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현 대금산조
원장현이 한일섭의 구음 선율을 기초로 자신의 가락을 덧붙여 만든 대금산조
원장현류 대금산조는 한일섭이 구음으로 전한 대금 가락에 원장현이 자신의 음악적 경험을 더해 완성한 대금산조이다.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의 네 악장으로 구성되며, 변조와 변청을 다양하게 구사하여 다채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진양조에서 저음역대의 유장한 무게감을 형성하는 한편, 한 장단 내에서 세 종류의 꺾는 청을 사용하여 음악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원장현류 대금산조는 강백천류 대금산조와 한주환류 대금산조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원장현은 강백천류 대금산조를 전승한 김동진에게 대금산조를 짧은 산조로 공부하였고, 다시 한일섭에게 한주환류 대금산조를 구음으로 학습하였다. 두 산조를 바탕으로 선율을 재구성하고 가락을 추가하여 원장현은 1985년 자신의 산조를 완성하였고, 이를 원장현류 대금산조로 발표하였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원장현류 대금산조는 한일섭의 음악적 영향과 원장현의 풍부한 음악적 경험을 토대로 하여 만들어졌다. 원장현(元長賢, 1950~ )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부친 원광준과 김용기에게 기초를 다졌다. 18세 때 오진석에게 〈향제 풍류〉와 〈삼현〉,〈시나위〉등을 공부하였고, 19세 때 서울로 올라와 김동진에게 대금산조를 짧은 산조로 학습하였다. 김동진은 강백천에게 시나위 더늠 대금산조를 배우고 한일섭에게 구음으로 소리 더늠 산조를 배워 대금으로 연마한 명인이었다. 원장현은 1969년부터 여성국극단에서 대금연주자로 활동하면서 한일섭을 찾아가 구음으로 대금산조 가락을 공부하였다. 아쟁산조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한일섭은 아쟁뿐 아니라 판소리와 여러 악기에 능통했고, 악기 특성을 맞게 작곡과 편곡 실력도 탁월했다. 한일섭은 대금산조의 2세대 명인인 한주환과 함께 활동하였고 한주환류 대금산조 한 바탕을 구음으로 원장현에게 전수하였다. 원장현은 김동진과 한일섭에게 익힌 대금산조를 바탕으로 자신의 산조를 정립하여 1985년 35세 때 국립국악원의 제66회 무형문화재 정기공연에서 ‘원장현류 대금산조’를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1991년 신나라레코드에서 원장현류 대금산조를 녹음하였으며, 같은 해에 임재원이 산조 전 악장을 채보하여 악보로 출간하였다.
○ 음악적 특징 원장현류 대금산조는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의 네 악장으로 구성된다. 원장현류 산조는 연주시간 대비 가장 많은 횟수의 변조와 변청을 구사하여 다채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b♭우조, e♭우조, c계면조, f계면조, b♭계면조, g계면조, g내드름조, 호걸제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진양조에서 산조청인 c계면조보다 장2도 낮은 b♭계면조 선율을 구사하여 저음역대의 유장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안정적 선율감을 형성하는 점도 특징이다. 계면조에서는 한 장단 내에서 세 종류의 꺾는 청을 사용하여 음악적 긴장감을 조성하며, 모든 산조 중 유일하게 g계면조 선율이 나타난다.
○ 악기편성 대금 독주이며 장구 반주가 따른다.
원장현류 대금산조는 소리 더늠과 시나위 더늠의 두 계보 산조에 모두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원장현의 스승이었던 김동진은 강백천의 시나위 더늠 산조를, 한일섭은 박종기-한주환으로 이어지는 소리 더늠 산조를 전수하였다. 원장현류 대금산조는 두 계보의 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조와 변청으로 다채로운 선율을 작곡하여 새로운 유파를 형성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임재원 채보, 『(원장현류)대금산조 ((元長賢流) 大笒散調)』, 한소리, 1991. 임진환, 「대금산조 (大笒散調)의 시김새에 관한 연구(硏究): 원장현류(元長賢流)진양조를 중심(中心)으로」, 공주대학교(公州大學校)석사학위논문, 1992. 배병민, 「김동진류 대금산조 연구」,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4. 임재원, 「대금산조의 생성 및 전승과 확장」,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5. 이진원․김가람 글, 『대금산조(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임재원(林宰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