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타령(長山串打令)
황해도민요로 널리 알려진 서도민요
대체로 중모리장단으로 부르나, 더러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경쾌하게 부르기도 한다. “장산곶 마루에”로 시작하므로 ‘장산곶타령’이라고도 하며, 바닷가 사람들의 일상과 애환을 난봉가조의 선율에 얹어서 부른다.
황해도민요로 알려졌으나, 토속민요에는 이와 비슷한 곡이 보이지 않으며, 20세기 초 몇 장의 유성기음반에 수록된 것으로 보아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에 생성된 노래로 보인다. 몽금포와 장산곶이 황해남도 서해 연안에 위치하며, 선율이 황해도에서 즐겨 쓰는 난봉가조로 되어있어 황해도민요로 알려진 듯하다.
○ 연행시기 및 장소 유성기음반에는 김난홍(金蘭紅)이 부른 몽금포타령이 신민요로, 장학선(張鶴仙, 1905~1970), 최풍천(崔豊川)이 부른 곡은 서도민요로 수록되었으며, 문호월(文湖月), 이은파(李銀波, ?~1939)가 부른 장산곶타령은 대중민요로, 최풍천이 부른 곡은 서도민요로 수록되었다. 또 김성태(金聖泰, 1910~2012)가 관현악으로 편곡, 지휘한 음반이 고려레코드에서 발매되기도 했다. 토속민요를 바탕으로 한 〈신고산타령〉이나 〈애원성〉과 비교해볼 때 유성기음반이 유행하던 20세기 초에 몽금포타령은 그다지 많이 불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후 애창되면서 2015년 현재 중학교 교과서 11종에 제재곡으로 수록되어있다. 오늘날에는 서도민요 전문가들이 무대에서 즐겨 부른다. ○ 음악적 특징 몽금포타령은 12/4박자의 중모리장단, 또는 의 4박자인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난봉가조로 부르며, 노랫말이 붙는 각 장단의 앞 두 박은 일자일음식(一字一音式) 위주이고, 그 뒷부분은 노랫말 끝음절을 늘려서 일자다음식(一字多音式)으로 부른다. 난봉가조(난봉가토리)의 음계는 ‘라(la)-도(do′)-레(re′)-미(mi′)-솔(sol′)’이고, 핵음(핵이 되는 음)은 ‘라(la)’와 ‘미(mi′)’이며, 종지음은 대체로 ‘라(la)’이다. 몽금포타령의 종지음 또한 ‘라(la)’이다. 제3음 ‘레(re′)’를 생략하는 경향이 있고, 위의 핵음 ‘미(mi′)’를 아래로 깊게 떨며, 간혹 ‘레(re′)’를 위로 깊게 떨기도 한다. 선율진행에서 제3음을 생략하는 점과 위의 핵음을 아래로 깊게 떠는 점은 서도소리의 공통된 특징이다. 몽금포타령의 선율은 ‘라(la)-도(do′)-미(mi′)’ 세 음이 골격을 이루며, 본 절은 ‘미(mi′)’에서 내어 곧바로 ‘솔(sol′)’로 상행하고, 후렴은 ‘도(do′)’에서 평으로 낸다. 본 절과 후렴의 끝 구절은 선율과 노랫말이 동일하다는 특징이 있다. 본 절의 노랫말에 따라 후렴의 끝 소절 노랫말을 절마다 바꾸어 부르는 것이다. 북한 현지 음원을 모은 MBC의 북한민요전집 『북녘땅 우리 소리』에는 김관보(金官寶, ?~1921)가 부른 몽금포타령 1곡이 수록되었는데, 최저음 ‘라(la)’를 가늘게 떨지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김정연, 오복녀가 같이 부른 음원에서는 ‘라(la)’를 거의 떨지 않고, 마지막 부분 후렴에서만 약간 떠는 정도이다. 그런데 오늘날 남한의 서도소리 전문가들이 부를 때는 최저음을 떠는 경향이 뚜렷한데, 이는 최저음을 요성하는 경기민요나 남도민요의 영향으로 보인다.
○ 형식과 구성 후렴이 있는 유절형식이며, 대개 후렴은 합창으로, 본 절은 독창으로 부른다. 본 절과 후렴의 앞부분은 선율이 다르나 뒷부분은 같다. 대체로 실내악 편성의 반주에 맞추어 여럿이 입창으로 부르며, 반주악기로는 가야금, 거문고, 피리, 대금, 해금, 아쟁, 장구 등이 쓰인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몽금포의 백사장 등 황해남도 서해 연안의 지명이 여러 곳 등장하며, 바닷가의 정경과 뱃사람들의 일상과 애환을 잘 표현한 내용이다. 본 절의 끝 구절을 후렴의 끝 구절에서 반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장산곶(長山串) 마루에 / 북소리 나더니 / 금일(今日)도 상봉(上峯)에 / 임 만나 보겠네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임 만나 보겠네 / 갈 길은 멀고요 / 행선(行船)은 더디니 / 늦바람 불라고 / 성황님 조른다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성황님 조른다 / 바람새 좋다고 / 돛 달지 말고요 / 몽금이 개암포 / 들렀다 가소레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들렀다 가소레 / 북소리 두둥둥 / 쳐올리면서 / 봉죽(鳳竹)을 받은 배 / 떠들어옵네다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떠들어옵네다 / 앞 강에 뜬 배는 / 낚시질꾼 배요 / 뒷강에 뜬 배는 / 임 실러 갈 배라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임 실러 갈 배라 / 은은히 들리는 / 어적(漁笛) 소리에 / 이내 마음이 / 서글프구나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서글프구나 / 달은 밝구요 / 바람은 찬데요 / 순풍에 돛 달고 / 돌아를 옵네다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돌아를 옵네다 / 몽금포 백사장 / 해당화 불고요 / 푸른 솔가지엔 / 두루미 앉았네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두루미 앉았네 / 장산곶 마루에 / 새 소식 들리니 / 원포귀범(遠浦歸帆)에 / 정든 임 오셨네 /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 정든 임 오셨네 / (후략)
하응백, 『창악집성』, 휴먼앤북스, 2011. 306~307쪽.
이상준(李尙俊, 1884~1948)의 『조선속곡집』(1926) 상(上)권에 몽금포타령이 수록되어 있으나, 20세기 초반의 음반 자료가 많지 않은 점으로 볼 때 몽금포타령은 오래전부터 불리던 곡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귀에 쏙 들어오는 간결한 선율과 구성으로 인하여 현재는 대표적인 황해도민요의 한 곡이 되었으며, 교과서에 제재곡으로 수록되면서 단소와 장구 등 악기 수업에도 교육자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장산곶(용연군 장산리), 개암포(장연군 금사리), 몽금포(용연군 몽금포리) 등 황해남도의 구체적 지명이 등장하여, 북한 지역 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하응백, 『창악집성』, 휴먼앤북스, 2011. 이진원, 「자료: 이진원 소장 경서도민요,잡가 및 신민요 유성기음반 목록」, 『한국음반학』 22, 2012. 조서윤, 「이상준(李尙俊) 속곡집 연구」, 『음악과 민족』 59, 2020. 김정희, 「토속민요 음조직의 변이 양상」,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손승희,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음악교과서 분석」, 조선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21. [웹사이트] 한국유성기음반(https://bit.ly/3emRL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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