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네소리
충청북도와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충남과 전북 일부에서 논김맬 때 불렀던 노래 중 하나
마을마다 조직된 두레에서 사람들이 손과 발을 맞추며 작업하기 위해 불렀던 논농사소리 중 하나인 잘도한다소리는 한반도 중부 지방인 충청북도를 중심으로 충남과 경북 일부에서 모내기를 마친 약 한 달 후부터 물논에 자란 풀을 뽑을 때, 즉 논김을 맬 때 불렀던 노래 중 하나이다. 지역에 따라 호미로 맬 때 부르거나 손으로 풀을 훔칠 때 부르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이 두레를 조직하고 정한 순서에 따라 여러 논에서 김을 맬 때 두레풍장과 함께 불렀던 잘도한다소리는 받는 소리 사설에 “잘하고 잘하네”·“잘하고 못하네”·“산이가 잘도하네” 등과 같이 잘 한다는 내용과 사설이 담겨 있어 잘도한다소리라고 이름하였다.
○ 역사적 변천 과정 논매는소리가 시작된 시기는 대략 이앙법이 보편화된 조선 후기로 알려져 있으며, 잘도한다소리 역시 이 때부터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연행시기 및 장소 잘도한다소리는 논농사의 과정 중 물논에서 벼의 성장을 방해하는 잡초를 제거해야 하는 시기에 부른다. 이 소리가 불렸던 지역은 충청북도를 중심으로 충남과 전북 일부, 경북 일부이며, 구체적으로는 충북 괴산·옥천·영동·청원·보은·진천과 대전, 충남 금산·논산·연기, 전북 무주, 경북 상주·구미·칠곡·고령·김천·문경 등에서 채록되었다.
○ 용도 잘도한다소리는 논김을 맬 때 불렀던 노래이다. 대체로 모내기를 마친 후 한 달 정도 후부터 논을 매기 시작하여 두세 번을 매기며, 처음에는 호미로 매고 마지막에는 ‘훔친다’고 하면서 손으로 풀을 뽑는다. 잘도한다소리는 지역에 따라 호미로 맬 때 부르기도 하고, 마지막 만물에서 부르기도 한다. ○ 형식과 구성 일반적으로 충북의 논매는소리는 〈방아타령〉권과 〈잘하네소리〉권으로 나뉜다. 그러나 충북 이외의 충남과 전북, 경북에서 채록된 잘도한다소리는 〈방아타령〉과 함께 불리는 경향이 있으며, 초벌 맬 때 〈방아타령〉을 부르고 두벌에 잘도한다소리를 부른다. 잘도한다소리는 메기는소리와 받는소리로 이루어지는 선후창형식이며, 두레풍장의 장단 반주로 부른다. 선소리꾼이 일을 청하며 받는소리를 먼저 부르면 마을 사람들이 받아서 반복하고 노래를 시작한다. 잘도한다소리는 노동요인만큼 논매는 일을 다 끝낼 때까지 부른다. ○ 음악적 특징 충북을 중심으로 논김맬 때 불렸던 잘도한다소리에 사용된 음계는 “미솔라도레”이며 메나리토리 음계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 소리는 한반도 중부 내륙 지방에 넓게 분포되어 불렸던 소리였기 때문에 받는소리 사설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충청북도 | 괴산 | 잘하네 못하네 에야후야 잘하네 |
옥천 | 저로허고 저로하네 에이여 산이가 저로하네 | |
저로하네 에야 산이 저로하네 | ||
영동 | 잘하고 잘도하네 에헤야 산이가 잘하네 | |
에헤에헤야 에헤 산이 잘도하네 | ||
에헤에헤이 에헤이양 에헤 엥하 에헤야 산이 잘도한다 | ||
청원 | 잘하고 자로하네 이헤야 산이가 자로하네 | |
에헤이 히에 헤헤이 헤하 어하 선이가 잘도나 하네 | ||
경상북도 | 구미 | 에헤이 오로 오우어 에 잘도한다 에히야 소호니 잘도한다 |
김천 | 에하 헤헤헤헤이야 헤헤 에하 소호니 저로하네 | |
칠곡 | 어허허 오호오야 에헤에하 에헤이 소호니 올도 하네 | |
상주 | 호호호 호호호에이 이헤헤에화 에이헤이 소호니 잘도한다 | |
절허구 절허구 한다 | ||
고령 | 에헤이 이헤이야 에루화 산호 잘도하네 | |
문경 | 잘도하고 잘도하네 에헤야 산이가 잘도하네 | |
충청남도 | 연기 | 잘하고 잘하네 에야 산으로 잘하네 |
금산 | 잘하고 잘하네 에헤야 산이가 잘하네 | |
대전 | 잘하네 잘하네 이헤야 산이야 잘하네 | |
논산 | 잘하고 잘하네 얼카산이가 잘하네 | |
전라북도 | 무주 | 자로하고도 자로하네 |
<잘도한다소리 받는소리 사설의 지역별 양상>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충남과 전북 일부에서 채록된 논매는소리 중 하나인 잘도한다소리는 지역에 따라 호미로 맬 때 부르기도 하고, 손으로 훔치며 풀을 뽑는 만물에 부르기도 한다. 노래는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부내륙 지방에 분포한 이 노래의 음계는 주로 메나리토리의 음계를 사용하여 부르며, 넓은 지역에서 채록된 만큼 받는소리의 사설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충남, 전북과 충청북도의 잘도한다소리는 보통빠르기의 속도로 부르는 데 비해 경북과 그에 인접한 충북 지역에서는 길게 늘여서 천천히 부른다. 잘도한다소리는 한반도 중부내륙 지방에서 채록된 논매는소리이며, 노래의 음조는 비슷하나 지역에 따라 변화형이 존재하며, 논농사소리의 다양성과 음악적 특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충청북도편』, 문화방송, 1995. 배인교, 「충청도 토리를 찾기 위한 시론 – 『MBC 한국민요대전』 수록 논매기소리를 중심으로-」, 『한국민요학』 12, 2003. 김진순, 「충청북도 민요의 분류와 분포」, 『한국민요대전 충청북도민요해설집』, 1995. 변영호, 「충청남도 민요의 기능별 분류와 분포」, 『한국민요대전 충청남도민요해설집』, 1995. 이윤정, 「충청북도 논매는 소리의 특징」, 『한국음악연구』 37, 2005. 이정란, 「충북민요의 음악적 특징」, 『한국민요대전 충청북도민요해설집』, 1995.
배인교(裵仁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