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덜렁, 달집태우는소리, 줄메는소리
전라남도 순천지역에서 정월대보름에 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
“얼싸 덜이덜렁” 혹은 “허헐싸 더리덜렁”로 들리는 후렴구를 메기고 받는 방식으로 부르는 전라남도 순천지역의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요. 줄다리기를 할 때 많이 부르고, 마을 규모가 크고 달집놀이가 성행했던 마을에서는 《달집태우기놀이》에서도 부른다. 자진모리장단으로 부를 수 있으며, 선율의 음계는 ‘미(mi)-라(la)-시(si)-도(do′)-레(re′)-미(mi′)’의 육자배기토리로 되어있지만 꺾는 음은 사용하지 않는다.
덜이덜렁은 농경사회의 풍속인 정월대보름 놀이인 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오래된 것으로 추측할 뿐 정확한 유래와 연원을 알 수 없다.
○ 용도
‘덜이덜렁’ 노래가 채집된 곳은 산간마을의 달집태우기와 해안ㆍ평야지역의 줄다리기가 성행했던 지역의 접경지역인 순천지역이다. 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를 정월대보름에 이어서 연행하면서 한 가지 놀이에 특정하지 않고 부르며, 메기는 소리만을 놀이의 성격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이다. 풍요와 기원을 상징하는 정월대보름 놀이에 어울리는 밝은 성격의 노랫말이 특징적이다.
○ 음악적 특징
육자배기토리이지만 애잔하거나 슬픈 느낌의 선율인 꺾는 음을 사용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빠른 템포로 지나가기 때문에 밝고 경쾌하다. 장단은 자진모리장단으로 볼 수 있지만, 한배는 연희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덜이덜롱은 정월대보름 놀이 중에 줄을 메고 끌거나, 마을을 돌 때, 달집을 태울 때 수시로 부르는 노래로 <줄 메는 소리>는 1990년 3월 23일에 MBC 한국민요대전이 순천시 월등면 송천리 송산마을에서 ‘허헐싸 더리덜렁’로 녹음ㆍ채록한 노랫말이다. <줄 메는 소리> (메기는 소리) (받는 소리) 허헐싸 더리덜렁 허헐싸 더리덜렁 정월이라 대보름날 허헐싸 더리덜렁 달집놀이가 좋을씨고 허헐싸 더리덜렁 달집놀이가 좋을씨고 허헐싸 더리덜렁 우리 동네 모든 재앙 허헐싸 더리덜렁 달집에다가 태와보세 허헐싸 더리덜렁 달집을 곱게 세워야만 허헐싸 더리덜렁 둥근 달이 좋게 뜨고 허헐싸 더리덜렁 둥근 달이 좋게 뜨면 허헐싸 더리덜렁 금년에 비가 많이 오네 허헐싸 더리덜렁 달집이 타서 넘어간 쪽은 허헐싸 더리덜렁 풍년이 든다드라 허헐싸 더리덜렁 하늘에는 별이 총총 허헐싸 더리덜렁 대밭에는 마디가 총총 허헐싸 더리덜렁 솔밭에는 굉이가 총총 허헐싸 더리덜렁 짱짱 맞어라 엿 사주께 허헐싸 더리덜렁 엿 먹다가 이 빠지면 허헐싸 더리덜렁 약국방에가 고쳐주마 허헐싸 더리덜렁 허헐싸 더리덜렁 허헐싸 더리덜렁 늙어지면은 못 노나니 허헐싸 더리덜렁 보름날은 걸기도 하다 허헐싸 더리덜렁 보리밥 먹고 찰밥 먹고 허헐싸 더리덜렁 취나물 먹고 꿩알 줍고 허헐싸 더리덜렁 꾸정물통에 호박씨 뜨고 허헐싸 더리덜렁 둥근달은 동산에 뜨고 허헐싸 더리덜렁 우리 동네 초군 목수 허헐싸 더리덜렁 덩실덩실 잘도 논다 허헐싸 더리덜렁 줄끈놀이 달집놀이 허헐싸 더리덜렁 보름잔치가 이 아닌가 허헐싸 더리덜렁 동편 서편 편을 가리면 허헐싸 더리덜렁 줄끈놀이도 헐 것이네 허헐싸 더리덜렁 요리조리 골라서서 허헐싸 더리덜렁 줄을 한번 끄나보세 허헐싸 더리덜렁 <달집을 둘러싸고> 부르는 노래와 <달집에 불을 지르면서> 부르는 노래는 같은 마을인 송천마을 《달집태우기놀이》로 1987년 제16회 남도문화제 종합최고상과 1988년 제2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종합우수상을 받을 때 재구성한 ‘얼싸덜이덜롱’으로 채록된 노랫말이다. <달집을 둘러싸고> (메기는 소리) (받는 소리) 어얼싸 덜이덜롱 얼싸덜이덜롱 하늘에는 별도 총총 얼싸덜이덜롱 대발에는 댓잎도 총총 얼싸덜이덜롱 냇물에는 자갈도 총총 얼싸덜이덜롱 집시락에 초롱도 총총 얼싸덜이덜롱 녹두장군 눈도 총총 얼싸덜이덜롱 <달집에 불을 지르면서> (메기는 소리) (받는 소리) 어얼싸 덜이덜롱 얼싸덜이덜롱 물떠묵고 나오너라 얼싸덜이덜롱 달아 달아 붉은달아 얼싸덜이덜롱 장구치고 나오너라 얼싸덜이덜롱 춤을 추고 나오너라 얼싸덜이덜롱 얼싸 덜이덜롱 얼싸 얼싸덜이덜롱 얼싸 덜이덜롱 얼싸덜이덜롱 풍년이온다 풍년이온다 얼싸덜이덜롱 금수강산에 풍년이온다 얼싸덜이덜롱 지화자좋다 얼씨구좋다 얼싸덜이덜롱 금년삼월에 꽃놀이가자 얼싸덜이덜롱 금년유월에 물놀이가자 얼싸덜이덜롱 어얼싸 덜이덜롱 얼싸덜이덜롱 풍년이온다 풍년이온다 얼싸덜이덜롱 금수강산에 풍년이온다 얼싸덜이덜롱 지화자좋다 얼씨구좋다 얼싸덜이덜롱 금년구월에 산놀이가자 얼싸덜이덜롱 금년섣달에 눈놀이가자 얼싸덜이덜롱 이 외에도 인근지역인 순천시 해룡면 중흥리 해창마을에서는 용줄다리기를 할 때 부르는 ‘얼싸 더리덜렁’이 채록되었다. <용줄다리기를 하면서> 얼싸 더리덜렁 아따 아들아 줄걸어 메라 어얼싸 더리덜렁 우리 군사는 녹두장군 어얼싸 더리덜롱 짝짝 맞춰라 호박엿 사줄께 어얼싸 더리덜렁
순천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마을에서 부르던 ‘덜이덜렁’은 현대화에 따른 세시풍속의 쇠퇴에 따라 놀이에 수반되던 노래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그러나 순천시 월등면 송천리 송현마을 달집태우기놀이가 1987년 제16회 남도문화제 종합최고상과 1988년 제2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종합우수상을 받은 계기로 전승이 이어지면서, 1994년 1월 31일에 ‘전라남도 무형문화유산 제24호’로 지정되었다. 이에 따라 ‘덜이덜렁’ 노래도 전승의 맥이 끊기지 않고 있다.
송천 달집태우기: 전라남도 무형문화유산(1994)
국립문화재연구소, 『전라남도 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 2003. 나경수, 『광주 전남의 민속연구』, 민속원, 1998. 표인주, 『남도민속의 이해』, 전남대학교 출판부, 2007. 『한국민요대전 –전라남도-』, 한국문화방송, 1993.
김삼진(金三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