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조 낙시조(樂時調), 계면조 낙수조(落水調)
전통 성악곡의 한 갈래인 여창가곡 중 ‘낙(樂)’ 계열 노래로, 계면조로 부르는 곡
여창 계락(界樂)은 여창가곡 중 ‘낙’ 계열의 곡이다. 여창 계락은 세 가지 형태로 노래할 수 있는데 첫째 전체를 계면조로만 부르는 방법, 둘째 제5장에서 우조로 변조하여 부르는 방법, 셋째 제5장에서 10박 장단으로 바꾸어 부르는 방법이 있다. 여창가곡을 이어 부를 때 13번째로 부른다.
조선 후기 중형(中型)시조와 장형(長型)시조가 등장하면서, 긴 사설을 부르기 위해서 기존의 노래에서 선율이 확대되고 장단에 변화를 준 농(弄)ㆍ낙(樂)ㆍ편(編)이라는 새로운 유형이 만들어졌다. ‘낙’ 계열의 노래는 『어은보(漁隱譜)』(1779)에 처음 보인다. 『어은보』의 〈우조낙시조(羽調樂時調〉는 실제 계락 선율과 비슷한 악곡으로 밝혀졌다.
○ 역사 변천 과정 19세기 초 『유예지(遊藝志)』(1806~1813)에 계락이라는 곡명에 초장 선율만 전하고, 『소영집성(韶英集成)』(1822)에는 〈낙수조(落水調)〉란 제목으로 계락 선율이 보인다. 『소영집성』에는 〈우락〉과 계락 선율이 모두 수록되어 있는데, 계락 제5장에서 변조(變調)할 경우의 선율까지 기록하고 있어 계락이 변조를 위한 악곡임을 알 수 있다.
○ 음악적 특징 여창 계락은 5장 형식에 한 장단이 16박으로 되어 있는 노래이다. 1분에 55박~60박 빠르기로 노래한다. 계락은 초장 처음을 임(林:B♭4)에서 중(仲:A♭4) 으로 퇴성하여 시작한다. 임(林:B♭4) 에서 중(仲:A♭4)으로 퇴성하는 것은 계면조의 특징으로, 계락은 처음부터 계면조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노래이다. 또한 제2장 선율에서 청황(潢:E♭5)에서 높게 지른 후 하행하는 선율적 특징이 있다. 다른 가곡이 대체로 제4장을 청황(潢:E♭5) 에서 높이 질러 시작하는데, 여창 계락은 중간음역인 임(林:B♭4)으로 시작하고 있다. 또한 제4장 11박에서 황(黃:E♭4)을 한 박만 찍고 내려와 한 옥타브 아래의 배임(㑣:B♭3) 에서 종지하는 특징을 지닌다. 그러나 제5장은 모든 계면조 가곡의 종지처럼 배임(㑣:B♭3)에서 퇴성하여 배중(㑖:A♭3)으로 마친다. 반주 음악은 거문고ㆍ가야금ㆍ세피리ㆍ대금ㆍ해금ㆍ장구 등의 악기를 단재비로 편성하여 연주하며, 여기에 양금이나 단소가 포함되기도 한다. 전주(前奏)인 대여음(大餘音)과 간주(間奏)인 중여음(中餘音)을 연주한다. ○ 늘어난 노랫말의 처리 가곡은 기본적으로 45자 내외의 사설로 되어 있는 단형(短型)시조를 노래 부르는 성악곡이다. 이 단형시조에 사설을 좀 더 늘린 것을 중형(中型)시조라고 하며, 더 길게 늘리는 경우 장형(長型)시조라 하는데, 사설이 늘어나면 그에 맞게 선율도 늘어나게 된다. 이것을 ‘각(刻)이 늘어났다’고 표현한다. ‘농’ 계통의 노래와 〈우락〉은 중형시조를 주로 부르는데, 〈우락〉은 ‘각’이 늘어나는 노래인 데 반해, 여창 계락은 전승된 노래 모두 각이 늘어나지 않은 곡이다. 즉 사설에 따라 선율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선율은 그대로 두고 사설을 촘촘히 배치하여 노래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창 가곡 계락 “청산도”의 노랫말을 5장 형식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초장) 청산도 절로 절로 (2장) 녹수라도 절로 절로 (3장) 산 절로 수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절로 (4장) 우리도 (5장) 절로 절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절로 절로 늙으리라
계락 선율은 궁중정재의 창사로도 불린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에 가곡 중 일부가 궁중으로 유입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곡: 국가무형문화재(1969) 가곡: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1989) 가곡: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2002) 가곡(여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2006) 가곡: 경상북도 무형문화재(2003) 가곡: 전라북도 무형문화재(2013) 가곡: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10)
『소영집성』 『어은보』 『유예지』
김영운, 『가곡 연창형식의 역사적 전개양상』, 민속원, 2005. 김흥규 외 6인, 『고시조대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신경숙 외 5인, 『고시조 문헌 해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신경숙, 『19세기 가집의 전개』, 계명문화사, 1994. 김경희, 「『어은보』 소재 우조낙시조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3. 김영운, 「여창가곡의 발전과정에 대한 고찰-19세기 악보의 여창 가곡을 중심으로」,『한국음악연구』29, 2001.
신혜선(申惠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