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모리잡가》 중 하나로, 전국의 유명한 바위 이름을 나열한 긴 사설을 빠른 박자로 부르는 곡
20세기 초 서울지역에서 활동하던 전문 소리꾼인 이현익이 만든 곡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국의 유명한 바위 이름을 나열하며 빠른 박자에 부른다.
바위타령은 1900년대 이후 서울 풀무골 소리꾼 이현익(李鉉翼)이 처음 만들었다고 전하며, 당시 공장인(工匠人)들이 주로 불렀다고 한다. 1913년 12월 27일자 『매일신보』 기사에 장안사(長安社)에서 구연극과 함께 바위타령을 공연한다는 기사와 1914년에 발행된 『신구시행잡가(新舊時行雜歌)』에 바위타령의 사설이 전하고 있어 적어도 1913년 이전부터 불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바위타령은 후대로 올수록 사설이 확대되었는데, 이는 1910~1930년대에 《휘모리잡가》가 대중들로부터 애호되었고, 매체의 발달로 인해 새로운 노랫말들이 개발되었던 사회적 상황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 연행시기 및 장소 《휘모리잡가》는 해학적 내용으로 사설을 촘촘히 엮어서 빠르고 경쾌하게 부르던 노래이다. 20세기 초 서울지역에서 활동하던 잡가꾼들 사이에서 널리 불리던 소리이며, 먼저 경기잡가를 부른 후에 선소리를 부르고 제일 마지막에 《휘모리잡가》를 불렀다고 한다. ○ 음악적 특징 바위타령은 민요 〈노랫가락〉 선율로 노래를 시작하고 바위들을 엮어 부르는 중간 부분은 민요 〈창부타령〉 선율로,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다시 〈노랫가락〉으로 노래를 마치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악곡 구조를 가진 곡이다. 다른 《휘모리잡가》가 볶는타령장단과 시조 창법을 사용하는 데에 비해 바위타령은 노랫가락장단(5, 8박)을 사용하고, 시조 창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일견 불규칙해 보이는 바위타령의 선율 구조는 철저하게 다는 선율형만 변화시켜 곡을 빠르게 엮어나가고, 맺는 선율형은 거의 하나의 선율로 고정불변인 점이 특징이다. 출현하는 음은 ‘솔(sol)-라(la)-도(do′)-레(re′)-미(mi′)‘를 사용하고, ‘솔(sol)’로 종지한다. 요성이 거의 없는 전형적인 경토리로 노래한다. ○ 형식과 구성 바위타령은 서울 지역과 근교 산에 있는 80여종의 바위들을 노래한 것이다. 사설의 처음 부분은 대문 안에 거리바위ㆍ문턱바위 등과 동교(東郊)의 붓바위 등을 비롯하여 동소문 밖, 자하문 밖, 백운대ㆍ승가사ㆍ필운대ㆍ남산ㆍ남문 밖ㆍ우수재ㆍ이태원ㆍ헌다리ㆍ모화관ㆍ서호정ㆍ애오개ㆍ쌍룡청ㆍ봉학정ㆍ삼개 등 서울 지역의 여러 바위를, 다음으로 고양ㆍ양화ㆍ김포ㆍ통진ㆍ인천ㆍ시흥ㆍ과천ㆍ수원ㆍ광주ㆍ이천ㆍ음죽ㆍ여주ㆍ발근 등 경기도 일대의 바위를 들고, 이어 황해도의 금천ㆍ연안ㆍ서흥ㆍ동설령ㆍ황주를 들고 평안도로 넘어가 평양의 장경문 안ㆍ서문 안 그리고 순안ㆍ숙천 등지의 바위를 노래한다. 그리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경회절ㆍ서강 등지의 바위를 들어 이러한 바위들이 하얀 흰 밥에 청대콩 많이 까둔 듯이 드문 듬성한 모양으로 밥에 들어 있다고 하였다. 마지막에는 그 밥을 먹고 누른 밥을 먹으려고 솥뚜껑을 여니 해태 한 쌍이 엉금엉금 기어 나온다고 하여 매우 해학적인 사설을 노래한다.
배고파 지어 놓은 밥에 뉘도 많고 돌도 많다/ 뉘 많고 돌 많기는 님이 안 계신 탓이로다/ 그 밥에 어떤 돌이 들었더냐/ 초벌로 새문안 거지바위 문턱바위 둥글바위 너럭바위/ 치마바위 감투바위 뱀바위 구렁바위 독사바위 행금바위 중바위/ (…중략…) 그 밥을 다 먹고 나서 눌은 밥을 훑으려도/ 솥뚜껑 열고 보니 해태 한 쌍이 엉금엉금
바위타령은 1900년대 초기에 유행하던 민요 〈노랫가락〉과 〈창부타령〉의 선율 위에 서울 지역의 바위를 중심으로 열거하며 부르는 노래로 당시 민요 및 잡가의 시대 전승을 잘 보여 주는 곡이다. 또한 서민들의 삶을 바위라는 소재로서 해학적으로 풀어 낸 곡으로 사설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전형적인 서울 소리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립국악원,『한국음악28-선소리와 잡가』, 국립국악원, 1995. 송은도, 「휘모리잡가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3. 이창배,『한국가창대계』, 흥인문화사, 1976. 홍은주,『휘모리잡가』, 민속원, 2011. 고은지, 「20세기 전반 소통 매체의 다양화와 잡가의 존재 양상」, 『고전문학연구』 32, 한국고전문학회, 2007. 이형태, 「휘모리잡가의 사설짜임과 웃음 창출 방식」, 『한국시가연구』 13, 한국시가학회, 2003. 이혜경, 「휘모리잡가의 사설 형성 원리와 향유 양상」, 성균관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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