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정례, 일체공경, 삼정례, 단정례, 민정례
재의식에서 불법승을 향해 절하며 공경의 예를 노래하는 범패
불·법·승 삼보를 향해 절하며 공경의 예를 바치는 범패로 상황에 따라 짓소리, 홑소리, 평염불(풍송조·염불조)이 있다. 머리를 땅에 닿으며 절하는 계수정례(稽首頂禮), 지극한 마음으로 예를 바치며 귀의심을 드러내는 지심정례(至心頂禮)는 상단을 향한 절차이다. 이와 달리 ‘정례’는 불·법·승 삼처(三處)에 공경의 예를 바치는 악곡으로 삼처를 각각 혹은 줄이는데 따라 명칭을 달리한다.
삼정례의 “불타야중·달마야중·승가야중”은 범어 “알다”의 어원 붓다①, ‘법’의 어원 다르마②, ‘집단’의 어원 상가③를 칭명하며 절한다. 근세기 경기지역 승려들의 『동음집』에는 ‘정례’가 모두 짓소리로 표기되어 있고, 요잡바라, 법고무도 수반되어 있었다.
○ 정례의 근본
수륙의문의 정례는 “일심정례 나무진허공변법계 시방상주 일체(불타·달마·승가야중) 유원자비수아정례(一心頂禮 南無盡虛空遍法界 十方常住 一切佛陀·達摩·僧伽耶衆· 惟願慈悲受我頂禮)”를 삼 처에 각각 한 번씩 절하며 창화한다. 개성 범패를 배운 박용암스님의 영산 정례, 장벽응스님의 상주권공 정례는 송암스님 소리 보다 길어서 예전에는 더 장엄하게 지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정례의 종류 조석예불에서부터 대법회인 재(齋)에 이르기까지 불교의식의 핵심은 불보살을 향한 존숭의 예를 바치고 찬탄한 공덕을 회향하는 것이다. 삼보께 예를 표하는 정례는 설행 의례문에 따라 삼정례(三頂禮)·단정례(單頂禮)·민정례(刡頂禮)가 있다. 오늘날 설행되는 정례 가사를 보면 “일심정례 시방상주 불법승(一心頂禮十方常住佛·法·僧)을 가사로 한다. 이 가운데 삼정례는 불·법·승을 각각 독립해서 각 처를 향해 1배씩 평염불로 짓고, 영산재에서 창화되는 단정례는 불법승을 한 번에 칭염하되 소리를 길게 늘여 짓소리로 하고, 민정례는 상주권공에서 ‘불법승’을 ‘삼보’ 두 자로 줄여 홑소리를 짓는 전통이 서울·경기 지역에 있었으나 요즈음은 대개 평염불로 짓는다. ○가사와 선율 『동음집』에는 “일심정례시방상주불법승 시제중등 각각호궤 엄지향화 여법공양 시방 법계삼보”의 가사 중 첫 구의 일체 공경은 홑소리로 선창하고, ‘시방상주불법승’은 대중 승려가 짓소리로, 나머지 ‘시제중등~법계삼보’는 평염불로 마무리함을 지시하고 있다. 송암스님 유작집 《영산》 <일체공경>에서는 ‘일체공경’을 홑소리로 36초 간 지은 후 짓소리 창법으로 모음창을 약 1분 30초 가량 늘여 짓고, “시방상주불법승~법계삼보’”까지 평염불로 마무리하여 총 3분 50초가 소요된다. 4분 동안 홑소리·짓소리·평염불을 두루 구사하는 음원을 통하여 의례 상황에 따라 견기이작(見機而作)하며 자유로이 늘이고 줄이는 범패의 묘미를 실감할 수 있다. 오늘날 전국의 재장에서 설행되는 정례 설행을 보면, 바깥채비 승단은 절을 하지 않고, 불법승의 삼배 절주 마다 법구를 타주하며 평염불로 창화하면 의례를 주최한 사찰의 승려들과 참여 재자들이 각 처를 향해 절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예전 영남지역 재장에서는 범패하는 승려 일동이 절을 올리는 모습도 있었다.
손인애, 「경제 범패 ‘정례’ 연구 1-상주권공 소리를 중심으로-」, 『한국음악사학보』 56, 2016. 손인애, 「경제 범패 ‘정례’ 연구 2-영산의 소리를 중심으로-」, 『한국음악사학보』 58, 2017. 한만영, 「짓소리 악보 단정례」, 『한국 불교음악 연구』, 서울대학교출판부, 1990. ○ 음원 박송암, <영산 중 일체공경>, 《송암 큰스님 유작집》, CD11-TR3, 송암대종사문도회, 2001. 박송암, <상주권공> , 《송암 큰스님 유작집》 CD1, 송암대종사문도회, 2001. 장벽응, <정례>, 《범패》 CD1-TR3, 김포문화원, 2002. 《영남범패》 CDⅠ- CDⅣ, 녹음 1969년, 1994-1995 분류 및 출반, 2007재출판. 현재 국립무형유산원(https://www.iha.go.kr) 디지털 아카이브.
윤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