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악도상의 유래는 자료 혹은 개념으로 구분하여 살필 수 있다. 주악 도상 자료의 범주와 유래에 대해 정의된 바는 없으나 현재 학계에서는 20세기 중반 이전까지 생성된 자료를 활용하고 있으므로 자료의 유래는 상고부터 20세기 전반기까지를 아우를 수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가장 오래된 주악도상은 〈반구대 암각화〉의 악무도이다. 삼국시대의 대표 주악도상으로는 〈고구려 무용총〉, 〈안악 제3호분〉, 〈집안 오회분〉, 〈수산리 고분〉에 묘사된 거문고 연주 모습과 다양한 편성의 연향악, 행렬악, 천상악 장면과 가야금 및 기타 관현악기, 가무의 모습을 담고있는 〈신라의 주악 토우와 전돌〉, 다섯 악사의 연주 모습이 묘사된 〈백제금동대향로〉 등을 들 수 있다.

< 〈토우장식항아리〉: 목 긴 항아리에 여러 가지 형상의 토우가 부착된 대표적인
토우 장식 토기이다. 현행 가야금의 원류로 보이는 현악기를 연주하는 이의 모습이
담겨있어 가야금의 유래와 역사 연구에 주요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
통일신라기에는 감은사터 서삼층석탑에서 나온 사리 장엄구를 비롯한 석조 미술품 및 범종 등에 요고ㆍ공후ㆍ동발ㆍ횡적ㆍ박판 등 외래 악기들과 불교 천인들이 묘사되었고, 고려 시대에는 수 점의 고려 불화에서 주악 형태를 살필 수 있다. 통일신라 및 고려 시대 불교 미술품에 묘사된 악기 및 주악은 이전 시대 도상에서 볼 수 없었던 악기 종류의 한반도 전래 및 불교 도상으로서의 상징 연구 사료로서 의의가 있고,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 도상의 주악 구성 차이를 살필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불화 및 도석화, 무속화 등의 종교 회화 및 풍속화, 문인화, 궁중 및 관청의 행사도, 민화 및 공예 등을 통해 여러 유형의 음악 문화와 음악 현장을 살필 수 있다. 대표성을 띤 주악도상으로는 불교 의례 및 민속 연희 및 무속 의례 장면을 담고 있는 감로도(甘露圖)의 다양한 도상 및 생황을 비롯한 신선의 음악 상징을 보여주는 김홍도의 도석화(道釋畵)류 그림들, 문인들의 음악 일상과 향유를 살필 수 있는 인물 산수도, 고사인물도, 조선 후기 여러 계층의 일상 음악 향유 장면을 묘사한 김홍도ㆍ신윤복ㆍ김득신ㆍ강세황의 풍속화류, 궁중 및 관청의 제례ㆍ연향ㆍ행렬을 주제로 그린 행사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궁중음악과 선비 풍류, 민속음악의 현장과 도상에 반영된 시대의 음악 문화, 상징 등을 살필 수 있다.
대한제국 말엽부터 일제강점기 초반에는 김준근의 풍속화 및 서양화에 당시까지 전승된 전통 공연예술의 현장과 연희집단의 주악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새로운 매체인 사진에 당시의 음악 문화의 면면이 담겼다. 일제 식민지 정부의 민속지 조사 및 관광 사업 목적으로 촬영된 사진부터 신문, 잡지류를 위한 보도 자료, 그림엽서 유형 등으로 다양하게 남아있다.
한편, 주악도상의 개념이 학계에 도입된 유래는 1960년 대라고 할 수 있다. 1962년에 국악학자 이혜구가 고구려 〈안악 제3호분〉에 묘사된 악무 장면을 ‘주악도’라는 명칭으로 소개, 분석했으며, 역사학자 이홍직이 고구려고분벽화 및 통일신라 시기의 범종의 주악상 악기들에 주목한 것을 꼽을 수 있다.
○ 개요
주악도상의 명칭은 일정한 체계에 따라 부여되는 것은 아니나 〈고구려 고분 무용총 벽화의 주악도〉, 〈백제금동대향로 오악사상〉, 〈신라의 주악 토우〉, 〈통일신라 범종의 주악 천인상〉과 같이 연구자에 의하여 시각 자료의 조성 방식 및 미술사의 양식, 또는 개별 작품명, 주제와 내용을 결합하여 다양하게 명명되고 있다.
○ 주제와 내용
주악도상의 주제는 악무의 구성, 악대의 편성, 주악인의 신분과 복식, 주악 공간, 개별 악기의 종류, 형태, 구조, 연주 및 연행 자세와 공연방식 등으로 구분될 수 있으나 지금까지 이루어진 주악도상 연구는 개별 도상의 내용을 소개하고 해석하는 정도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통사적 관점에서 각각의 주제를 정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학계에 소개된 주요 주악도상의 주제와 내용을 미술양식별로 구분하여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표〉 주요 주악도상의 미술 양식별 분류 및 주제와 내용
시대 |
미술양식 |
대표도상 |
도상의 주제와 내용 |
||||
|---|---|---|---|---|---|---|---|
1 |
삼국 |
고구려 |
회화 |
고분벽화 |
안악 제3호분 |
행렬도 |
고구려 행렬악의 구성과 악기 |
악무도 |
연향 또는 장례의식에 따른 가무악 |
||||||
무용총 |
거문고 주악 천인 |
거문고의 유래와 역사 |
|||||
악무도 |
고구려의 악기와 악무 구성 |
||||||
수산리 고분 |
기악과 연희 |
고구려의 연희 연행 |
|||||
오회분 4호묘 |
주악천인 |
고구려의 요고 |
|||||
신라 |
공예 |
토기 |
토우장식 항아리 |
가야금 주악상 |
가야금의 유래와 역사 |
||
인물형 토우 류 |
주악 토우 |
신라의 악기와 악무 구성 |
|||||
백제 |
공예 |
금속 |
백제 금동대향로 |
오악사 |
오악사 상의 악기와 편성, 연주 |
||
2 |
통일 신라 |
공예 |
금속 |
감은사터 |
주악천인 |
불교미술품에 묘사된 외래악기류의 종류와 악무 구성 |
|
토제 |
와당 |
주악천인 |
|||||
공예 |
금속 |
상원사동종 |
주악천인 |
||||
석조 |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 |
주악천인 |
|||||
백장암 삼층석탑 |
주악천인 |
||||||
상주 석조천인상 |
주악천인 |
||||||
쌍봉사 철감선사탑 |
가릉빈가 |
||||||
봉암사 지증대사탑 |
주악천인 및 가릉빈가 |
||||||
3 |
고려 |
공예 |
금속 |
천륜사 (天倫寺) 고려종 등 |
천의 |
||
석조 |
연곡사 북승탑 |
가릉빈가 |
|||||
굴산사지 승탑 |
주악천인 |
||||||
회화 |
불화 |
일본 <서복사 소장의 관경십육관변상도> 등 |
주악천인 및 |
고려불화에 묘사된 주악 구성과 악무 |
|||
공예 |
도자 |
<청자상감인물문 매병> 등 |
탄금 |
고구려 문인층의 음악향유와 탄금 |
|||
4 |
조선 |
회화 |
인물산수 |
이경윤의 <탄금도> 등 인물 산수 류 |
탄금 및 취적 |
문인들의 음악향유와 악기 |
|
고사인물 |
<행단고슬> 등 |
고사와 주악 |
문인들의 음악 향유와 상징 |
||||
고사 인물 |
|||||||
도석화 |
김홍도 <신선도> |
신선과 주악 |
신선 주제의 주악과 상징 |
||||
무신도 |
무속의례와 악기 |
무속 의례의 주악과 상징 |
|||||
풍속화 |
김홍도 <모당 평생도> 등 |
평생도류의 주악 |
관리들의 일생 의례와 음악문화 |
||||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 등의 풍속화류 |
생활 풍속화의 주악 |
민간의 창우, 기생, 사당패 등, 연예 집단의 연희 및 놀이 및 여러 |
|||||
민화 |
<책가도> 등 민화 |
악기 |
책가도에 묘사된 악기와 상징 |
||||
행사도 |
<종묘친제도병> 등 제례도 류 |
제례의례와 주악 |
제례의 악무 구성 |
||||
<신축진연병풍> 등 |
연향 의례와 주악 |
궁중연향의 의례와 악무구성 |
|||||
<기로사연도> 등 |
연향 의례와 주악 |
사연의 유형과 의례, 악무구성 |
|||||
<원행을묘정리의궤반차도> 등 행렬도 류 |
국왕행차 의례와 |
국왕행차의 주악구성 |
|||||
<동래부사접왜사도> 등 지방 관청 기록화 |
사대교린 의례와 주악 |
사대교린 행차의 주악 구성 |
|||||
<탐라순력도> 등 |
지방관리 행차 의례와 주악 |
지방관청의 의례와 연향의 악무 구성 |
|||||
불화 |
<영산회상도> 등 |
주악 |
불화의 주악과 상징 |
||||
<감로도> 류 |
불교의례와 주악 |
조선시대 감로도에 묘사된 불교의례 주악 구성 |
|||||
연희집단의 유형과 연행 |
조선시대 감로도에 묘사된 연희집단들의 |
||||||
무속의례의 주악 |
조선시대 감로도에 묘사된 굿의 악구성과 연행 |
||||||
5 |
일제 강점기 |
회화 |
풍속화 |
각종 연희집단의 유형과 연행 |
일제강점기 그림엽서 및 사진에 반영된 시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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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회화 |
일반 회화에 반영된 시대 음악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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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풍속 사진 엽서 및 |
기생 가무 |
일제강점기 그림엽서 및 사진에 반영된 기생가무 |
||||
연희패 놀이 |
일제강점기 그림엽서 및 사진에 반영된 연희집단 연희종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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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의 굿 |
일제강점기 그림엽서 및 사진에 무당과 주악 |
||||||

< 악기 연주하는 인물 무늬 매병 청자: 청자 도자기에 묘사된 탄금 도상이다.
도자에 묘사된 희귀한 주악도상이며, 고려 시대 문인들의 탄금과 음악 문화의
일면을 살필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
< 청자상감인물문매병: 청자 도자기에 묘사된 탄금 도상이다.
도자에 묘사된 희귀한 주악도상이며, 고려 시대 문인들의 탄금과 음악 문화의
일면을 살필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
○역사적 변천
이상의 주악도상 자료들이 학술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이다. 1962년에 국악학자 이혜구가 고구려 〈안악 제3호분〉에 묘사된 악무 장면을 ‘주악도’라는 명칭으로 소개, 분석했으며, 역사학자 이홍직이 고구려고분벽화 및 통일신라 시기의 범종의 주악상 악기들에 주목했다. 이후 한국음악학 및 무용사, 연희사, 미술사, 복식사 분야에서 도상의 악기 및 연행 장면의 자료 소개와 해석 연구 등이 다양하게 이루어지면서 주악도상이 한국음악사 연구의 주요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주악도상은 문자로 기술되지 않았거나 관련 정보가 소략한 고대 음악 문화 및 생활 속 악무 및 연희의 일면을 시각적 이미지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사료로서 의의가 있다. 한국음악학 및 무용사, 연희사, 미술사, 복식사 분야에서 도상의 악기 및 연행 장면의 자료 소개와 해석 연구 등이 다양하게 이루어지면서 주악도상이 한국음악사 연구의 주요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대 한국인의 세계관 및 무속, 불교, 도교, 유교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적 상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문자 기록과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해준다.
송혜진(宋惠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