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수궁가》 중 한 대목으로, 토끼의 꾀에 용왕이 속아 넘어가서 토끼를 풀어주려 하자, 별주부가 충언을 올리는 대목
토끼의 꾀에 속아 용왕이 토끼를 풀어주려 하자, 별주부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충언을 올리는 대목이다. 《수궁가》는 토끼의 지혜와 함께 자라의 충성이 핵심 주제인데, 자라의 충성심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별주부 울며 여짜오되 대목은 추천목으로 소리하는 점에서 19세기 전반의 판소리 창자인 염계달의 더늠으로 보기도 하나, 정확한 기록은 없다.
뱃속에 간이 없다는 토끼의 거짓말에 속아, 용왕은 토끼에게 잔치를 베풀어 즐기도록 한다. 토끼는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놀다가, 간이 들었다고 의심받자, 급히 세상으로 나가겠다고 하는데, 용왕은 별주부를 불러 잘 모시고 나가 간을 받아오라 한다. 이에, 별주부가 기가 막혀, 토끼는 본시 간사하며, 한번 놓아 보내면 토끼를 다시 구하기도 어려우니, 당장 배를 가르라 왕에게 고하는 대목이 바로 별주부 울며 여짜오되 대목이다. 수궁의 대신 그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던 세상 길에 목숨을 걸고 나가 토끼를 구해왔건만, 자신의 수고가 수포로 돌아감은 물론, 용왕의 병을 고치지 못할 수 있다는 염려로, 만일 토끼 배를 갈라 간이 없으면 자신의 구족을 멸하라며 다시금 목숨을 걸고 간언하는 자라의 충성심이 돋보인다. 그러나 토끼는 자신의 배를 갈라보라며 더욱 호통치고, 결국 별주부의 간언은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흔히 중중모리장단에 추천목을 사용하여 선율을 구사하나, 계면조로 소리하기도 한다. 추천목은 판소리에서 특정 분위기의 대목에 사용되는데, 중중모리장단과 자주 결합하고, 경기민요의 선율 구조 및 창법과 유사하다.
(중중모리)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토끼란 놈 본시 간사하와, 뱃속에 달린 간 아니 내고 보면, 초목금수라도 비소할 테요, 맹획을 칠종칠금허던 제갈량의 재주 아니어든, 한번 놓아 보낸 토끼를 어찌 다시 구하리까? 당장의 배를 따 보아 간이 들었으면 좋거니와, 만일에 간이 없고 보면 소신의 구족을 멸하야 주옵고, 소신을 능지처참 허드래도 여한이 없사오니, 당장의 배를 따 보옵소서” 토끼가 기가 막혀 “여봐라 이놈 별주부야. 야 이놈, 몹쓸놈아. 왕명이 지중커늘 내가 어이 기망허랴? 옛 말을 못 들었느냐? 하걸이 학정으로 용봉을 살해코 미구에 망국이 되었으니, 너도 이놈 내 배를 따 보아 간이 들었으면 좋거니와, 만일에 간이 없고 보면, 불쌍한 나의 목숨 너그 나라 사가 되야, 너의 용왕 백 년 살 데 하루도 못 살테요, 너의 나라 만조백관을 한 날 한 시에 모두 다 몰살시키리라. 아나 옛다, 배 갈러라. 똥밖에는 든 것이 없다. 내 배를 갈라 네 보아라”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1964) 판소리: 유네스코 인류구전무형유산걸작(2003)
최근 ‘이날치 밴드’가 판소리 수궁가 눈대목을 중심으로 재해석한 곡들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판소리의 현대화 및 전통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별주부 울며 여짜오되 대목도 밴드 이날치에 의해 재해석되었다.
이진오, 「19세기 수궁가의 더늠 형성에 관한 연구」, 『공연문화연구』 36, 2018. 최동현 외, 『한영대역 수궁가 바디별전집1~4』,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2010.
신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