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주무(打柱舞)
공양 의식인 식당작법 절차 의식에서 팔정도(八正道)를 기록한 팔각의 나무 기둥인 백퇴를 중심으로 돌면서 깨달음의 과정을 상징화한 춤.
타주춤은 「영산재」, 「수륙재」, 「생전예수재」의 식당작법에서 연행되는 춤이다. 타주춤은 2인의 승려에 의해 거행되며, 거행하는 승려를 ‘타주’라 부른다. 나비춤 의상인 육수장삼과 가사, 꼬깔을 쓰고 양손에는 타주채를 가지고 거행한다. 타주춤은 공양 의식을 통하여 불·보살님과 불법승 삼보 그리고 시자(施者: 주는 이), 수자(受者: 받는 이), 시물(施物: 공양물)의 공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며 공양을 찬탄하는 의식 무용이다. 식당작법에서 팔정도(八正道)를 기록한 팔각의 나무 기둥인 백퇴를 중심으로 돌면서 깨달음의 과정을 상징화한 춤이다.
[팔정도(八正道]
·정견(正見): 법을 잘 결탁하여 관찰하는 것
·정사유(正思惟): 생각할 바와 생각 안 할 바를 마음에 잘 분간하는 것
·정어(正語): 바르게 말하는 것,
·정업(正業): 바르게 일하는 것,
·정명(正命): 바르게 생활하는 것
·정정진(正精進): 바르게 노력하는 것
·정염(正念): 바르게 기억하는 것
·정정(正定): 바르게 집중하는 것
○ 개요 타주춤은 스님들의 공양 의식인 「식당작법」 중에 연행된다. 식당작법은 공양에 동참한 대중은 물론 온 우주 법계의 중생과 더불어 팔정도의 가르침과 공양을 계기로 공양을 베푼 자와 공양을 받는 자 모두 피안에 이르러 성불하기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야외 괘불단 앞에서 의식에 동참한 수십 명의 스님이 직사각형 형태로 둘러앉아 공양하는 의식에서 진행되며, 45분 ~ 1시간 정도 소요된다. 43단계로 되어 있고, 그 중간에 타주춤이 연행된다. 타주의 윗면에는 일심이라고 쓰여 있고, 팔각 형태의 나무 기둥인 ‘백퇴(白槌)’에는 불교 수행에서의 여덟 가지 올바른 수행을 의미하는 팔정도의 내용이 흰색 종이에 쓰여 있다. 두 명의 승려가 백퇴 지주(支柱)를 ‘똑똑’ 두드린다 하여 ‘타주무’라고 부르기도 하며, 차안의 세계(깨닫지 못한 세계)에서 열반의 세계로 나아가는 수행의 춤이다.
○ 절차와 구성 타주춤은 43단계 절차 가운데 총 14단계에 걸쳐 당좌의 경쇠 소리와 금당좌의 광쇠 소리에 맞춰 평염불과 함께 진행된다. 14단계 중 1~6단계까지 반주와 함께 연행되고, 7단계에서는 두 사람이 춤을 멈추고 반절을 올려 인사한 후 다시 8~14단계를 이어간다. 작법이 시작되면, 나비춤 법복을 입은 두 스님이 양 손에 타주채를 들고 백퇴를 등지고 앉아 있다가 금당좌에서 광쇠가 세 번 울리면 평염불 소리에 맞춰 일어나 마주 보고 우측으로 순례한다. 백퇴를 등진 채로 돌다가 돌아서서 좌우 세 번 타주채를 올린 후 팔정도를 마주 보고, 우측으로 한 바퀴 돌면서 광쇠 소리에 맞추어 마주 본 후 백퇴를 세 번 ‘똑똑’ 친다. 이는 불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조금씩 그 이치를 점진적으로 깨달아 가는 것을 동작으로 나타내는 것이며 동시에 대중을 경각시킴을 의미한다. 이러한 동작이 반복되다가 팔정도 ‘지주’를 옆으로 넘어뜨린 후 춤이 끝난다. 이는 교의의 실천 수행으로 끝나고 도(道)를 성취하였다는 뜻이다. 마칠 때도 금당좌의 광쇠를 세 번 울린다.
타주춤에서 불리는 염불 곡목은 다음과 같다.
① 정수정건
②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③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3번)
④ 처무상도
⑤ 마하반야바라밀
⑥ 삼덕육미 시불급승 범계인천 보동공양
⑦ 공양소 합소-타주 채를 양손에 들고 서서 합장 반배
⑧ 공백대중 단념무상 당동정진여구두연 신물방일
⑨ 아차세발수 연천감로미 시여아귀중 개령득포만-옴 바휴라세 사바하(3번)
⑩ 처세간 여호공 여련화 불착수 심청정 초어피계수례 무상존
⑪ 금일 관수분향 설판제자 모인복위 소천망 모인영가
⑫ 금일 지성 위천재자 상서선망부모 다생사장 오족육친 각열위열명영가
⑬ 금일 지극지정성 관수분향 설판재자 모인 각각등 보체
⑭ 영출삼계
○ 복식·의물·무구 타주춤의 복식은 나비춤의 의상과 동일하며, 고깔을 쓰고 육수장삼과 육수가사를 착용한다. 육수는 앞으로 세 가닥, 뒤로 세 가닥의 여섯 가닥으로 불교의 육바라밀을 의미하고, 육수장삼과 육수가사 이 의상은 사바세계에서 극락세계를 거쳐 열반의 세계로 간다는 뜻을 담아 ‘법복’이라 일컫는다. 타주춤 장삼은 흰색으로 일반 장삼보다 소매가 길어 손이 안 보이도록 감싸주며, 소매의 폭도 바닥에 끌릴 정도로 넓다. 착복을 할 때는 속에 입는 바지와 저고리도 백색을 입는 것이 원칙이나, 요즘에는 평상시 입는 회색 바지와 저고리를 깨끗이 손질하여 입기도 한다. 버선은 흰색 외씨버선을 신는다. 팔정도가 쓰여진 ‘백퇴(白槌)’는 지름 30㎝ 높이 50㎝ 정도의 나무로 된 팔각기둥으로, 맨 위 중앙에 ‘心’ 혹은 ‘一心’이라 쓰고, 기둥의 각 면에는 팔정도의 덕목인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정진(正精進) 정염(正念), 정정(正定)을 차례대로 써넣은 것이다. 불교를 실천 수행하는 차제를 식당작법의 절차에 일치시키고 이를 가시화하기 위한 작법에 쓰이는 도구이다. ‘목대기’라고도 부르는 ‘타주채’는 지름 1㎝, 길이 60㎝ 가량의 둥근 나무 막대기로, 그 끝에 지름 1.5㎝ 길이 5㎝ 가량의 원통형 추를 단 도구이다.
○ 연행적 특징 주요 춤사위로는 백퇴를 중심으로 등지거나, 마주 보고, 도는 동작과 타주채를 오른쪽, 왼쪽으로 올렸다가 오른쪽 어깨 위로 채를 올리는 동작이 있다. 두 명의 승려가 춤을 추며 이 기둥을 하나하나 치는데, 이는 팔정도를 다짐하는 행위를 춤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식당작법 중 타주춤의 악기 구성은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타악기들이 중심이 된다. 특히 영산재와 같은 큰 규모의 불교 의식에서는 범패(불교 음악)와 함께 여러 타악기가 사용되며, 타주춤의 반주에도 이 악기들이 활용된다. 타주춤의 악기 구성은 기본적으로 불교 사물(범종, 법고, 목어, 운판) 중 법고와 의식용 타악기인 징, 광쇠, 바라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범패와 함께 타주춤을 장엄하게 장식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 광쇠는 불교에서 사용하는 꽹과리를 일컫는 말로, 꽹과리보다 약간 크고 징보다는 작은 쇠붙이 악기이다. 대나무에 악기를 묶어 매달고 채로 쳐서 소리를 낸다. 영산재의 의식 진행 전반을 조율하는 당좌 소임자가 연주하며, 타주춤 반주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역사적 변천 및 전승 타주춤은 스님들의 공양 의식인 「식당작법」 중에 연행됨에 따라 전승에는 범패(불교 음악), 작법(불교 무용), 시연(공양) 절차 등이 모두 포함된다. 타주춤은 다른 작법무와 비교해 동작이 단조로운 편이지만, 나비춤 의상을 입고 절제된 동작으로 수행의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의식의 규모나 절차에 일부 변화가 있기도 했지만, 영산재 보존회를 중심으로 본래의 의미와 형태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근래에는 사라진 일부 작법무가 있지만, 핵심적인 작법무인 타주춤은 계속 전승되고 있다.
타주춤의 가장 큰 특징은 승려가 여덟 면의 기둥(백추)을 북채로 치면서 춤을 추는 것이다. 여덟 개의 면은 불교 수행의 여덟 가지 덕목인 '팔정도'를 상징하며, 춤을 통해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수행의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춤의 동작 자체가 불교 교리를 함축하고 있어 깊은 예술적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식당작법에는 「나비춤」, 「바라춤」, 「법고춤」, 「타주춤」 등 네 종류의 작법무가 모두 연행되어, 대승 불교 사상인 일체 중생 모두 불성을 가지고 있고, 산 자, 죽은 자가 모두 성불한다는 원융 사상(圓融思想; 모든 사상을 분리시켜 고집하지 않고 더 높은 차원에서 하나로 엮는 교리 통합론을 가리키는 불교 교리)을 내포하고 있다. 식당작법은 단순히 승려의 공양만을 말함이 아니라 팔정도의 수행과 삼보의 가르침을 받아 도업을 성취함은 물론, 배고픔의 고통을 받는 일체 아귀 중생에게까지도 공양을 베풀어 불법의 참 가르침을 깨닫게 하는 공양 의식이다. 이는 단순한 공양 의식이 아닌 가무악을 통한 불교 최상의 가르침인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목표로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위로 보리를 추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교화한다는 뜻으로, 보살의 수행 목표를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측면으로 표현한 불교 교리)의 의미를 표출한 것이다. 영산재는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고, 2009년에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식당작법의 타주춤은 영산재의 핵심 구성 요소로서 중요한 무형유산이라 할 수 있다.
국가 무형유산 50호(1973)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2009)
김응기(법현), 『불교음악 영산재연구』, 운주사, 1997. 김응기(법현), 『영산재 연구』, 운주사, 1997. 김응기(법현), 『불교무용』, 운주사, 2002. 김응기(법현), 「靈山齋 作法舞 梵唄의 硏究」, 원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4 김응기(법현), 『한국의 불교음악』, 운주사, 2005. 김응기(법현), 『불교무용감상』, 운주출판사, 2020. 홍윤식, 『불교와 민속』, 동국대부설 역경원, 1993.
(법현)김응기((法顯)金應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