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유학자인 유중교(柳重敎, 1821~1893)가 제작하여 연주한 7현 14괘의 거문고형 현악기.
자양금은 19세기의 유학자인 유중교가 직접 제작하여 연주한 7현 14괘의 거문고형 현악기이다. 크기와 외관 면에서는 거문고와 유사하지만, 제도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그는 주희(朱熹)의 금률설을 채용하여 중국 고금(古琴)의 휘위(徽位)에 상응하는 위치에 14괘를 부착한 뒤, 7현을 모두 얹고는 고금의 조현법에 의거하여 조율하였다. 그 결과, 자양금의 임악(臨岳)부터 용은에 이르는 부분이 고금 전체에 해당하며, 각 부위별 명칭도 고금과 같다.
악기의 명칭은 전면 좌단에 전각(篆刻)되어있는 ‘자양금(紫陽琴)’에서 유래하였다. 주자(朱子)의 호를 따서 “자양금”이라 하였을 뿐만 아니라, 괘의 배치, 현의 수와 조현 등 악기의 제도에도 주자의 금률설(琴律說)이 적용되었고, 주자가 쓴 금명인 “자양금명(紫陽琴銘)”의 전문이 새겨져 있다. 주자학적 정신으로 함축된 악(樂)을 통하여 공자의 도를 전하려는 학자였기에 이 악기가 제작될 수 있었다.
자양금은 19세기의 유학자인 유중교가 직접 제작하여 연주하던 거문고형 현악기이다. 악기의 크기는 길이 169cmㆍ너비 20cm이고, 오동나무 재질의 몸통 상면에 괘 열넷이 부착되어 있으며, 현 일곱을 구비하였다. 크기와 외관 면에서는 거문고와 유사하지만, 제도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그는 거문고의 유현ㆍ대현ㆍ괘상청 세 줄만 올렸던 기존의 괘 열여섯 개 대신 일곱 줄을 모두 얹을 수 있는 길이의 괘 열네 개를 마련한 뒤, 그것들을 주희(朱熹)의 금률설을 채용하여 중국 고금(古琴)의 휘위(徽位)에 상응하는 위치에 괘를 안배하여 부착하였다. 그 결과, 가장 높은 괘는 고금의 용은(龍齦)에 해당하고, 나머지 열세 개의 괘는 고금의 열세 개 휘(徽)에 해당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괘 열셋을 '13휘'라 칭하였다. 그리고 굵기가 각각 다른 일곱 개 현을 고금의 조현법에 의거하여 제1현부터 제7현까지 황[궁]ㆍ태[상]ㆍ고[각]ㆍ임[치]ㆍ남[우]ㆍ청황[소궁]ㆍ청태[소상]으로 조율하였다. 따라서 자양금의 임악(臨岳, 거문고의 현침에 해당함)부터 용은(거문고의 제1괘에 해당함)에 이르는 부분이 고금 전체에 해당한다. 유중교의 자양금에 사용된 각 부위별 명칭은 모두 고금의 그것들과 같다. 그리고 휘의 순서도 고금의 그것을 따라 높이가 가장 낮은 휘를 제1휘로 삼음으로써 거문고의 괘순과 반대가 되었다. 자양금과 고금의 부위별 명칭은 다음과 같다. 자양금 명칭 : 徽 龍齦 冠角(或焦尾) 腰 肩 頸 起項 岳山 弦眼 承露 額 고 금 명칭 : 徽 龍齦 冠角(或焦尾) 腰 肩 頸 起項 岳山 弦眼 承露 額 생전에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유중교는 「자양금조후사(紫陽琴調候詞)」ㆍ「옥계조(玉溪操)」ㆍ「현가궤범(絃歌軌範)」 등을 저술하였고, 후학의 지도에 그 저서를 활용하였다. 자양금 역시 유가의 현가(絃歌)를 실연(實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하였다. 악기 전면 좌단에는 주희의 호를 본떠서 “자양금(紫陽琴)”이라 전각하고, 용은(龍齦) 아래(좌측)에는 주희의 “자양금명(紫陽琴銘)”을 새겼다. 養君中和之正性 그대 중화의 바른 성정을 길러 禁爾忿欲之邪心 분노하고 욕망하는 삿된 마음을 금하라 乾坤無言物有則 천지는 말이 없으나 사물에는 법칙이 있으니 我獨與子鉤其深 나는 다만 그대와 함께 그 깊은 뜻을 낚을 뿐이네 유중교 사후, 자양금은 그의 친족이자 문인이요, 조선 말 13도의군 도총재였던 의암 유인석에게 전해졌다. 이후 유중교의 후손인 유성균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기증받아 현재 제천의병전시관에서 전시, 관리하고 있다. 악기의 전반적인 보존 상태는 양호하나 현이 부식되어 1995년에 1차로 보수를 하였고, 2019년에는 괘의 재정리 등 2차 보수를 한 바 있다.
거문고와 다른 제도로 이루어진 자양금은 조선 후기 유학자인 유중교에 의해 공자의 도를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되었다. 특히 괘의 배치, 현의 수와 조현 등 악기의 제도에 주자의 금률설을 적용하였고, 악기의 이름 역시 주자의 호를 따서 “자양금”이라 하였으며, 주자가 쓴 금명인 “자양금명”의 전문을 새겨 넣음으로써 학자로서의 주자학에 대한 정신이 함축되어 있다. 중국의 고금을 이용하여 현가(絃歌)를 실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문고의 바탕 위에 고금을 접목하여 새로운 금을 제작해냄으로써 중국 선비들과는 같으면서 다른 한국적 유가음악의 세계가 구축될 수 있었다.
자양금: 충청북도 민속문화유산(1994)
『성재문집(省齋文集)』
임란경, 「성재 유중교의 악론과 실천」,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8.
정화순(鄭花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