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잡이〉, 〈도승이 집터 잡아주는 대목〉, 〈중이 집터 잡아준다〉
판소리 《흥보가》 중 한 대목으로, 도승이 흥보에게 명당자리 집터를 점지하는 대목
《흥보가》 중 흥보 집터 잡는 대목은 도승이 동냥을 하러 흥보 집에 갔으나 먹을 것이 없어 우는 흥보 식구들을 보고 명당 집터를 잡아주겠다고 제안을 하자, 흥보는 대사의 뒤를 따라가며 대사가 흥보에게 명당자리를 점지하는 대목이다. 이 대목은 진양조장단에, ‘솔(sol)-라(la)-도(do')-레(re')-미(mi')’ 다섯 음으로 선율을 구성하는데 우조 대목의 느낌을 강조하고, 가곡성 우조와 같은 평조 선율을 섞어가면서 부른다.
《흥보가》 중 흥보 집터 잡는 대목은 20세기 전반 근대 5명창의 김창환(金昌煥, 1854~1927)이 남긴 대목이다. 김창환은 흥보가에 특장이 있는 조선 후기 명창으로 〈중타령〉과 〈집터잡이〉, 〈제비노정기〉가 장기 대목이다. 그리고 1930년 녹음한 김추월(金秋月, 1896~1933)의 「흥보전」 〈흥보집터〉 음반(Columbia 40371-A·B)와 김초향(金楚香, 1900~1983)의 음반(Columbia 40075-A·B) 등의 많은 명창들의 음반이 남아있다.
《흥보가》 중 흥보 집터 잡는 대목은 도승이 흥보 집에 당도하여 흥보의 어려운 사정을 보고 흥보에게 좋은 명당을 잡아주겠다고 약조하고 새로운 집터를 잡아주는 대목이다. 사설의 전체적인 구성은 흥보가 대사를 따라 길을 나서는 사설, 대사가 명당자리 모습을 풀이하는 사설, 대사가 좋은 일이 생길 것을 암시한 후 홀연히 사라지는 장면의 사설 구성이다. 흥보 집터 잡는 대목은 진양조장단에 우조 악조를 중심으로 되어있다. 꿋꿋하고 힘 있는 장중한 악상을 표현하고 우조 대목의 느낌을 강조한다. 이 대목의 우조 선율은 가곡성 우조와 같이 한 음을 길게 뻗거나 1옥타브 이상 도약 선율진행을 사용한다. 가야금병창 〈집터 잡는 대목〉 역시 진양조장단과 우평조의 선율로 구성됨으로써, 대사의 신비롭고 명승지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담담한 선율적 특징을 보인다.
(아니리) 흥보가 밖을 나와보니 중이 왔거늘, "여보 내 집을 둘러보오 서발 장대를 휘둘러도 거칠 물건이 하나도 없는 집이요." 저 중이 대답허되, "소승은 걸승으로 댁 문전을 당도허니 곡소리가 넉날 생사가 미판이라 무슨 연고가 계시오니까?" 흥보가 대답허되 "권솔들은 다솔하고 먹을것이 없어 죽기로써 우는 길이요." "불쌍허요. 복이라 하는 것은 임자가 없는 것. 너무 그리 서러워 마시고 소승의 뒤를 따라 오시면 집터 하나를 잡아 드리리다." (진양조) 박흥보가 좋아라고 대사 뒤를 따러간다. 이 모롱을 지내고 저 고개를 넘어서서 한 곳을 당도하여 그 자리에가 우뚝 서더니마는 "이 명당을 알으시오 천하지 제일강산 악양루 같은 명당이니 이 명당에다 대강 성주를 허시되 임좌병향 오문으로 대강 성주를 허게 되면 명년 팔월 십오일에난 억십만금 장자가 되고 삼대진사 오대급제 병감사가 날 명당이 적실허니 그리 알고 잘 지내요." 한 두 말을 마친 후에 눈을 들어 사면을 둘러보고 손을 꼽아 무엇을 생각을 허더니 마는 인홀불견 간 곳이 없다.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1964) 판소리: 유네스코 인류구전무형유산걸작(2003)
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 집터 잡는 대목은 도승이 흥보에게 좋은 집터 자리를 점지하는 대목이다. 진양조장단으로 소리하며 악조는 우조 및 평조로 선율로 구성되어 있다. 판소리와 가야금병창으로 자주 연행되는 대목이다.
송방송, 『한겨례음악대사전2』, 보고사, 2012. 박희순, 「판소리 가곡성우조 연구」, 『한국음악연구』 41, 2007. 지미희, 「판소리 흥부가와 가야금 병창 중타령·집터잡이 비교연구」, 부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8.
정수인(鄭琇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