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 롱, 농가, 계롱, 만횡, 만삭대엽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 중선회(衆仙會)
전통 성악곡의 한 갈래인 여창가곡 중 ‘농(弄)’ 계열의 노래로, 계면조(界面調)로 부르는 곡
여창 평롱(平弄)은 가곡 중 ‘농’ 계열의 노래로, 여창으로만 이어 부를 때 열 번째로 부르는 곡이다. 여창 평롱은 두 가지 방법으로 노래 부를 수 있다. 첫째, 개별 악곡으로 부르거나 ‘남녀창’으로 이어 부를 때는 전체를 계면조로만 부른다. 둘째, 여창으로만 부를 때에는 다음 곡인 〈우락(羽樂)〉으로 이어가기 위해, 제5장에서 〈우락〉 선율로 변조(變調)하여 부른다.
평롱의 원래 이름은 〈농〉이다. 높이 질러 시작하는 〈언롱〉에 비해 낮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평롱이라 불리게 되었다. 〈농〉은 『유예지(遊藝志)』(1806~1813)에 〈농엽(弄葉〉, 〈농악(弄樂)〉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나타난다. 대부분의 가집들과 『가곡원류(국립국악원본)』(1872)에서는 〈농가(弄歌)〉라는 명칭을 사용했고, 『협률대성(協律大聲)』에서는 〈계롱〉ㆍ『시가곡(권순회본)』ㆍ『가보』ㆍ『교방가요』(1872)ㆍ『증보가곡원류』(1943)ㆍ『가사집 임인』(1962추정) 등에서는 평롱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 역사 변천 과정 『강외금보(江外琴譜)』에서는 〈농가〉ㆍ『소영집성(韶英集成)』(1822)에서는 〈농〉이라는 이름으로 실려 있는데, 『소영집성』의 〈농〉 제5장에는 〈우락〉으로 변하는 선율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또한 20세기 초의 가집인 『가곡보감(歌曲寶鑑)』에는 〈농〉과 함께 〈뒤집는 농〉이라는 악곡명이 보여 〈농〉이 제5장에서 변조를 하는 악곡임을 더욱 명확히 알 수 있다.
○ 음악적 특징 여창 평롱은 가곡의 기본 장단인 16박 장단으로 되어 있고, 1분에 50박을 연주하는 빠르기로 노래한다. 현행 여창 평롱은 첫 음을 청황(潢:E♭5) 으로 시작해 남창 〈언롱〉과 비슷한 듯하지만, 〈언롱〉의 첫 소절은 계면조 〈삼수대엽〉의 선율과 같아서 평롱과는 다르다. 여창 평롱은 중(仲:A♭4)으로 시작하는 남창 평롱의 첫 3박 선율에 청황(潢:E♭5) 을 추가하여 변화를 준 것이다. 이 3박 선율 이후는 남창 평롱의 선율과 일치한다. 가곡은 거문고ㆍ가야금ㆍ세피리ㆍ대금ㆍ해금ㆍ양금ㆍ단소ㆍ장구 등 관현악 편성의 악기를 단재비로 구성하여 반주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되며, 전주(前奏)인 대여음(大餘音)에 이어 초장ㆍ제2장ㆍ제3장을 부르고, 짧은 간주(間奏)인 중여음(中餘音)에 이어 제4장과 제5장을 마저 부른다. 대여음은 본래 노래가 다 끝난 뒤 연주하는 후주(後奏)였으나, 오늘날 가곡에서는 전주로 연주된다.
○ 늘어난 노랫말의 처리 가곡은 기본적으로 45자 내외의 사설로 되어 있는 단형(短型)시조를 노래 부르는 성악곡이다. 이 단형시조에서 사설이 늘어나면 중형(中型)시조가 되고, 더 길어지면 장형(長型)시조라 하는데, 〈농〉 계통의 노래와 〈우락〉은 중형시조를 주로 많이 부르며, 〈농〉의 경우 장형시조를 부를 때도 있다. 이렇게 사설이 늘어난 부분에 대한 선율을 늘릴 때 ‘각(刻)’이 늘어났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고시조대전』(2012)에 따르면, 단형시조부터 아주 긴 장형시조까지 〈농〉으로 부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농〉이란 본래 제3장과 제5장에서 선율을 늘려 사설이 늘어난 곡을 부르기 위해 만든 노래이다.
⋅평롱 “북두칠성” (초장) 북두 칠성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분께 (2장) 민망한 발괄 소지 한 장 아뢰나이다 (3장) 그리든 님을 만나 정옛말쌈 채 못하여 날이 쉬 새니 글로 민망 (4장) 밤 중만 (5장) 삼태성 차사 놓아 샛별 없이 하소서
평롱의 ‘평(平)’은 〈얼롱〉이 높이 질러 시작하는 노래에 비해 낮게 시작한다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다. 남창 평롱의 시작은 중간음역으로 시작하여 평롱의 이름과 어울리지만 여창 평롱은 남창 평롱과 같은 선율로 시작하기 전 3박 정도를 청황으로 질러 평롱이 아닌 듯 하지만 평롱의 선율에 여창 특유의 선율이 덧붙여진 곡이다. 한편, ‘농’은 만횡이라고도 하였다. 만횡에서 ‘만(蔓)’의 뜻은 ‘퍼지다’ㆍ‘뻗다’ㆍ‘감다’의 뜻이 있는데, 즉 ‘각’이 계속 늘어나는 모양을 표한 말로 보이며, ‘횡(橫)’ 또한 ‘섞이다’, ‘뒤엉키다’ 뜻도 있지만 ‘제멋대로 하다’라는 뜻도 있어 농은 각을 마음대로 늘려 사용할 수 있는 악곡이라 할 수 있다.
가곡: 국가무형문화재(1969) 가곡: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1989) 가곡: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2002) 가곡(여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2006) 가곡: 경상북도 무형문화재(2003) 가곡: 전라북도 무형문화재(2013) 가곡: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10)
『가곡보감』 『가곡원류(국립국악원본)』 『가보』 『가사집 임인』 『강외금보』 『교방가요』 『소영집성』 『시가곡(권순회본)』 『유예지』 『증보가곡원류』 『협률대성』
김영운, 『가곡 연창형식의 역사적 전개양상』, 민속원, 2005. 김영운, 「여창가곡의 발전과정에 대한 고찰-19세기 악보의 여창 가곡을 중심으로」, 『한국음악연구』29, 2001. 김흥규 외 6인, 『고시조대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신경숙 외 5인, 『고시조 문헌 해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신경숙, 『19세기 가집의 전개』, 계명문화사, 1994. 이두원, 「평롱과 편삭대엽」, 서울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2. 이상원, 「『병와가곡집』의 악곡 편제와 가곡사적 위상 – 삭대엽과 낙희조를 중심으로」, 『고시가연구』33, 2014.
신혜선(申惠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