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장〉 대목
판소리 《흥보가》 중 한 대목으로, 놀보가 흥보 집에서 얻은 화초장을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부르는 소리 대목
화초장타령은 놀보가 부자가 된 흥보 집에 찾아가서 갖은 심술을 부린 다음 흥보에게 금은보화가 들어있는 화초장을 얻어서 등에다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화초장을 잊어버릴까봐 외우며 가는 장면이다. 이 대목은 화초장을 얻은 놀부의 흥겨움이 묻어나는 대목이며, 판소리의 언어유희적이고 골계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흥보가》 중 화초장타령 대목은 놀부가 동생 흥부에게 화초장을 얻고 흥겹게 돌아가는 재담적 성격이 강한 대목이다. 1941년 발매된 「흥보전」 음반(Okeh 20095-K1648)에 화초장타령을 오수암(吳守岩), 임방울(林芳蔚, 1904~1961), 이화중선(李花中仙, 1899~1943)이 분창형식으로 녹음했다. 〈화초장〉 대목은 판소리 사설의 극적인 구성을 통한 음악어법을 근간으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흥보가》 중 〈화초장〉 대목은 1967년 박록주(朴綠珠, 1905~1979)가 62세의 나이로 녹음한 《흥보가》 음원이 1994년 발매되었다. 그 외에도 박봉술(朴奉述, 1922~1989)이 1981년 녹음한 브리태니커 판소리 《흥보가》가 2000년에 발매되었다. 박록주의 〈화초장〉 대목은 아니리 대목과 마찬가지로 골계적인 요소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소거하여 간결한 내용만을 전달함으로서 다른 창자들과 비교하여 차이가 있다.
화초장타령 대목은 놀보가 화초장을 지고 가며 ‘화초장’ 이름을 잊어버릴까 염려하여 노래를 부르며 돌아가는 사설이다. 이 대목은 형제의 우애를 내세워 동생의 재물을 탐하고자 하는 놀부의 욕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놀보가 ‘화초장’을 메고 가며 또랑을 건너뛰다 그 이름을 잊어버리는데, ‘화’, ‘초’, ‘장’이라는 세 글자를 이리저리 붙여보고, ‘장’자 돌림이 붙은 물건을 나열하여 이름을 기억해 내려고 한다. 이 대목은 판소리의 희극적이고 언어유희적인 측면이 부각되어 말놀이를 이어간다. 〈화초장〉 대목은 판소리 특유의 말놀이와 골계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라는 이유로 발매된 이후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화초장타령 대목은 중중모리장단에 구성음은 ‘미(mi)-솔(sol)-라(la)-시(si)-도(do′)-레(re′)’의 계면조 구성음이나 계면의 슬픈 느낌으로 부르지 않고 꿋꿋하고 밝은 우조와 흥겨운 분위기의 평조성음 곡조로 부른다. 주선율은 동음 반복 선율과 도약 진행하고 떠는 목, 꺾는 목의 시김새가 약하게 나타난 평계면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화초장타령 대목에 사용된 중중모리장단은 열두 개의 소박이 세 개씩 묶여 네 박을 이루는 3소박 4박자로 되어 있다. 주로 각 박의 제 1소박에 가사가 붙는 대마디대장단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한 장단이 네 박자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아니리) " 그런디, 저 웃목에 벌건헌 장롱이 저게 무슨 장롱이냐. 그게 화초장이올시다. 화초장이요. 거 이름한번 좋다. 그속에 뭐 들었냐. 예. 은금보화가 가뜩 들었습니다. 그럼 그것 하나도 꺼내지 말고 저 장롱 나 도라. 예 그리 허옵지요. 그러지 않아도 형님 드릴라고 따로 몫지어 놨습니다. 그럴 것이다. 내가 어려서 너를 얼마나 이뻐했다고야. 내놔라 온 짐에 짊어지고 갈란다. 흥보가 명주 한필을 꺼내다가 질빵거려 내놓으니. 놀보란 놈이 화초장을 짊어지고 잊어버릴까봐 주워섬기며 가든 것이었다. (중중머리)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네. 오늘 걸음은 잘 왔구나. 대장부 한번 걸음에 화초장이 하나가 생겼구나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또랑 하나를 건너뛴다. 여기가 솔찮이 미끄럽단 말이여 가만있자. 옳지 간신히 건넌후에 초화장 아아 장화초 어어윗다 이것을 잊었다. 허허 이것을 잊었구나.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갑갑 허여서 내가 죽겄구나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이놈이 이것을 뒤집어 붙이면서도 모른던 것이었다. 초화장 아니다. 장초화 아니다. 화장초 아니다. 초장화 아니다. 장화초 아니다. 다 이것이 무엇이냐. 천장 방장 구들장 아니다. 된장 간장 고추장 아니다. 고초장 고초장 이것은 비슷허면서도 아니로다. 이것이 무엇이냐. 아이고 이것이 무엇이냐 에라 내가 우리집으로 가서 우리 마누라를 닥달헐 수밖에 저희집으로 돌어가며 여봐라 여편네야 집안 어른이 어디 갔다가 집이라고 들어오면 우루루루루루 쫓아나와 영접허는게 도리옳지. 좌의대사가 웬일이냐. 에라 이년 요망허다. 놀보 마누라 나온다. 놀보 마누라 나와 영감 오신줄 내몰랐소. 내 잘못 되었소 들어갑시다. 이리오시오 이리와.”
[출처] 동초제 김연수바디 《흥보가》 사설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1964) 판소리: 유네스코 인류구전무형유산걸작(2003)
《흥보가》 화초장대목은 놀보가 흥보 집에서 얻은 화초장을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화초장’ 이름을 잊어버릴까 염려하여 노래를 부르며 돌아가는 대목이다. 골계적이고 해학적인 판소리 사설 구성에 중중모리장단의 흥겨운 선율과 장단으로 짜여있다.
백대웅, 「판소리와 산조의 우조, 평조, 계면조」, 『한국전통음악의 선율구조』, 어울림, 2004. 조아라, 「박송희와 정순임의 《흥보가》 비교 연구」, 『한국문헌학』 11, 한국음악문헌학회, 2020. 강한나, 「동편제 흥보가 〈화초장타령〉의 바디별 고찰」, 전북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7. 김현주, 「박초월 《흥보가》의 계면길 음구조 활용에 대한 연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정수인(鄭琇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