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면의 정내교 「청구영언서(靑丘永言序)」와 마지막 장의 이정섭 「청구영언후발(靑丘永言後跋)」의 일부가 마모되었으나, 각각 문집을 통해 내용 전모가 확인된다. 본문 종이는 곳곳에 훼손의 흔적이 많으나, 작품 부분은 거의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다.
『청구영언』에는 여러 개의 서문과 발문이 있는데, 크게 두 종류이다. 하나는 가집 편찬과 관련된 것으로 정내교 서문, 이정섭 후발(後跋), 그리고 김천택이 직접 쓴 서발문들이다. 이것들은 대부분 완성 단계에서 작성되었고, 이 서발문들을 통해 최종 완성본에 이르기까지 편찬자인 김천택의 편집 의도와 고심을 알 수 있다. 또 하나는 수집된 역대 작품들이 본디부터 갖추고 있던 서발문들인데, 이를 통해서는 역대 작은 가집이나 가첩들의 창작 사정을 알 수 있다.
○ 구성과 체제
전체 구성 체제와 작품 수는 다음과 같다. [ ] 부분은 항목명이 기입되어 있지 않아, 가집의 일반적인 편제에 맞추어 명칭을 넣었다.
청구영언서(靑丘永言序)
〈초중대엽(初中大葉)〉 1수
〈이중대엽(二中大葉)〉 1수
〈삼중대엽(三中大葉)〉 1수
〈북전(北殿)〉 1수
〈이북전(二北殿)〉 1수
〈초수대엽(初數大葉)〉 1수
[이수대엽(二數大葉)] 391수
〈삼수대엽(三數大葉)〉 56수
〈낙시조(樂時調)〉 10수
〈장진주사(將進酒辭)〉 1수
〈맹상군가(孟嘗君歌)〉 1수
〈만횡청류(蔓橫淸類)〉 116수
[청구영언발(靑丘永言跋)]
청구영언후발(靑丘永言後跋)
가집의 앞뒤에 서발문을 갖추었다. 앞의 「청구영언서」는 정내교, 뒤의 「청구영언발」은 김천택, 「청구영언후발」은 이정섭의 글이다.
전체 작품은 노래 종류에 따라 세 가지로 구성되었다. 〈초중대엽〉부터 〈낙시조〉까지 462수는 단형 가곡이다. 〈장진주사〉와 〈맹상군가〉 2수는 장형 노래들이다. 〈만횡청류〉 116수는 여항가요이다.
가곡은 악곡별 편집인데, 이 중 〈이수대엽〉에는 악곡명이 없다. 이는 〈이수대엽〉이 방대한 작품군을 가질 만큼 가곡의 중심이어서 굳이 악곡명을 쓰지 않아도 누구나 <이수대엽>임을 알았던 당대 관행이 가집 편집에 반영된 것이다. 『해동가요』(박씨본), 『가조별람』 등 여러 가집에서 이런 관행이 나타난다.
〈장진주사〉ㆍ〈맹상군가〉 각 말미에는 홍만종(洪萬鍾, 1643~1725)의 『순오지(旬五志)』에 실린 평어(評語)를 약간 손질하여 함께 실었다. 두 작품은 마치 하나의 짝처럼 다른 가집들에서도 가곡 작품의 말미에 종종 나란히 실렸다. 『청구영언』(장서각본)ㆍ『시가』(박씨본)등의 가집에서 발견된다.
〈만횡청류〉는 여항의 장형 가요인데, 세부 악곡명 없이 작품만 실었다. 김천택은 <만횡청류>에 별도의 작은 서문을 붙였는데, 그 내용은 노랫말이 지나치게 과하고 뜻이 하찮지만 오래되었기에 싣는다는 수록의 변(辯)이다. 이 노래 모음은 이후 삼십여 년 후부터는 〈만횡청류〉의 본래 악곡은 버리고 노래 가사만을 그대로 취하여 가곡 낙ㆍ농ㆍ편 악곡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청구영언』 이후의 모든 가집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 작품 수록 양상과 세부 내용
『청구영언』 노래들 중 가곡에서는 정밀한 세부 분류 체계가 나타난다. 먼저 9개 악곡을 기본 틀로 삼았는데, 작품 수로 보아 가창의 중심은 〈중대엽〉이 아닌 〈삭대엽〉임을 알 수 있다.
〈삭대엽〉 작품은 다시 유명씨(有名氏)와 무명씨(無名氏)로 나누었다. 유명씨 작품들은 모두 〈이수대엽〉에만 배치했고, 시대와 신분에 따라 ‘여말(麗末)-본조(本朝)-열성어제(列聖御製)-여항육인(閭巷六人)-규수삼인-연대결고’ 순으로 배열하였다. 이 중 ‘여항육인’은 당대 노래로 이름난 이들을 지칭한 것인데 ‘여항칠인’이라고 썼다가 수정한 흔적이 보인다. 유명씨 작품 수집에서는 한 작가의 한두 수만 전승된 작품부터 한 작가의 다수 창작품 전체까지 빠짐없이 모았다. 또한 역대 사대부 작품에 딸린 서발문도 그대로 함께 수록하였고, 여항인 작품에는 김천택 자신이 직접 서(序)를 써 넣었다. 이처럼 유명씨 작품들 수집과 편집에 많은 공을 들였고, 유명씨 작품들의 끝에는 김천택이 쓴 별도의 유명씨 발문까지도 남겼다.
무명씨 작품은 유명씨가 끝난 뒤에 이어진다. 〈이수대엽〉 후반부 103수와 〈삼수대엽〉 56수가 작가를 알 수 없는 무명씨 작품들이다. 김천택은 유명씨 경우와 동일하게 무명씨 발문도 남겼는데, 〈삼수대엽〉 끝에 놓여 있다. 특별히 〈이수대엽〉의 무명씨 부분에서는 작품 끝에 52개의 주제어를 달아 내용별 분류를 보여 주었다. 〈삼수대엽〉은 주제어 없이 구비전승에서 형성된 공통 어구라는 내용상 유사 작품들 순으로 배열하였다.
신경숙(愼慶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