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춤
함경도 지역에서 여인들이 민요 〈애원성〉을 부르며 추는 토속적인 소리춤
애원성춤은 함경도 지역 여인들이 남편을 군방(軍方)이나 노역(勞役)으로 보낸 안타까움과 기다리는 심정을 〈애원성〉 등 토속민요를 부르며 추는 ‘넋두리춤’의 일종이다. 퉁소가락에 맞춰 느린 굿거리장단에 추며, 향토성이 강한 소리춤이다.
민요 〈애원성〉은 조선시대 6진 정책으로 새 땅을 일구어내는 시기에 원주민과 각처에서 온 이주민들의 생활사를 담은 함경도의 대표적 민요이다.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에서 각각 다른 배경으로 정립되어 전해졌다. 함경남도는 함경북도보다는 국경에서 떨어진 남쪽에 자리 잡고 있어 〈돈돌날이〉, 〈어랑타령〉, 〈애원성〉 등 다양한 노래가 발달하였다. 함경남도 국가무형유산 《북청사자놀음》 중의 제3과장 〈애원성춤마당〉은 함경도 토속적인 〈넋두리춤〉을 바탕으로 정립한 춤이다. 그리고 함경북도는 지리적으로 농경지가 협소하고 농토가 비옥하지 못한데다가 끊임없이 여진족과의 싸움에 시달려온 지역이다. 일제강점기에는 학정에 시달려 소외된 불운한 환경에 유배당한 유랑민들이 이곳을 통해 국경을 넘어 북간도와 러시아로 이주를 전전하면서 고향산천을 그리워하고 애달픔과 서러움을 달랬다. 애원성춤은 남편이 무사 귀환하기를 애타게 바라는 아내의 마음, 가족과 내 고장, 내 나라를 사랑하는 아낙들의 꾸밈없는 생각과 일상생활의 모습을 함경북도 사람들의 토속적인 춤사위로 표현하였다.
[개요]
애원성춤은 함경도 대표 민요인 '애원성'에 맞춰 퉁소의 슬픈 가락과 북장단에 맞춰 끈질긴 삶의 애환을 담아 추는 춤이다. 애원성의 가사는 일반적으로 함경도 민요의 하나로, "가지 마오 가지를 마오 동대산 바람은 이별 바람이라요 에-"로 시작하는 가사나 "백두산 꼭대기에 칠성단 묻어놓고 아들딸 낳기만 발원이로구나 에헤에헤야 어헐사 좋구좋다 얼럴럴 거리구 상사디야"와 같은 구절이 알려져 있다. 척박한 농경지에서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살아온 함경도 사람들의 삶의 애환, 이별의 아픔, 유랑민의 슬픔 등이 담긴 노래이다. 함경북도 민요 〈애원성〉은 혼자서 산길을 걸을 때나 혼자 김을 맬 때에 흥얼거리며 부른다고 한다. 제목 그대로 변방 사람들이 겪는 야기를 소재로 삼은 애원이 깃든 노래이다. 함경남도 《북청사자놀음》 중에는 북청지방 고유의 춤인 〈넋두리춤〉을 응용하여 〈애원성춤 마당〉을 구성하고 있다. 〈넋두리춤〉은 활발하고 움직임이 잦고 절도가 명료한 모습을 보이는데, 애원성춤에서도 이와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춤사위] 애원성춤은 서럽고 구슬픈 노랫말과는 달리 몸짓에서 강인한 북방인들의 용맹함이 묻어나며, 여인네들의 절도있는 군무로 힘차고 씩씩한 느낌을 준다. 이 춤은 여러 명의 여성이 등장하여 제각기 놀이판 가운데서 춤추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하게 정해진 길은 없다. 춤을 추면서 크게 원을 그리고, 한 사람씩 교대하면서 원의 안으로 들어가서 춤을 추기도 하고, 앞사람이 돌면 뒷사람도 돌면서 춤춘다. 애원성춤은 양팔을 옆으로 들고 움직이는 동작과 머리를 숙인 채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면서 춤추는 동작과 손목을 돌리며 잔가락을 쓰고 다리를 뒤로 살짝살짝 들면서 춤추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손동작이 어깨선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 것이 남부지역춤과 아주 다른 차이점이다. [반주 음악] 함경북도 민요〈애원성〉은 높은 음으로 질러 내는 부분이 많아 마치 슬픔이나 시름을 한껏 토해 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음조직은 경기 민요 〈창부타령〉과 같은 솔(sol)-라(la)-도(do)-레(re)-미(mi)로 구성되고, 종지음은 솔(sol)이다. 느린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추며, 악사 옆에서 창자가 〈애원성〉을 부른다. 민요 애원성은 각 절의 시작과 후렴은 모두 ‘에~’ 하는 입소리 한 장단으로 시작하는 점이 특징이다. 참고로 함경남도 《북청사자놀음》의 반주는 피리 4대, 퉁소 4대, 큰북 1, 징 1, 새납 1, 소고 1의 악기로 구성된다. 여러 악기 중 퉁소는 소리가 맑고 깨끗하며 음색이 다양하여 주요 선율 악기로 사용된다. 또한 《북청사자놀음》은 북청지역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장단을 갖추고 있다. 일명 ‘덩 다 따쿵따’와 ‘덩따쿵따꿍’ 장단을 치는데 이는 전통가락에 굿거리장단과 자진굿거리 장단의 중간 가락 형태를 띠어 흥겹고 신명이 나는 가락이다. 그러나 〈흘렐레 레떼레〉와 〈애원성〉은 진양조장단으로 되어 있으며, 물바가지와 물자배기로 북과 비슷한 가락을 치면서 시작 장단에서 엇박을 친다. 특히 북, 물바가지, 물자배기 가락은 속도와 강도만으로 놀이에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복식ㆍ의물ㆍ무구] 복식은 보통 흰 저고리와 감청색 치마를 입지만, 단오에는 화려한 복식을 하여 놀이에 참여 한다. 감청색 치마의 색깔은 북청지방에서 자생하는 창포에서 원료를 추출하여 염색하여 착용하여 토속적이면서도 광목보다는 화려한 의상을 착용하였다. 저고리는 계절별, 명절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나 정월대보름에는 명주나 비단으로 만든 옷을 주로 입고, 한식과 단오에는 화려하게 치장을 하였으며, 처녀들은 검정색 치마와 흰 저고리를 주로 입었다. 머리에는 머리쓰개를 쓰고 놀이에 참여하거나, 일부지역은 고깔을 쓰는 간편한 복식이다. 북청지방의 머리쓰개는 머리 주위부터 상부까지 완전히 덮어 뒤에서 마무리를 짓는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바느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접어서 만든다. 가운데는 평평하지만 양쪽에는 호랑이 귀를 상징하는 귀(耳)를 만드는데, 이는 벽사 및 잡귀와 재앙을 쫓는 의미이다. [역사적 변천 및 전승] 함경도는 지리적으로 동해안을 낀 해안 지대와 산세가 험한 높은 산간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농업, 어업, 산림업과 관련된 민요가 발달하였으며, 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와 인접하여 개방적이며, 활달한 음악적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한반도의 동부 지역에 해당하여 그 지역에서 발달하고 전승되었던 강한 메나리토리의 영향을 받았으나 상호교류가 적다보니 현재는 전승자에 따라 서도토리와 경토리 등이 사용된다. 함경남도 애원성춤은 《북청사자놀음》 예능보유자 이근화선(李根花善,1925~2015)이 함경도 토속적인 〈넋두리춤〉을 바탕으로 정립한 춤으로, 《북청사자놀음》 제3과장 〈애원성춤마당〉으로 구성되어 전승하고 있다. 그리고 함경북도 애원성은 이북오도 무형유산 예능보유자 김길자(1929~ ) 가 정립한 소리춤으로 함경북도 실향민들을 중심으로 전승하고 있다.
애원성춤은 서럽고 구슬픈 노랫말과는 달리 몸짓에서 강인한 북방인들의 용맹함이 묻어나며, 여인네들의 절도있는 군무로 힘차고 씩씩한 느낌을 준다. 이 춤은 여러 명의 여성이 등장하여 제각기 놀이판 가운데서 춤추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하게 정해진 길은 없다. 춤을 추면서 크게 원을 그리고, 한 사람씩 교대하면서 원의 안으로 들어가서 춤을 추기도 하고, 앞사람이 돌면 뒷사람도 돌면서 춤춘다. 지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반도 북부지역춤은 손놀림이 상향춤이 많고 중부지역은 상하향춤이 많으며 남부지역은 하향춤이 많은 편이다. 한반도 북단인 함경도 지역의 애원성춤의 손춤사위를 보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여 양손을 어깨 위로 올린 후부터 노래가 끝날 때까지 양손을 쳐들어 다양한 손짓춤을 추다가 노래가 끝나야 비로소 양손을 내리는 전형적인 북부지역춤의 특성을 보여준다. 전형적인 소리춤이며, 함경북도의 〈애원성〉도 애원성 노래에 맞춰 부녀자들이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옛 공동체 삶의 따뜻한 정과 강인함을 보여준다.
북청사자놀음: 국가무형유산(1967) 한국의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22) 애원성: 이북오도 무형유산(2005)
김주연, 『북청사자놀음에 내재된 표현적 상징성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0. 이재원, 『북청사자놀이의 퉁소가락에 관한 연구』,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1. 전경욱, 『북청 사자놀이연구』, 태학사, 1997. 전경욱, 「6.25전쟁 이후의 중ㆍ북부지역 가면극의 변화양상」, 『공연문화연구』 22, 2011. 함경북도 민속예술보존회, 「제60회 한국민속예술축제 출품」, 팸플릿 내용(서울잠실운동장, 2019년 10월2~3일).
이병옥(李炳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