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뒤풀이(國文뒤풀이), 언문뒤풀이(言文뒤풀이), 국문풀이, 한글풀이, 언문타령
한글 자모의 순서에 맞추어 어울리는 노랫말을 엮어 부르는 소리
한글뒤풀이는 한글 자모의 나열 순서에 따라 가사를 풀이하면서 부르는 언어유희요이다. 말꼬리를 이어서 노랫말을 만들거나, 뜻은 다르지만 같은 음을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노랫말이 구성된다. 교육적인 기능과 유희적인 요소를 지닌 민요이며,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어서 각 지역의 토리로 노래한다.
글자의 음과 뜻을 습득하기 위해 특정 사설을 가락에 얹어서 노래로 부르는 방식은 전통사회의 서당이나 집안에서 사용되었다. 한자 공부의 어려움을 잊고 재미를 보태기 위하여 해학과 풍자로 읊은 〈천자풀이〉가 있으며, 〈한글풀이〉는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전승되었다. 한글뒤풀이는 국문 표기가 통용되기 시작한 19세기를 전후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1930년대 경·서도 잡가의 가창자들과 유성기 음반의 영향으로 인해 전국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문헌으로 확인되는 것은 『이고사본 춘향전(李古寫本春香傳)』, 『신구잡가』, 『산대도감극』 등이 있다.
○ 연행시기 및 장소 / 용도(기능) 한글뒤풀이는 노래 부르는 재미와 함께 한글을 익히기 위해 말놀이를 하면서 부른 노래로, 글을 배울 시기에 불리기도 하였다. 노랫말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는 놀이로서의 기능과 한글의 순서와 뜻을 기억하기 위해 부르는 교육적인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다. 오늘날 채록된 자료들의 주제가 애정·이별·신세한탄 등인 것으로 볼 때 부녀자들에 의해서 전승된 것으로 보인다. ○ 음악적 특징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어서 각 지방의 토리로 부른다. 충남 태안 한글뒤풀이는 ‘솔(sol)-라(la)-도(do′)-레(re′)-미(mi′)-솔(sol′)-라(la′)’의 넓은 음역을 사용하는 경토리이며, 3소박 4박자의 굿거리장단에 어울린다.
지역에 따라서는 2소박 4박자형으로 부르는 악곡도 확인된다.
○형식과 구성 사설의 한 행은 제시부와 풀이 부분으로 구분된다. 제시부는 ‘가나다라’, ‘가갸거겨’ 등과 같이 한글 자모를 순서대로 나열하고, 풀이 부분은 시작의 첫 음절과 같은 음절로 내용을 서술한다. 노랫말은 말꼬리를 이어서 만들거나, 같은 음을 반복하여 노랫말을 만들거나, 뜻은 다르지만 같은 음을 사용하는 동음이의어 방식, 말을 빌려오는 방식으로 노랫말이 구성된다.
충남 태안 한글뒤풀이 가나다라마바사아차 / 잠깐 잊었구나 기역 니은 디글 리을 / 기역자로다 집을 짓고 지귿 지귿이 사자고더니 / 인연이 지중치1 못허구나 가 갸 거 겨 / 가련허구나 이 내 몸은 / 거지없이만이2 되었구나 고 교 구 규 / 고생하던 우리 낭군 / 구관허기가3 짝이 없네 나 냐 너 녀 / 나귀 등에 솔질을 하여 / 조선 십삼도 유랑가자 노 뇨 누 뉴 /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 늙고 병들면 못 노느니 다 댜 더 뎌 / 다시 곰곰 생각을 허니 / 그대 사귄기 웬수로다 -하략-
1) 지중(至重)치: 중요하지. 2) 거지없이: 아무것도 없이 또는 갈 곳 없이. 3) 구관허기가: 불쌍하기가.
『한국민요대전-충청남도편』 CD 11-12, 문화방송, 1995, 465쪽. ( 1993. 2. 9 / 충청남도 근흥면 마금리/ 이래황, 남, 1919 )
강원도 고성 한글뒤풀이 가자 밖에 점 하나 / 갸자 밖에 점 두 점 거자 안에 점 하나 / 겨자 안에 점 두 점 고자 안에 점 하나 / 교자 안에 점 두 점 구자 알루 점 하나 / 규자 알로 점 두 점 그자는 근네 긋고 / 기자는 내려 긋고 아래ᄀᆞ자 점 하나 나자 밖에 점 하나 / 냐자 밖에 점 두 점 너자 안에 점 하나 / 녀자 안에 점 두 점 노자 안에 점 하나 / 뇨자 안에 점 두 점 누자 알루 점 하나 / 뉴자 알루 점 두 점 느자는 근네 긋고 / 니자는 내려 긋고 아래ᄂᆞ자 점 하나 -하략-
『한국민요대전-강원도편』 CD 1-13, 문화방송, 1996, 78쪽. (1994. 11. 10 / 고성군 간성읍 진부리 웃진부 / 김재하, 남, 1914)
한글뒤풀이는 한글 자모의 순서에 따라 노랫말을 만들어가며 말놀이하는 노래로, 언어교육적인 기능과 유희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민요이다. 말 익히기 차원에서는 글자를 노래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자의 의미를 습득할 수 있고, 놀이판에서 해학적인 흥겨움도 불러일으키는 사설은 유희적인 요소를 지니며, 가창자의 감정을 가사에 담아 부르는 서정적인 성격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한글 자모 뒤의 풀어내는 사설은 가창자마다 자유롭게 만들어 부르기 때문에 가변적이고, 창작적인 요소가 강하다.
김영운·김혜정·최헌, 『교육용 국악 표준악보-향토민요 100선』, 국립국악원, 2009. 김혜정, 『국악교육의 지향과 민요의 교육적 활용』, 민속원, 2015.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강원도편』, 문화방송, 1996.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상남도편』, 문화방송, 1994.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전라남도편』, 문화방송, 1993.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충청남도편』, 문화방송, 1995. 이창식, 『한국의 유희요』, 집문당, 1999 이영식, 「한글뒤풀이 연구」, 강릉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3. 채수현, 「국문뒤풀이 연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사학위논문, 2017.
이정민(李貞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