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질소리1, 쾌장소리2
1) 장원질소리는 농민들이 논매기가 끝난 뒤 농사가 가장 잘 된 집의 일꾼을 농사 장원으로 뽑아 소나 걸채에 태우고 주인집으로 행진해 가면서 하는 소리이다. 장원례소리 또는 풍장소리라고도 하는데 노동요적 성격과 유희요적 성격을 동시에 가진다.
2) 쾌장소리는 경북 일부 지역에서 부르는 논매기소리 또는 장원질소리인데 후렴구는 ‘쾌장’이라는 단어를 넣어 부르고 칭칭이소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칭칭이소리는 경상도 지역에서 논매기소리나 논매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불리어 생성되었고 본격적으로 장원례소리로 발전하여 이후 전국에 유희요로 분화(分化)되어 전승된 민요
칭칭이소리는 경북을 중심으로 생성되어 논매기 과정인 초벌매기·두벌매기·세벌매기에 불리었으며, 논을 다 매고 마을로 돌아오면서 농민들은 고된 작업을 마치고 어울려 춤을 추며 신명나게 칭칭이소리를 불렀다. 또한 세시의례와도 연계되어 집단으로 가무를 하며 불리기도 하였는데 선후창방식의 칭칭이소리는 가창하기가 비교적 쉽고 반복되는 단순한 후렴구로 인해 강원도나 전라도, 충청도 일부 지역까지 고루 퍼져 잔치판이나 놀이 현장에서 여흥을 즐기며 파연곡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유희요로도 발전되었다.
칭칭이소리가 언제부터 생성되었는지는 어떤 기록이나 근거 자료가 없어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논의한 여러 이설(異說)들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1. 삼한시대의 가무였다는 설 / 이병기, 백철 2. 고대의 무요였다는 설 / 정병욱 3. 불교의 연등행사에서 나왔다는 설 / 김무헌 4. 노동가요로 군중창이라는 설 / 리상호 5. 임진왜란 때 가등청정에 관련된 놀이 설 6. 변ㆍ진 시대 제천의식에서 발생한 설 / 김봉우 이런 설들이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 자료는 없다. 하지만 5020년 전에 이미 선조들은 농경생활을 하였고 그때 벼농사 과정 중 가장 힘들고 고된 논매기를 하면서 칭칭이소리를 불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 그 유래가 오래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칭칭이소리는 경상도에서 발생하여 논을 다 매고 일꾼들이 논두렁을 나오면서부터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칭칭이소리를 부르면서 육체적인 힘듦을 노래로 정화시켰으며, 초벌·두벌·세벌 논매기에서도 작업에 맞춰 느린 칭칭이와 빠른 칭칭이로 일의 완급 조절을 하며 유용하게 불리어졌다. 그리고 한 해의 논매기를 다 끝내고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이나 농사장을 뽑아 그 집으로 가서 술과 음식을 먹으며 축제를 즐기는 장원례 풍습에도 칭칭이소리를 했는데 이는 논매기소리에서 발전된 형태라 볼 수 있다. 세시풍속이나 의례에서도 꼭 등장하여 집단가무의 형태를 띠면서 기원과 화합, 통합의 기능으로 의례나 놀이를 마치면서 부르는 경우도 발견되었는데 노동과 유희의 접점에 항상 칭칭이소리가 존재하였다. 이후 칭칭이소리는 누구나 부를 수 있는 편리성과 협동적 기능 때문에 경남이나 강원 지역으로 전파되어 뒤풀이나 놀이를 마칠 때 부르는 유희요로서의 기능이 더 발달되게 되었다. 1930년대 민요풍의 대중가요인 신민요가 생기고 이 때 통속화된 민요들 중 칭칭이소리도 새롭게 변모하여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면서 현재까지 통속민요로서 〈쾌지나칭칭나네〉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처럼 칭칭이소리는 노동요·의식요·유희요로서의 기능을 두루 지니며 다양한 형태로 전해 내려오는 민요이다. ○ 형식과 구성 악곡의 구성은 민요의 가장 보편적인 형식인 메기고 받는 형식이며 뒷소리가 비교적 단순하고 짧아서 누구든지 메기는 선창자가 될 수 있다. 메기는 소리는 하나의 주제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일의 속도나 주변 환경에 따라 자유롭게 선율을 늘릴 수도 있고 간단하게 줄여서 부를 수도 있다. 선후창 방식의 마을 공동체가 집단으로 부르는 집단요이며 뒷소리를 받는 사람들은 각자의 춤을 추면서 받기도 하고 칭칭이소리를 부를 때는 꽹과리·장구·북·징 등 풍물악기를 다 사용하여 부를 수도 있지만 노동을 하면서 부를 때는 사람의 육성만으로 부르는 경우도 많다. ○ 음악적 특징 칭칭이소리는 중중모리장단으로 느리게 시작하여 흥이 고조되면 굿거리장단과 자진모리장단으로 넘어가며 신명나게 부를 수 있다. 음계는 ‘미(mi)-솔(sol)-라(la)-도(do′)-레(re′)’를 기본으로 하여 받는 소리는 ‘미(mi)-라(la)-도(do′)’의 상행 진행이며 메기는 소리는 미(e′)·레(d′)·도(c′)의 높은 음역에서 앞머리를 내는 형태와 라(la) 음에서 진행하는 형태가 있고, 경북은 다양한 분포와 함께 새로운 음조직으로 전혀 다른 선율을 부르는 형태도 나타난다. 주요 골격음은 유사하나 가창자의 실력과 환경에 따라 시김새를 쓰는 방법도 다양한데 주로 ‘도 레’를 빠르게 반복하여 내는 것이 보통이나 생략된 경우도 많다.
칭칭이소리는 4·4음 2음보의 율격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간혹 6·6음이나 7·7음절로 사설을 하기도 하고 3음보나 4음보로 메기는 소리를 길게 하는 예도 간혹 보인다. 받는 소리는 기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그 종류를 보면 ‘치이나칭칭’·‘쾌지나칭칭’이 주로 많고 두 유형과 비슷한 ‘칭이나칭칭’·‘치랑칭칭’·‘치기나칭칭’·‘치지랑칭칭’·‘치지나칭칭’·‘쾌지랑칭칭’·‘쾌기나칭칭’·‘쾌이나칭칭’·‘괴기나칭칭’ 그 외에 ‘에기나칭칭’·‘치야칭칭’·‘아아칭칭’·‘어와칭칭’·‘허허칭칭’·‘애칭칭’ 등으로 일반 뒷소리와 다른 형태들도 있다. 하늘에는 별도 많다(총총) 강변에는 재갈도 많다(총총) 솔밭에는 겡이도 많다(총총) 대밭에는 모디도 많다(총총)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헌누더기 이도많다 시집살이 말도많다 우리네살림 말도많다
김봉우, 『경남지역의 칭칭이소리연구』, 집문당, 1994.
〈받는 소리〉 치야 칭칭 나네 〈메기는 소리〉이 논바닥에 엎디린 농부야 일신받아 일을 하세 새끼야 백발은 쓸데가 있는데 사람의 백발은 쓸데가 없다 세월이 가거든 너 혼자 가지 꽃같은 내 세상 왜 데려가노 명년 봄이 다시 오면 니는 푸러 청산이요 나는 죽어지면 그만이다 먼데사람 듣기 좋고 가깐 사람 보기좋게
울진군 온정면 덕산1리 이해문,한국의 농요3집,273면
〈받는 소리〉 칭이나칭칭 나네 〈메기는 소리〉해도 지고 저문 날에 나의 갈 길이 천리로구나 우리가 살면 및 백년 사나 한오백년 사다가 산 넘어가고 칭칭이 소리에 어깨춤 나고 이 집에 일꾼 들어보소 장하도다 장하도다 우리야 일꾼 장하도다 일년 농사에 수고도 했고 우리야 농기도 잘 미깄으니 소 등에서 올 앉아서 삿갓을 까꿀로 쓰고 너울너울 춤추는 것은 먼 데 사람은 보기도 좋고 저태 사람은 듣기도 좋애 그럭저럭 다 와가네 동네에 어구 들어서니 동민이 맞이하네 주인 양반의 거동을 보소 밥을 짓고 술을 빚어 일꾼 양반들 대집을 하고 동민들도 대집을 하니 시화연풍이 아닐러냐
상주 칭칭이, 화서면 율림리 밤고개/선창자:최재근, 후창자:김복만 외, 1993.
〈받는 소리〉 치야 칭칭 나네 〈메기는 소리〉일자로 들고보니 이날 새고 날 밝으면 밤중되어 밝은 날아 이자로 들고보니 이야하고 큰북소리 세월아 네월아 가지마라 울려두가 울려두가 칭칭이소리 울려두가 우리 동방 인신ㄴ들은 세상에도 으뜸인데 어찌하야 그 소리가 그렇게도 약해보이나 소리소리 울려주소 입으 힘을 합하여서 우리동방 인심내가 이 시상에 떨쳐보자 쾌지나칭칭 쾌지나칭칭 쾌지나칭칭나아네 녹음기가 터지도록 칭칭이소리 잘 울려주소 잘도한다 잘도한다
월성군 현곡면 가정2리 이원육, 한국구비문학대계 7-1, 487~490면.
칭칭이소리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없고 다만 일부로서 전승되고 있는 사례를 들도록 하겠다. 1.국가무형문화재 제62호 좌수영 어방놀이 : 부산 동래에서 전승되고 있는 민속놀이로 어업 과정을 놀이화한 것 〈사리소리〉ㆍ〈내왕소리〉ㆍ칭칭이소리 세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음 2.국가무형문화재 제84호-2(나)호 예천통명농요 ; 경북 예천군 통명리의 농민들이 모심기의 힘듦을 해소하기 위해 부른 농요 〈아부레이수나〉ㆍ〈도움소소리〉ㆍ〈애벌매기소리〉ㆍ〈상사듸여〉ㆍ〈방애소리〉ㆍ〈에이용소리〉ㆍ〈캥마쿵쿵노세〉ㆍ〈봉헤이〉로 이루어져 있다. 좌수영어방놀이: 국가무형문화재(1978) 예천통명농요: 국가무형문화재(1985)
칭칭이소리는 전국적으로 노동요·의식요·유희요로 두루 활용되고 있으며 가창하기가 쉽고 편리하여 누구나 메기는 소리를 돌아가며 할 수 있는 이점으로 인해 오늘날까지 발달되어 온 민요 중 하나이다. 그 쓰임새를 보면 논을 맬 때 부르는 소리로도 경북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였으며 마지막 논매기를 다 매고 논에서 나오면서부터 마을로 돌아가며 불렀던 소리이다. 그리고 몇 개월간 계속되던 힘든 일을 다 마치고 장원례3라는 의식을 하면서 부르는 소리로도 가창되었으며 어떤 의례를 할 때나 좌수영 어방놀이·백중놀이·만선놀이 등과 같이 민속놀이나 세시풍속을 할 때도 놀이의 마지막에 불리었던 소리이다. 논매는소리는 주로 경북 지역에서 주를 이루며 나타나고 장원질소리는 경북·경남·충북의 순으로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놀이할 때나 놀이를 끝내기 위해 부르는 유희요로서의 기능은 경북·강원·경기·충북·부산·경남·제주도·전남 등 전국적으로 고루 펼쳐져 전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칭칭이소리의 사설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그 때의 환경과 상황에 따라 감정 이입을 하여 부르기도 하고 가창자 자신의 삶과 연관 짓기도 하며 설화나 그 시대적 상황이나 당시의 풍습들도 잘 나타나 있기 때문에 그 시대의 문화와 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겠다. 하여간 칭칭이소리는 힘들 때도 흥이 날 때도 불렀던 국민가요와 같은 역할을 한 민요라고 하겠다.
3) 그 마을에서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이나 상일꾼 등을 삿갓을 거꾸로 씌우고 소 등이나 걸채 괭이말이나 혹은 목마를 태우고 돌아오면서 하는 소리
칭칭이소리는 우리 선조들이 농사를 협력해서 잘하기 위해 주고받으며 불렀던 노래이며 농사의 고되고 힘듦을 칭칭이소리로 표현하여 하루의 일을 다 마치고 돌아가며 서로 어울려 춤을 추고 불렀던 노래이다. 그리고 줄다리기나 달집태우기ㆍ지신밟기 등 마을 사람들이 한 해의 풍요함을 기원하며 어우러져 흥이 나게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다. 칭칭이소리는 쉽고 간단한 노래로 누구나 부를 수 있고 메길 수 있는 여유가 있어 함께 즐기고 춤을 추기에 알맞은 노래이다. 이처럼 경상도 사람들의 기질과도 많이 닮아 있고 경쾌하고 활발한 가락은 일을 할 때나 놀 때, 놀이를 마칠 때 등 언제든 부를 수 있는 소리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칭칭이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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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