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달강, 세상세상, 알강달강, 달강달강
아기 어르는 소리의 하나로 아이의 손을 마주 잡고 앉아서 앞뒤로 몸을 움직이면서 부르는 노래
들강달강은 아기가 걷기를 준비하는 무렵인 생후 8~9개월 전후에 불러주기 시작한다. 어른과 마주 앉아 몸을 앞뒤로 움직이는 과정을 통해 팔·다리·가슴·배 근육을 발달시켜 본격적인 걷기를 준비시키는 아기 어르는 소리의 하나이다.
들강달강이 언제부터 불리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다양한 시작구로 불리어진다는 점, 생쥐와 밤을 주제로 한 일정한 서사 구조를 지닌 노랫말이 전승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뤘을 때 매우 오래 된 노래로 짐작할 수 있다.
○ 연행시기 및 장소 들강달강은 아기가 생후 8~9개월이 되었을 때 부르기 시작하나 그 이후 시기까지 어른과 아기의 방안 놀이의 하나로 다양하게 불리어졌다. ○ 연행 방법 어른이 앉은 상태에서 아기의 양 팔을 잡고 앞뒤로 밀고 당기는 행위를 반복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노래를 부른다.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팔ㆍ다리ㆍ가슴ㆍ배ㆍ근육을 발달시키고 걷기를 준비한다. 아이가 걷기 시작한 이후에는 일어선 상태에서 앉았을 때와 같은 동작을 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 형식과 구성 일정한 서사구조를 지닌 노랫말을 풀어 나가는 형식이다. 3소박 4박자 형태가 반복되나, 노랫말이 길어지는 부분에서는 한 장단이 3소박 5박자 또는 6박자로 늘어나기도 한다. 노래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는 노래를 불러주는 어른과 아기가 ‘알밤을 나눠먹자’하며 말하듯이 끝을 맺는다. ○ 음악적 특징 사설은 4음격 4보격, 4·4조의 사설이 주를 이루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한 음보에 5~7음절이 붙기도 한다. 3소박 4박자인 느린자진모리장단 정도의 빠르기로 불리어지며, 아이와 동작을 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느리게 시작하여 점차 빨라지기도 한다. 음계와 선법은 지역별 토리를 따른다. 〈달강달강〉은 다른 아기 어르는 소리와 달리 이야기를 담고 있는 비교적 긴 노래 중 하나이며, 지역별 시김새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들강달강은 ‘세상세상(경기도 양주), 달공달공(경기도 안성), 달강달강(충북 영동, 충남 금산), 들강들강(충남 보령), 달공달공(충남 서산), 들깡들깡(전북 익산·정읍·순창·남원), 달꿍달꿍(전북 고창, 전남 장성, 전남 영광), 시상달공(강원 인제), 달강달강(경북 상주, 경남 거창)’ 등 시작구가 전국적으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정한 서사구조를 지니는데 대개 ‘마당을 쓸다 돈을 줍는다, 주운 돈으로 밤을 산다, 사온 밤을 부엌 살강 밑에 묻는다, 머리 검은 생쥐가 들락날락하며 밤을 까먹고 한 톨이 남는다, 남은 밤을 솥에 삶아서 건진다, 삶은 밤의 껍질은 다른 사람을 주고 남은 알맹이만 나(노래 부르는 어른)와 아기가 나눠 먹는다’가 주요 흐름이다. 달강달강 달강달강 서울가서 아버지가 밤한되를 사다가서 살강밑에 묻었더니 머리감은 새앙쥐가 들강달강 다까먹고 밤한톨이 남았는디 옹솥이다 삶을까 가매솥에다 삶을까 가매솥에다 삶어서 조리로 건질까 함박으로 건질까 조리로 건져서 함박이다 짚어서 요짝지짝까서 아빨랑은 껍데기주고 엄마랑은 지미를 주고 알맹일랑 너하고 먹자
충남 금산군 장언년 들강달강(노동은, 『한국영아음악연구』, 음악춘추사, 1983, 125쪽.)
세상세상 서울로 불붙이러 갔다가 다리목에 짚단하나드니 밤이한톨 있거늘 통노구에 삶아서 조리로 건져서 산태미로 담어서 고무락에 칫듸었더니 머리깜은 수양쥐가 들락날락 다까먹고 다만한톨 남았거든 껍데기는 아비주고 보므리는 어미주고 알은 너하고 나하나 단둘이서 논어먹자 달강 달강
강원도 횡성 〈세상세상〉(임동권, 『한국민요집1』, 집문당, 1961, 387쪽.)
달꿍달꿍 서울 가서 밤하나 줏어다가 두름박에 넣더니 멀 깜은 새앙쥐가 들락날락 다까먹고 뺍다구 쪼깨남고 비늘조깨 남아서 너하고 나하고 먹응께 꼬습고도 맛나드라
전북 고창 〈달꿍달꿍〉(모형오, 「고창 영아음악 연구」,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84쪽.)
들강달강은 전국적으로 매우 다른 시작구로 불리어진다는 점, 뚜렷한 서사 구조를 지닌 노랫말이 나오는 점에서 다른 아기 어르는 소리와 차별성이 있다. 비교적 길게 불리어지며 지역별 민요 토리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노래와 함께 이뤄지는 동작은 아기의 여러 신체 부분의 운동 기능을 발달시켜 걷기를 준비시키고 노래를 부르는 어른과 아기의 밀접한 신체 활동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특히 생후 8개월 무렵의 아기는 이전까지 자신을 길러준 사람과 떨어졌을 때 불안감을 느끼며 낯선 사람에게 불안감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격리불안(낯가림)을 해소하며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 노래가 들강달강이다.
노동은, 『한국영음악연구』, 음악춘추사, 1984. 유안진, 『한국의 전통육아방식』,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6. 임동권, 『한국민요집I』, 집문당, 1961. 모형오, 「고창 영아음악 연구」,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모형오(牟炯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