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석(徐龍錫, 1940~2013)이 산조 형식에 갖추어 만든 해금 독주곡
대금과 아쟁 주자인 서용석이 자신이 직접 연주하지 않는 악기인 해금의 산조 가락을 구음으로 전수 한 것이다. 서용석류 해금산조는 1988년부터 남도 음악어법의 대금과 아쟁의 산조, 판소리를 바탕으로 구성되기 시작해서 1989년 양경숙 독주회에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해금산조는 구한말 지용구(池龍九,1857~1938)가 창시했다. 오늘날과 같은 해금산조의 틀을 짠 사람으로는 지용구의 음악을 이은 지영희(池瑛熙, 1909~1979)와 그에게 해금을 사사한 한범수(韓範洙, 1911~1984)가 있으며, 그 후로 서용석과 김영재(金永宰, 1947~ )가 있다.
서용석은 대금과 아쟁 명인으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재직시 1988년에 민속악단 단원인 박혜선과 정악단 단원인 양경숙(梁景淑)에게 구음으로 해금산조 한바탕을 짜서 전수하면서 새로운 ‘서용석류 해금산조’를 완성하였다. 1994년 3월 서용석 대금산조 음반에 김성아 연주로 서용석류 해금산조 14분가량이 수록되었고, 그해 민속악단 정기연주회에서 김정림, 김성아 2중주로 30분 연주가 발표되었다.
1995년 5월에 서용석 해금산조의 선율을 담은 악보집이 최초로 출판되었다. 이후, 1997년 최태현이 박혜선의 연주 테이프를 받아 채보하고 그 과정에서 최초로 전 바탕이 녹음된 음반을 발매하였다.
서용석은 한주환(韓周煥, 1904~1966)에게 배운 대금산조를 1969년에 확대 재구성하여 자신의 대금산조와 아쟁산조를 완성한 이후, 1988년 해금연주자 박혜선, 양경숙에게 구음으로 선율을 전수하기 시작해 1989년 해금산조를 완성하였다. 서용석류 해금산조는 남도 신민요와 판소리 가락, 서공철류와 김병호류의 가야금 산조 가락의 영향을 받았다. 해금 주자가 아닌 대금 주자로서 다른 악기의 산조 한 틀을 새롭게 짜서 만든 것이다. 이러한 일은 산조 역사에서 예전에 없던 것으로. 구음으로 한바탕을 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서용석은 산조 음악의 원리를 꿰뚫어 그 어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던 것이다. 현재 양경숙, 김성아, 김정림, 서영민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 음악적 특징 서용석류 해금산조는 연주자에 따라 선율, 운궁법, 운지법, 시김새에 이르기까지 정형화 되지 않고 다양하게 연주되고 있다. 이것은 서용석이 만든 다른 산조들과는 달리 연주법에 대한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이 나타나며, 해금산조에서만 보여지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해금산조에서 볼 수 없는 빠른 중중모리 가락은 서공철류 가야금 산조의 굿거리 가락을 응용하였다. 자신이 연주할 수 없는 악기이기 때문에 대금과 아쟁의 주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해금의 주법을 해금 연주자와 함께 작업 한 것이다. 서용석류 해금산조는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빠른중중모리, 자진모리, 엇모리장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조-계면조-드렁조가 주를 이루는데 이 중 드렁조는 엇모리를 제외한 전 장단에서 사용된다. 운지 이동 없는 전조와 선법의 활용으로 구성음과 시김새의 다양성을 표현하였고 계면조 가락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서용석류 해금산조는 서용석의 대금, 아쟁산조를 바탕으로 만든 선율을 해금의 연주적 기법에 맞는 선율로 살려 재구성하였으며 남도 지방의 음악어법이 살아있는 판소리 더늠을 기반으로 한 선율진행이 특징이다.
서용석은 30대에 한주환에게 배운 20여 분의 산조를 45분으로 확대하여 서용석류 대금산조를 완성한 이후 아쟁산조, 피리산조, 해금산조도 창작하였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여러 악기의 산조와 기타 많은 음악 작품을 남겨 후학들에게 민속음악의 발판이 되어 주었다. 1980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입단 후 시나위 합주, 산조 합주, 남도민요 합주, 신민요, 창극의 노래 등 민속악의 레파토리 확장과 음악적 체계에 크게 기여하였다.
윤하림, 「해금산조의 변천양상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21. 최태현, 『해금산조연구Ⅱ』, 민속원, 2008. 김현희, 「서용석류 해금산조의 선율 구성방법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4. 고주희, 「서용석류 해금산조 비교연구 –양경숙, 최태현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20.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산조, 악기로 노래하는 삶의 이야기』, 국립국악원, 2004.
김정림(金貞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