 통절형식의 긴 가사를 서도식 창법으로 부르며, 마지막은 수심가조로 마무리한다.
초한가가 정확히 언제부터 불렸는지 알 수 없으나,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14년 『신구잡가』이다. 음원은 1934년 김옥선(金玉仙)이 콜롬비아레코드에서 취입한 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것 중 최고본이며, 같은 해 경성방송국에서 민형식과 김진명이 초한가를 연주하였다. 초한가를 부른 명창들이 모두 황해도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명창으로 보아, 개성이나 해주 지역 권번의 사범들 중에 한 사람이 창작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그중 민형식이 창작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 역사적 변천과 과정
1914년 『신구잡가』에 처음 수록된 이후 『신구시행잡가』, 『정정증보신구잡가』, 『증보신구잡가』, 『고금잡가편』, 『무쌍신구잡가』, 『신찬고금잡가』, 『시행증보해동잡가』, 『신구현행잡가』, 『대증보무쌍유행신구잡가Ⅰ』, 『정선조선가요집』, 『대증보무쌍유행신구잡가Ⅱ』의 총 12권의 잡가집에 사설이 수록되어 전해진다. 1934년 김옥선의 음원 취입 이후 1940년 민칠성, 1945년 김진명이 음원을 취입하였고, 1940~1960년대는 지관팔, 김옥심 등의 서울소리꾼들이 녹음하기도 하였으며, 1970년대 이후부터는 오복녀 등의 서도명창들에 의해 전승되었다.
○ 연행 시기 및 장소
초한가는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불리고 있는 악곡으로, 여타의 서도잡가와 같이 실내에서 혼자 앉아서 노래한다.
○ 음악적 특징
높은 음에서 질러서 시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레(re)-미(mi)-솔(sol)-라(la)-도(do′)’의 음계로 구성되며, ‘레’ 음에서 종지하고 ‘라’ 음은 요성하여 수심가토리에 해당한다. 불규칙한 장단으로 엮음부분은 2박ㆍ3박을 섞어서 빠르게 엮어가는데, 이때 2소박과 3소박이 섞인 혼소박 형태의 박자 구조가 자주 등장한다. 뒷부분 “한왕이 관대하니~”는 여타 서도잡가와 같이 민요 수심가의 선율에 얹어 부르기 때문에 박자가 신축적으로 변화하며 엮음부분과 대비된다.
○ 형식과 구성
통절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앞부분은 사설을 촘촘히 엮어서 불러주는 엮음부분, 뒷부분은 수심가선율에 얹어 부르는 수심가부분으로 구분된다. 엮음부분의 경우 창자에 따라 7~18단락으로 창자들마다 신축적으로 구성하지만, 수심가부분은 모든 창자가 3단락으로 일정하게 노래한다.
초한가는 초나라 군사가 세력이 더 컸음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잃었고, 결국 덕(德)을 베푼 유비가 초나라 군사를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옳고 바르고 착한 정사(政事)를 교훈으로 담고 있다. 한편 유사한 사설의 내용을 단가ㆍ서도잡가 등 각각 다른 장르로 연주한 점으로 보아 20세기 초반, 민속악의 성악곡 장르 간의 사설 교섭 양상의 일면을 보여 주는 악곡으로 의의가 있다.
이성초(李星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