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여창가곡ㆍ가사ㆍ시조창 및 경기와 서도창 일부 악곡에서, 성대를 진동시켜 자연스럽게 발성하는 진성과는 다르게 성대를 조여 머리 울림을 통하여 가늘고 곱게 내는 발성법.
조선 후기에 서울 일원을 중심으로 성창되기 시작한 15종의 여창가곡(女唱歌曲), 12곡의 가사(歌詞), 대부분의 경제 시조창(京制 時調唱) 등 정악 계통의 창곡에서 주로 나오는 창법이다. 그 외 경기 12잡가(京畿 12雜歌) 중 〈소춘향가〉, 경기민요 중 〈금강산타령〉, 서도민요(西道民謠) 〈긴아리〉 및 시창(詩唱/律唱)으로 알려진 〈관산융마(關山戎馬)〉 등에도 속소리가 등장한다.
속소리는 통성(通聲)ㆍ통목ㆍ겉성ㆍ겉목ㆍ겉소리 등으로도 다양하게 명명되는 강하고 굵은 창법의 진성과는 반대로 여리고 가는 창법으로, 조선 후기에 서울 일원을 중심으로 성창되기 시작한 가곡, 가사, 시조창 등 정악 계통의 창곡에서 주로 나오는 창법이다. 이러한 창법은 가곡ㆍ가사ㆍ시조와 같은 발생 지역권인 서울ㆍ경기ㆍ인천 및 서도 지역의 일부 창곡에서도 찾을 수 있다.
15종의 여창가곡 모든 악곡과 12곡이 전하는 가사 및 대부분의 시조창 외에도, 경기 12잡가중 〈소춘향가〉, 경기민요 중 〈금강산타령〉, 서도민요 중 〈긴아리〉 및 시창(율창) 중 〈관산융마(關山戎馬)〉 등에 한 박 이상의 긴 속소리가 등장한다.
그러나 가곡 중에서도 높은 고음조차 진성만 구사하는 26종의 모든 남창가곡과 시조창 중에서도 〈향제(鄕制) 평시조〉, 〈사설시조〉, 〈반사설시조〉, 〈우조지름시조〉 등과 경기와 서도소리인 잡가, 시창(율창), 송서(誦書), 선소리산타령, 재담소리 및 민요 등에는 대부분 한 박 이상의 속소리를 정식으로 구사하지는 않고, 속소리가 진성에 섞여 짧게 장식음으로 구사되는 소위 방울목 등의 시김새로 주로 표현된다.
속소리가 한 박 이상의 길이를 갖고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여창가곡, 12가사 및 시조창과 특별히 시창 중 〈관산융마〉를 중심으로 속소리의 출현음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 여창가곡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 곡 모두 속소리로, 가장 낮은 음은 임종(林; B♭4)이고, 가장 높은 음은 중청황종(㶂: E♭6)이다. 그 외에 두 개의 악조에서 공통으로 청중려(㳞: A♭5)와 청임종(淋: B♭5)에서 나타나고, 우조 곡에서는 청태주(汰: F5)와 청남려(湳: C6)에서, 계면조 곡에서는 청황종(潢: E♭5)에서 추가로 속소리를 사용한다.
12곡의 가사를 종합하면, 속소리로 가장 낮은 출현음은 여성 키로 청임종(淋: B♭5), 남성 키로 청황종(潢: E♭5)이다. 가장 고음(高音)은 여성 키로 중청태주(㳲: F6), 남성 키로 청임종(淋: B♭5)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최저음이 〈춘면곡〉에서는 청중려(㳞: A♭5), 남성 키로 무역(無: D♭5), 〈황계사〉는 청고선(㴌: G5), 남성 키로 남려(南: C5), 〈길군악〉은 청황종(潢: E♭5), 남성 키로 중려(仲: A♭4)와 같은 낮은 음에서도 속소리가 등장한다. 〈권주가〉에서 이주환은 남려(南: C5), 남성 키로 태주(太: F4), 정경태는 임종(林: B♭4), 남성 키로 황종(黃: E♭4)의 더 낮은 속소리 음이 보이기도 한다.
○ 시조
경제 시조는 현재 십여 종의 악곡이 전해지고 있으나 사설시조 계통 등을 제외하면 주로 속소리는 청임종(淋: B♭5), 남성 키로 청황종(潢: E♭5)과 중청황종(㶂: E♭6), 남성 키로 청중려(㳞: A♭5)음에서 출현한다. 특별히 《수잡가(首雜歌)》인 〈푸른산중하에〉에서만 중청태주(㳲: F6), 남성 키로 청임종(淋: B♭5)까지도 나온다. 석암제 시조에서도 십여 종의 악곡이 전해지고 속소리 출현 양상도 경제 시조와 비슷하나 구체적인 분석은 생략하였다.
○ 관산융마
시창은 음역대가 고정되지 않고 창자의 음역대에 맞춰 자유롭게 부를 수 있으나 국가무형유산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인 김광숙의 창을 기준으로 청태주(汰: F5), 중청임종(㵉: B♭6), 중청남려(㵜: C7)에서 속소리가 길게 나타난다. 남성 키로 각각 임종(林: B♭4), 청황종(潢: E♭5), 청태주(汰: F5)이다.
여창가곡, 가사, 시조창 및 관산융마를 여성 키를 중심으로 속소리의 음역대를 종합하면, 가장 낮은 음은 임종(林: B♭4)이고, 가장 높은 음은 중청남려(㵜: C♭7)이다. 그러나 임종 속소리 음은 여창가곡에서만 그것도 중여음(中餘音) 직전에만 잠깐 출현하며, 중청남려 속소리 음은 〈관산융마〉에서만 등장할 뿐이다.
따라서 여창가곡에서는 청황종(潢: E♭5)이, 가사와 시조에서는 청임종(淋: B♭5), 남성 키로 청황종(潢: E♭5)이 가장 낮은 음으로 출현하며(가사 중 〈춘면곡〉, 〈길군악〉, 〈황계사〉, 〈권주가〉에서는 더 낮은 음이 출현함), 가장 높은 속소리 음은 여창가곡, 가사 및 시조를 망라하여 중청황종(㶂: E♭6), 남성 키로 청중려(㳞: A♭5)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가사 중 〈상사별곡〉, 〈춘면곡〉, 〈처사가〉, 〈양양가〉와 《수잡가》 〈푸른산중하에〉에서는 중청태주(㳲: F6), 남성 키로 청임종(淋: B♭5)이 등장한다.
이상에서 속소리는 주로 여창가곡, 가사, 경제 시조창을 중심으로 출현하며, 일부 경기와 서도 소리에서도 등장하나 대개 짧은 속소리가 진성 사이에 섞인 소위 방울목 시김새 형태로 나올 뿐, 한 박 이상의 본격적인 속소리 창법은 등장하지 않는다.
한편, 속소리의 고운 소리가 제대로 나려면 발성법의 원리상 적당히 높은 음이라야 가능하다. 그 소리의 적정 최저 음고가 여성 키로는 청임종(淋: B♭5)이고 남성 키로는 청황종(潢: E♭5)으로, 출현 빈도수가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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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文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