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당, 율당삭대엽, 밤엿자즌한입
여창 반엽은 앞부분은 ‘우조’, 뒷부분은 ‘계면조’로 된 반우반계(半羽半界)의 노래이다. 계면조로 악조가 바뀔 때 속도가 급격히 느리게 변한다. 여창가곡 열다섯 곡을 이어 부를 때 다섯 번째로 부르는 곡이며 우조의 마지막 순서에 해당되는 노래이다.
반엽과 같은 뜻을 지닌 〈율당삭대엽〉이란 명칭은 『소영집성(韶英集成)』(1822)에서 처음 보인다.
이후 『삼죽금보(三竹琴譜)』(1841) 에서 〈우롱〉이란 제목 아래 “속칭 밤엿자즌ᄒᆞᆫ닙”이라고 적혀 있고, 3장 아래에 계면조 선율로 바뀐다는 내용이 있어 이 곡이 반엽임을 알 수 있다.
반엽은 우리말로 ‘밤엿’이라 쓰였고, 이를 다시 한자어로 표기하면서 ‘율당(栗糖)’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가곡원류(국립국악원본)』(1872)에도 〈율당삭대엽〉이란 명칭이 나와, 19세기에는 ‘율당’이라는 용어가 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 역사 변천 과정
금보 중 『희유』와 『금전』에서는 반엽의 속도에 대한 기록을 살펴 볼 수 있다. 『희유』에는 〈우롱〉 아래 〈율당대엽〉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5장 뒤에 ‘이 아 계면 장(4장)을 연하여 타되 장단인즉 완완이 타다’라는 글이 쓰여 있다. 이로 보아 19세기 후반의 반엽은 우조로 빠르게 부르다가 계면조로 넘어가면서 느리게 부르는 곡임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또한 『금전』에서는 ‘삼월삼일’ 중여음 4박 옆에 ‘界声(계성) 緩拍(완박)’이라 적혀 있고, ‘남하여’는 ‘삼월삼일’과 동일하며, ‘담안에’는 현행 ‘담안에’와 동일하게 2장 후반부에 ‘계성 완박’이라 적혀 있다.
○ 음악적 특징
여창 반엽은 제5장 형식에 한 장단이 16박으로 되어 있는 노래이다. 앞부분인 우조 부분을 1분 80박의 빠르기로 연주하다가 계면조로 변조하면서 1분 30박 정도로 느리게 부르는 곡이다. 특히 우조로 부르는 부분은 〈편수대엽〉보다 빨라 부분적으로 보자면 가곡 중 가장 빠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반주 음악은 거문고ㆍ가야금ㆍ세피리ㆍ대금ㆍ해금ㆍ장구 등의 악기를 단재비로 편성하여 연주하며, 여기에 양금이나 단소가 포함되기도 한다. 전주(前奏)인 대여음(大餘音)과 간주(間奏)인 중여음(中餘音)을 연주한다.
여창 가곡 반엽 ‘남하여’의 노랫말을 5장 형식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초장) 남하여 편지 전치 말고 (2장) 당신이 제오되여 (3장) 남이 남의 일을 못일과저 하랴마는 (4장) 남하여 (5장) 전한 편지니 일동 말동 하여라
가곡: 국가무형문화재(1969) 가곡: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1989) 가곡: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2002) 가곡(여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2006) 가곡: 경상북도 무형문화재(2003) 가곡: 전라북도 무형문화재(2013) 가곡: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10)
반엽을 반우반계로 부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우조로만 부르는 경우를 〈우롱〉이라고 하는데, 여창에서는 불리지 않고 남창에서만 불린다.
『가곡원류(국악원본)』 『금전』 『병와가곡집』 『삼죽금보』 『소영집성』 『희유』
김영운, 『가곡 연창형식의 역사적 전개양상』, 민속원, 2005. 김흥규 외 6인, 『고시조대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신경숙 외 5인, 『고시조 문헌 해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신경숙, 『19세기 가집의 전개』, 계명문화사, 1994. 김영운, 「여창가곡의 발전과정에 대한 고찰-19세기 악보의 여창 가곡을 중심으로」, 『한국음악연구』29, 2001.
신혜선(申惠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