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舞儀), 성경린 무보(成慶麟 舞譜)
10편 정재의 연행법을 『정재무도홀기』 형식으로 정리한 성경린의 자필 필사 무보.
이왕직아악부 무보는 성경린이 〈봉래의〉, 〈장생보연지무〉, 〈춘앵전〉, 〈처용무〉, 〈향령무〉, 〈보상무〉, 〈무고〉, 〈가인전목단〉, 〈수연장지곡〉, 〈만수무〉의 정재 10편의 연행 절차 및 수행 방법을 노트에 자필로 기록한 무보이다.
관재 (寬齋) 성경린(成慶麟, 1911~2008)의 『이왕직아악부 무보』는 이왕직아악부원 양성소 선배인 이병성(李炳星)이 후배 무동들의 학습 교재로 제작한 『창사와 정재철(唱詞及呈才綴)』을 텍스트로 하여 성경린이 자신의 노트에 재편성하고 누락된 부분을 수정·보완하여 기록한 자필 필사본이다. 성경린은 1929년 영친왕 내외 근친 행사 준비를 계기로 무동(舞童)으로 선발되었고, 이때 『창사와 정재철』의 바탕이 된 정재 9편을 학습했다. 이 무보의 표지에 ‘舞儀(무의)’라고 표기되어 있어 『무의』로 불리기도 하며, 성경린이 작성한 무보라는 의미에서 『성경린 무보』라고도 한다.
○ 체재 및 규격
작성 연대 미상. 1책 56면(속지만: 앞표지 미포함, 뒷표지 없음) 자필 필사본. 크기: 세로21.3cm × 가로15.5cm. 이 무보는 언제 제작되었는지 알 수 없다. 표지에는 ‘舞儀(무의)’라고 세로쓰기가 되어 있으며, 연두색 바탕에 검정색 무늬가 있다. 복사한 용지를 철하고 이를 검정 테이프로 마무리하였다. 이왕직아악부 무보를 무의로 부르는 것은 이 표지 제목에 따른 것이다. 뒤표지는 없으며, 복사 용지가 매우 낡아 접은 면이 서로 떨어지려는 상태에 있다.
○ 소장처(자)
이흥구(李興九, 1940~)[국가무형유산 학연화대합설무 보유자] 소장자 이흥구는 국립국악원 무용단 안무자로 있던 1990년경 저자인 성경린에게서 이 노트를 직접 받았다고 한다. 이흥구가 복사본을 보관하고 원본은 성경린에게 돌려주었으므로, 현재의 이흥구 소장본은 당시의 복사본이며 실제 원본의 행방은 알 수 없다
○ 저자 사항
저자 성경린은 이왕직아악부 아악부원양성소에 1926년 입소하여 1931년에 학습 과정을 마친 제3기생이었다. 성경린은 1929년 영친왕(英親王) 이은(李垠, 1897~1970) 내외의 근친(覲親: 어버이를 뵘) 행사 준비를 계기로 무동(舞童)에 선발되었고, 이때 처용무를 뺀 나머지 9편 정재를 학습했다. 1930년 7월 10일 이왕(영친왕) 부부 환국연에서 아악부원양성소 제2기와 제3기로 구성된 무동들과 <처용무> 주자들이 이왕직아악부 무보에 기록된 정재 10편을 공연했다.
○ 구성 및 내용
성경린의 무보 기록물인 속지 56면에 기록된 정재 관련 구성 내용에 대해서는 표로써 정리ㆍ제시한다.
〈표 1〉 성경린의 『이왕직아악부 무보』 구성표
구분 |
구성 내용 |
56면 |
28장 |
|---|---|---|---|
표제와 |
呈才(정재) / 舞鼓(무고), 酒色財氣(수색재기)의 경계 7언절구(명심보감 성심편), 죽간자 儀仗(의장) 설명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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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1.鳳來儀(봉래의) ~ 10.萬壽舞(만수무)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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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
봉래의 |
3-9 |
3½장 |
장생보연지무 |
10-18 |
4½장 |
|
춘앵전 |
19-22 |
2장 |
|
처용무 |
23-27 |
2½장 |
|
향령무 |
28-29 |
1장 |
|
무고 |
30-33 |
2장 |
|
보상무 |
34-37 |
2장 |
|
가인전목단 |
38-41 |
2장 |
|
수연장 |
42-46 |
2½장 |
|
만수무 |
47-50 |
2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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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장무 |
51-52 |
|
선유락 |
52 |
||
항장무 |
52-53 |
||
기타 |
날짜별 연무(宴舞), 일무(佾舞)등 관련 메모 |
53-56 |
2장 |
이 노트의 기타 부분에는 1941년 4월 8일부터 11월 25일까지의 이왕직아악부의 아악수 관련 연무(宴舞)나 일무(佾舞)를 교습(敎習), 이습(肄習)하고 공연[演]한 일지가 촘촘한 글씨로 기록되어 있다. 이 부분은 1938년 4월부터 1941년까지 아악수장을 지낸 성경린이 1941년의 아악수와 아악생을 관리한 기록을 특히 이 무보 노트의 빈 뒷면에 남겨 당시의 실제 활동 양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내용이 채워져 있다.
○ 무보 차례
1. 鳳來儀(봉래의) 2. 長生寶宴之舞(장생보연지무) 3. 春鶯囀(춘앵전) 4. 處容舞(처용무) 5. 響鈴舞(향령무) 6. 寶相舞(보상무) 7. 舞鼓(무고) 8. 佳人剪牧丹(가인전목단) 9. 壽延長之曲(수연장지곡) 10. 萬壽舞(만수무)
〇 특징
성경린의 『이왕직아악부 무보』에서는 춤 곡 1편에 편성된 여러 소악곡들의 개별 아명(雅名)이 붙여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아명은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ㆍ'함녕지곡(咸寧之曲)'ㆍ'풍운경회지곡(風雲慶會之曲)'ㆍ'장춘불로지곡(長春不老之曲)'ㆍ'풍경지곡(豊慶之曲)'ㆍ'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 등이다. 예컨대, 국립국악원 본 『정재무도홀기』<장생보연지무>의 음악 아명은 ‘팔천춘추지곡(八千春秋之曲)’이다. 이 아명은 <장생보연지무> 전체를 아우른다. 이 <장생보연지무>의 본래 반주음악은 <보허자령>과 <향당교주>가 절차에 따라 반복 연주된 편성이었다. 반면, 『이왕직아악부 무보』의 <장생보연지무>는 제1박과 9박의 표기 아래에 “악주장춘불로지곡(음악은 장춘불로지곡을 연주한다)”이 표기되었다. 제4박과 7박에는 ‘풍경지곡’, 제11박 표기의 옆 메모에 “악주함녕지곡(음악은 함녕지곡을 연주한다)”이 표기되어 있으며, 이 악곡은 마지막 제52박까지 지속 연주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왕직아악부 무보』의 ‘장춘불로지곡’은 『정재무도홀기』 <보허자령>의 아명이다. ‘풍경지곡’은 <향당교주>의 아명이며, ‘함녕지곡’은 <삼현도드리>의 아명이다. 이왕직아악부 <향령무>에 사용된 ‘만년장환지곡’은 가곡(歌曲) 계락(界樂)에 붙인 아명이다. 한편, 이왕직아악부 <춘앵전>은 ‘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을 실제 연주한 것처럼 표기되어 있다. 『이왕직아악부 무보』에는 제1박 ‘악주유초신지곡(음악은 유초신지곡을 연주한다)’ 아래에 작은 글씨로 <상령산(上靈山)>이 표기되어 있다. 제4박 ‘악주전악(음악은 앞의 악을 연주한다)’ 아래의 작은 글씨로 <중령산(中靈山)>이, 제9박 아래에는 화살표로써 <세령산(細靈山)>이 표기되어 있다. 이 <세령산>으로 제35박을 마칠 때까지 연주함을 나타냈다. 『정재무도홀기』에는 <향당교주>로 표기된 것을 이 책에서는 ‘유초신지곡’을 개별소곡의 아명으로 동일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반주 악곡은 《영산회상》 중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을 차례로 이어서 연주해야 함을 작은 글씨로 별도 표기한 것이다. 이처럼 『이왕직아악부 무보』에서는 대곡인 《영산회상》의 각 소곡이나 <보허자령> 등 당시 연향악으로 연주된 각 악곡에 개별 아명을 붙여 사용한 특징이 확인된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1930년대 아악부원양성소 아악생들이 학습한 무동정재의 반주음악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다.
이종숙(李鍾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