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춘향전』명 가들도 차여로 들어와셔, 각긔 소로 노 마듸식 듸, 낫듯긔 명이다. 〈사명창 변사도 잔치〉 보 권션달이 놀보타령 계비 몰노 나가문을 아주 연비연쳔 쳬로 워 나가던 거시엿다. [중머리] 계비 호리로 나간다. . 막평교 너른 들의 엉그범심 버려셔, “계비야, 나지을 말고 아 그물노 들오너라.”
그리고 후대의 명창들도 〈제비가〉를 부를 때 다음과 같이 아니리를 통해 권삼득의 더늠임을 밝히고 있다.
김창룡 〈제비가〉
아니리 “권삼득, 권선생제였다.” 중중모리 “제비 몰러 나간다. 하사월 초파일 연자 나부가 훨훨…생략…
김연수 〈제비가〉
아니리 “아무리 생각해도 백계무책 도리없어, 하로는 그물을 맺어 들고 제비를 후리러 나가는디, 제비를 어떻게 후리는고 헌, 옛날 우리나라 팔명창 선생님이 계실 시절에, 팔명창 중에 권삼득씨 명창 선생님이 계셨는디, 이 더늠을 이미 고인이 되신 감찰 송만갑씨, 우리 선생님께서 나를 가리켜주신 바, 도저히 우리 선생님같이 할 수는 없지마는, 되든지, 안되든지 흉내라도 한 번 내 보든 것이었다.” 중중모리 “이때 춘절 삼각어 연자 나비는 펄펄. 제비몰러 나간다.…생략…
따라서 권삼득의 설렁제는 현재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더늠 중 최고(最古)의 것이다.
권삼득의 더늠인 설렁제는 판소리 다섯 바탕에서 모두 전해진다. 설렁제로 부르는 대표적인 대목은 판소리 《흥보가》 중 〈제비가(제비 후리러 가는데)〉이다. 이 〈제비가〉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대목은 《춘향가》 중 〈군로사령 나가는데〉, 《심청가》 중 〈남경선인 외치는데〉, 《수궁가》 중 〈해원군 방게가 용왕께 아뢰는데〉, 《적벽가》 중 〈한 군사 떠들고 나오는데〉 등이 있다. 이것은 권삼득의 더늠이라는 뜻으로 ‘권삼득제’ㆍ‘권제’로, 가볍게 팔을 저어 설렁설렁 걷는다는 뜻으로 ‘설렁제’, 덜렁거리며 걷는다는 뜻으로 ‘덜렁제’, 권마성의 가락을 활용했다는 뜻으로 ‘권마성제’, 호기롭게 거드럭거리는 느낌이라는 뜻으로 ‘호걸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판소리에서 설렁제로 불리는 대목은 놀보ㆍ군로사령ㆍ남경선인ㆍ군사 등의 인물들이 거드럭거리며 호기있게 나오는 극적 상황과 조화를 이룬다.
음악적 특징은 주로 중중모리 장단과 함께 활용되고, 넓은 음역을 사용하고 도약 진행이 많아 경쾌하고 씩씩한 느낌을 준다. 특징적인 선율은 시작 부분 선율형인데, 이 선율은 모두 고음을 질러 그 음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옥타브 아래에서 툭 떨어지거나 옥타브 위로 급하게 상행하는 선율도 나타난다. 그리고 특정 음에서 짧은 시가로 두 번 내지 세 번을 연속적으로 굴리는 ‘다루’를 활용한다.
서정민(徐玎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