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보 포악〉, 〈놀보 매질〉, 〈놀보가 흥보를 때리는 대목〉
판소리 《흥보가》 중 한 대목으로, 흥보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여 놀보 집에 밥을 빌러 갔다가 놀보에게 매를 맞는 대목
흥보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여 형님 놀보집을 찾아가 쌀과 벼와 돈을 빌어보지만 놀보와 놀보처에게 매만 맞고 쫓겨나는 대목이다. 이 대목을 〈놀보 포악〉이라고도 하며 자진모리장단에 호방하고 남성적인 느낌과 꿋꿋하고 힘 있는 우조성음을 사용하여 놀보의 심술과 포악성을 유쾌하게 표현한다.
《흥보가》 중 흥보 매 맞는 대목은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1940)에 최상준(崔相俊)의 장기로 소개되어 있다. 최상준은 충청도 한산에서 출생하여 철종·고종 연간을 울린 명창이다. 동편제 소리를 하는데 《흥보가》 중에서도 특히 흥보 매 맞는 대목이 더늠이라고 되어 있다. 임방울(林芳蔚, 1904~1961)이 유성기음반(RegalC124/B)·(Columbia 40118-B)에 남긴 〈흥보 비는데〉 대목 중 흥보 매 맞는 소리는 붙임새 없이 자진모리장단으로 빠르게 몰아가는 것을 통해 긴박한 분위기를 표현한다. 이 외에 1941년 음반(Okeh 20090-A)의 오-케판 「흥보전」에 김녹주(金綠珠, 1896~1923), 오수암(吳守岩), 임방울이 녹음한 〈흥보 매 맞는 데〉의 음원이 전하는데 연극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흥보가》 중 흥보 매 맞는 대목은 흥보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여 형님인 놀보 집에 찾아가서 쌀과 벼와 돈을 빌어보지만 놀보와 놀보 처에게 매만 맞고 쫓겨나는 대목이다. 놀보가 대문을 걸고 흥보 매질하는 내용은 판소리 사설의 논리적 해학성이 잘 드러나는 대목으로 흥보가 매를 맞는 장면의 급박한 상황이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으며 극적인 효과를 준다. 판소리 《흥보가》에서 〈놀보 포악〉으로도 불리는 이 대목은 자진모리장단의 〈놀보 심술타령〉 대목과 동일한 장단으로 부르며, 놀보가 흥보를 매질하는 긴박한 상황과 심술 많은 놀보의 악덕을 잘 표현한 대목이다. 흥보 매 맞는 대목은 자진모리장단에 ‘미(mi)-솔(sol)-라(la)-도′(do′)-레′(re′)‘의 계면조로 되어있다. 그러나 여느 계면조 대목과는 달리 슬프기만 하지 않고, 동음 반복과 떠는 목과 꺾는 목이 절제된 ‘도′(do′)-레′(re′)-미′(mi′)’ 중심의 꿋꿋하고 역동적인 상행선율과 우조 성음으로 부름으로서 포악한 놀보의 분위기에 적합하게 음악을 구사한다.
(아니리) "과거를 꽉꽉 대노니 땔 수가 없지. 오, 이제 보니 니가 흥보로구나. 심심하던 중에 잘 왔다. 얘 마당쇠야 대문 걸고 아래 행랑 동편 처마 끝에 지리산에서 것 목 쳐온 박달 홍두깨 있느니라. 일 가져오너라. 이런 놈은 복날 개 잡듯 해야 하느니라." (자진머리) 놀보놈 거동 봐라. 지리산 몽둥이를 눈 위에 번 듯 들고 "네 이놈 흥보놈아! 잘 살기 내 복이요 못 살기도 네 팔자. 굶고 먹고 내 모른다 볏섬 주자 헌들 마당의 뒤주 안에 다물 다물이 들었으니, 너 주자고 뒤주 헐며 전곡간 주자 헌들 천록방 금궤안에 가득 가득이 환을 지어 떼돈이 들었으니, 너 주자고 궤돈 헐며 찌겡이 주자헌들 궂은 방 우리 안에 떼 돼야지가 들었으니 너 주자고 돗 굶기며, 싸래기 주자헌들 황계 백계 수백 마리가 턱턱하고 꼬꼬 우니, 너 주자고 닭 굶기랴." 몽둥이를 들어 메고 "네 이 놈 강도놈." 좁은 골 벼락 치듯 강짜 싸움에 게집 치듯 담에 걸친 구렁이 치듯 후다닥 철퍽! " 아이고 형님! 박 터졌소!" "이 놈!" 후다닥 "아이고 다리 부러 졌소 형님!" 흥보가 기가 막혀 몽둥이를 피하랴고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대문을 걸어노니, 날도 뛰도 못허고 그저 퍽퍽 맞는데 안으로 쫓겨 들어가며 "아이고 형수씨 사람 좀 살려주오. 아이고 형수씨 날 좀 살려주오."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1964) 판소리: 유네스코 인류구전무형유산걸작(2003)
《흥보가》 중 흥보 매 맞는 대목은 〈놀보 포악〉 대목으로 불리며, 자진모리장단에 놀보가 흥보를 때리는 긴박한 상황을 우조와 계면조 선율을 섞어가며 부른다.
김진영 외, 『흥부전 전집1』, 박이정, 1997. 정노식, 『조선창극사』, 조선일보사출판부, 1940. 배연형, 「임방울 흥보가의 바디 연구」, 『국악교육』 32, 2011.
정수인(鄭琇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