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연 가야금산조
성금연이 안기옥으로부터 음악적인 영향을 받아 자신이 창작한 선율을 추가하여 만든 가야금산조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는 안기옥(安基玉, 1894~1974)의 산조를 바탕으로 성금연(成錦鳶, 1923~1986)이 말년까지 자신의 음악적 경험을 담아 새롭게 가락을 만들고 다듬어 완성되었다. 악장 구성은 중중모리 다음에 굿거리가 들어가고 마지막을 엇모리로 마무리하는 점이 특징이며, 가락의 시작과 끝이 분명하면서도 다양한 조와 청의 변화로 다채롭고 화려한 선율을 구사한다.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는 안기옥의 산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안기옥은 즉흥성이 강한 초기 산조의 명인이었던 한숙구(韓淑求, 1850~1925)와 산조의 틀을 정형화시킨 김창조(金昌祖, 1865~1919)에게 모두 학습한 연주자이다. 성금연은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작곡한 가락을 추가하여 말년에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를 완성하였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는 성금연이 직접 연주한 산조일 경우 ‘성금연 가야금산조’라고도 부른다. 성금연은 1923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으며, 풍류를 좋아했던 부친의 영향으로 일찍 국악에 입문하여 가야금을 비롯한 여러 악기와 판소리, 가야금병창을 두루 배웠다. 가야금산조는 최옥산(崔玉山; 옥삼(玉三), 1905~1956), 안기옥, 조명수(曺明洙, 1907~1937) 등에게 배웠다고 전하며 많은 음악인들과 교류하며 말년까지 지속적으로 자신의 산조를 다듬고 정리하였다. 1950년대에는 진양조부터 휘모리까지의 구성으로 연주시간이 12분 정도였다가 1970년대 이후 다스름과 엇모리 악장이 추가되고 중중모리를 제외한 전 악장에 많은 선율이 추가되면서 70분이 넘는 대곡으로 완성되었다.
특히 말년에 이르러 계면조 선율이 대폭 추가되었고 전반적으로 평조 선율이 축소된 양상을 보인다. 현재는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로 정립되어 지성자, 지순자를 비롯한 여러 후손들과 제자들이 음악의 맥을 잇고 있다.
○ 음악적 특징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는 다스름-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굿거리-자진모리-휘모리-엇모리로 구성되어 있다. 중중모리 다음에 굿거리가 들어가고 마지막을 엇모리 4장단으로 마무리하는 점이 특징이다. 굿거리악장은 지영희류 해금산조에도 들어가 있어 경기음악을 근간으로 한 지영희 산조와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는 우조, 평조, 계면조, 경드름, 드렁조 등의 조로 구성되는데, 각 악장마다 여러 가지 조가 고루 출현해 경쾌한 느낌을 주고,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격조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가락의 시작과 끝이 분명하며 한 장단 안에서도 다양한 청과 조의 변화로 선율이 다채롭다. 농현과 깊은 여음, 장식음을 자주 사용하여 섬세한 기교를 보여주며 다양한 오른손 주법으로 음색에 변화를 준다.
○ 악기 편성 가야금 독주이며, 장구 반주가 따른다.
산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2010)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는 산조가 지닌 이야기의 속성을 음악으로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산조를 흔히 ‘말없는 판소리’라고도 하는데, 이는 판소리로부터 음악적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인 동시에 판소리처럼 서사적 이야기를 기악으로 풀어낸다는 뜻도 지닌다. 성금연류 산조는 거의 모든 악장에서 문답형식의 선율 진행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산조 틀 안에서 선율이 서로 연결되어 흘러가는 형식 구조는 마치 소설과 같이 서사적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과 같아 ‘말없는 판소리’로서 산조의 면모를 잘 보여 준다.
이보형,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 7 : 산조』,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87. 뿌리깊은나무 편, 『뿌리깊은나무 산조전집』, 뿌리깊은나무, 1989. 윤중강·정현경 엮음, 『그리운 성금연: 춘사 성금연 자료집』, 민속원, 2003. 김일륜, 「성금연류 가야금산조의 변천 및 교류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김보경,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형성과정 연구」, 한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5.
김일륜(金日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