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지방에서 전문 소리꾼들이 부르던 남도잡가의 하나로, 온갖 새의 이름과 울음소리를 수식어와 함께 흉내 내어 즐겁게 부르는 노래이다.
자진중중모리–중중모리–중모리 장단으로 빠름–보통–느림의 세틀 형식을 취하며, 남도계면조(육자배기조)의 선율 위에 새소리를 흉내 내는 경쾌한 노래이다. 사설은 다양한 새와 자연 경관을 묘사하며 풍류와 해학을 드러낸다.
새타령은 조선 말기 명창 이석순, 이날치, 박유전의 기록에서 확인되며, 1900년대 전후 활동한 이동백 명창의 가창으로 특히 유명해졌다. 이후 김소희, 박초월, 정정렬 등 남도소리 명창들이 전승하였고, 현재도 일부 전문 소리꾼에 의해 무대화되고 있다.
○ 연행시기 및 장소
새타령은 남도잡가의 긴 모음곡 체계 속에서 육자배기와 흥타령 뒤에 이어 불리던 곡으로, 연행 시간이 9분 이상으로 길고 창법이 어려워, 점차 무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러나 국립국악원과 남도 명창들의 전승 활동을 통해 일정 부분 보존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남도 지역의 잔치나 흥취의 자리에서 잡가 연창의 일부로 불렸으며, 현재는 국악 공연이나 학술적 복원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 음악적 특징
사설에 따라 단락이 나뉘는 통절형식을 이루며, 각 절의 장단 수는 4장단에서 26장단까지 불규칙하다. 장단은 자진중중모리–중중모리–중모리의 3단 세틀로 전개되며, 선율은 남도계면조(육자배기조)를 기반으로, 떠는청(mi), 더음청(sol), 본청(la), 꺾는청(do′–si), 엇청(re)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종지는 주로 본청(la)에서 이루어지며, 장단의 연결부에서는 꺾는청(do′–si)으로 반종지하는 경우가 많다.
남도잡가 중 후반부에 불리며, 긴 구성과 화려한 창법이 특징이다. 다양한 새의 울음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통절형식으로 절마다 길이와 장단 수가 달라 즉흥성이 강조된다.
(자진중중모리) 삼월 삼짓날 연자 날아들고 호접은 편편 나무 나무 속잎 나 가지꽃 피었다 춘몽을 떨쳐 …… (중중모리) 새가 날아든다 왼갖 잡새가 날아든다. 새 중에는 봉황새 만수문전에 풍년새 산고곡심 무인처 울림비조 뭇새들이 농춘화답에 짝을 지어 쌍거쌍래 날아든다. 말 잘하는 앵무새 춤 잘 추는 학두루미 솟댕이 쑥국 앵매기 뚜리루 대천의 비우 소루기 남풍 좇아 떨쳐나니 구만장천 대붕 …… (중모리) 광풍을 못 이기어서 너울너울 춤만 춘다네 노류장화 꺾어들고 청풍명월 놀아보세
새타령은 남도잡가 중에서도 해학적이고 풍류적인 성격이 많은 노래로, 한국인의 자연 친화적 미의식과 언어유희를 잘 보여준다. 또한 다양한 새소리를 모방하는 의성어·의태어는 전통 가창의 표현 영역을 확장한 사례로, 민속학적·언어학적 가치도 지닌다. 오늘날에는 무대에서 자주 연행되지는 않으나, 전승 연구 및 교육자료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김미란, 「남도민요 새타령 선율분석」, 용인대학교 예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4. 이웅, 「신쾌동의 거문고 선율과 소리 선율 비교 분석」,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학위논문, 2016. 정병욱, 『한국민요연구』, 신구문화사, 1981. 김정학, 「남도잡가의 전승 양상과 음악적 특징」, 『국악논문집』, 1999. 박영희, 『한국의 전통 가창 연구』, 민속원, 2007. 이보형, 「남도잡가의 구조와 계면조 선율」, 『국악학』, 1993.
김삼진(金三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