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서 시선배의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노래
강화도의 〈노 젓는 소리〉는 고기를 잡는 어선배와 시선배의 두 종류가 있는데, ‘시선배’란 주로 어장에서 잡은 고기나 땔감, 곡식 등을 실어 나르던 운반선이기도 하며, 이를 다른 물품과 교환하거나 파는 상선이기도 하였다. 이 시선배의 노를 저을 때 부르던 노래를 시선뱃노래라 일컫는다. 즉 시선뱃노래는 시선배가 강화도에서 마포까지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리고 다시 돌아오면서 노를 저을 때 불렀던 소리로 노동요에 해당한다. 3소박 4박자에, 선율은 ‘미(mi)-라(la)-도′(do′)-레′(re′)’의 네 개의 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선’과 관련된 용어를 찾아볼 수 있는 문헌은 『만기요람(萬機要覽)』(1808)을 비롯하여 경강선집(京江船集)과 송도시선(松都柴船)이다. 『만기요람』에 “시(柴)를 실어 나르던 배”라는 표현이 보이는데, ‘뗄나무’를 의미한다. 경강선집의 ‘경강선’이란 한강을 왕래하던 모든 배의 총칭이며, 송도시선의 ‘시선’은 배를 의미하지만, 구체적으로 그 배가 무엇을 실어 날랐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고, 다만 주서로 ‘뗄나무를 실어 날랐다’고 한다. 이들을 종합하여 본다면 『만기요람』에서 ‘뗄나무[柴]’를 실어 나르던 배였기 때문에 ‘시선’이란 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선배는 주로 서해안 일대에 널리 퍼져 있었는데, 한강을 통하여 서울의 마포까지 왕래하였다. 특히 강화도를 중심으로 한 연안 어장에서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 마포까지 운항이 활발하였다. 이러한 시선배를 움직이기 위해 노를 저으면서 부르던 소리가 시선뱃노래이다. 이 시선뱃노래는 고 김순제 교수가 1976년 8월 강화도 내가면 외포리에서 처음 녹음하였으며, 이 곡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를 계기로 강화군에서는 강화도 인근의 연해 어장에서 잡은 고기를 싣고 한강을 거슬러 마포까지 가면서 배에 실었던 고기를 육지로 퍼내는 과정을 담은 〈강화도시선뱃놀이〉라는 놀이를 만들어 1977년 제1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우수상 수상, 1981년 제22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이 놀이에 참여하였던 정태기가 개인상을 수상하였다. 이와 같이 두 번의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의 출전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강화도의 시선뱃노래가 알려졌다. 현재는 강화도의 어선뱃노래와 여자들의 갯가노래와 함께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3호 ‘인천 근해 갯가노래·뱃노래’로 지정되어 있다.
○ 용도 시선뱃노래는 시선배의 노를 저을 때 부르던 노동요이다. 노동요는 주로 일의 힘듦을 감소시키거나 동작의 일치성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선배는 물결이 비교적 잔잔한 한강을 운항하였으므로, 어선과 같이 동작의 일치보다는 강화도에서 마포까지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긴 시간의 지루함을 떨쳐버리고, 밤을 도와 노를 저어야 했기 때문에 무료함과 함께 잠을 쫓아야 하는 기능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어선의 노젓는소리에 비하여 시선배의 노젓는소리는 다채로운 변화를 중심으로 노래가 짜여 있다. 현재 불리는 시선뱃노래 역시 한강 주변에 위치한 지명과 그 당시의 경관, 상황 등을 즉흥적으로 엮은 사설들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 음악적 특징 시선뱃노래는 ‘미(mi)-라(la)-도′(do′)-레′(re′)’의 4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기는 소리에서는 음계를 구성하고 있는 4음이 모두 활용되며, 종지음의 5도 위의 음인 ‘미′’를 요성하는 부분이 많이 나타나며, 음계의 최저음인 ‘미’의 활용 양상은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받는 소리는 ‘미’와 ‘라’의 완전4도 간격의 음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박자구조는 3소박 4박이나, 빠른 속도로 불리는 경우는 2박씩 메기고 받는다.
강화도의 노젓는소리인 시선뱃노래는 한강을 거슬러 올라와 마포까지 노를 저어가면 부르던 노래이므로, 노랫말은 한강 주변의 지명이나 경관을 묘사, 창자의 심정을 표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 에에 차아 (받) 헤엥 차아 (메) 저달 뜨자 (받) 헤엥 차아 (메) 배 띄우니 (받) 헤엥 차아 (메) 우리배 출범 (받) 헤엥 차아 (메) 잘 되누나 (받) 헤엥 차아 (메) 에에 자아 (받) 헤엥 차아 (메) 바다 우에 (받) 헤엥 차아 (메) 저 갈매기 (받) 헤엥 차아 (메) 안개 속에 (받) 헤엥 차아 (메) 길을 잃고 (받) 헤엥 차아 (메) 까욱까욱 (받) 헤엥 차아 (메) 울어댄다 (받) 헤엥 차아 (메) 에에차아 (받) 헤엥 차아 (메) 저 달 지면 (받) 헤엥 차아 (메) 물참 된다 (받) 헤엥 차아 (메) 달 지기 전에 (받) 헤엥 차아 (메) 빨리 저어 (받) 헤엥 차아 (메) 향교참을 (받) 헤엥 차아 (메) 대어보세 (받) 헤엥 차아 (메) 에엥차아 (받) 헤엥 차아 (메) 강비탈에 (받) 헤엥 차아 (메) 젊은 과부 (받) 헤엥 차아 (메) 뱃소리에 (받) 헤엥 차아 (메) 잠못 든다. (받) 헤엥 차아 (메) 헤엥 차아 (받) 헤엥 차아 (메) 염참목을 (받) 헤엥 차아 (메) 올라서니 (받) 헤엥 차아 (메) 선유봉이 (받) 헤엥 차아 (메) 비치누나 (받) 헤엥 차아 (메) 선유봉을 (받) 헤엥 차아 (메) 지나치니 (받) 헤엥 차아 (메) 장유들 술집에 (받) 헤엥 차아 (메) 불만 켰네 (받) 헤엥 차아 (메) 어서 빨리 (받) 헤엥 차아 (메) 노를 저어 (받) 헤엥 차아 (메) 행조참에 (받) 헤엥 차아 (메) 물서대세 (받) 헤엥 차아 (메) 어떤 사람 (받) 헤엥 차아 (메) 팔자 좋아 (받) 헤엥 차아 (메) 부귀영화 (받) 헤엥 차아 (메) 잘 살건만 (받) 헤엥 차아 (메) 우리 팔자 (받) 헤엥 차아 (메) 어이하여 (받) 헤엥 차아 (메) 배를 타서 (받) 헤엥 차아 (메) 먹고사나 (받) 헤엥 차아 (메) 헤엥 차아 (받) 헤엥 차아 (메) 마포에다 (받) 헤엥 차아 (메) 배를 대고 (받) 헤엥 차아 (메) 고사술을 (받) 헤엥 차아 (메) 올려주면 (받) 헤엥 차아 (메) 한 잔 두 잔 (받) 헤엥 차아 (메) 먹어보세 (받) 헤엥 차아 (메) 헤엥차아 (받) 헤엥 차아 (메) 어서 빨리 (받) 헤엥 차아 (메) 조기 풀고 (받) 헤엥 차아 (메) 고향으로 (받) 헤엥 차아 (메) 돌아가서 (받) 헤엥 차아 (메) 그리운 처자 (받) 헤엥 차아 (메) 만나보세 (받) 헤엥 차아
인천근해 갯가노래ㆍ뱃노래: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1988)
일반적으로 〈노젓는소리〉는 메기고 받는 방식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어선의 경우 받는 소리는 사설과 선율이 고정성을 갖는다. 그러나 시선뱃노래는 메기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보다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방식으로 부른다. 때문에 메기는 소리를 담당하는 사람은 대부분 그 당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즉흥적으로 가사를 붙여 노래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연결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또한 받는 소리 역시 고정성보다는 메기는 소리에 따라 선율의 다양성을 보인다. 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등 다양함이 보인다. 민요에서 보편적으로 메기고 받으면서 소리를 할 때, 메기는 소리가 끝난 후 받는 소리를 하는데, 시선뱃노래는 메기는 소리가 끝나기 전에 받는 소리가 나오면서 메기는 소리와 받는 소리가 합쳐져 헤테로포니를 형성하는 부분이 많다.
김순제, 『한국의 뱃노래』, 호악사, 1982. 김영운 외, 『경기도민요 상ㆍ하』, 경기도문화재단, 2006.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기도편』, 문화방송, 1996. 김순제, 「한강시선뱃노래의 음악적 분석」, 『장사훈박사회갑기념 동양음악논총』, 한국국악학회, 1977. 이윤정, 「강화도 시선뱃노래의 음악적 특징」, 『한국민요학』 15, 2004.
이윤정(李侖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