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에서 부르는 통속민요 중의 하나.
양산도는 경기나 서도 지역 전문 예술인들에 의해 가창 되는 통속민요 중의 하나인데, 현재는 경기 명창들에 의해 주로 연주된다. 이 곡은 일반적으로 ‘솔(sol)-라(la)-도′(do′)-레′(re′)-미′(mi′)’의 5음음계이며, ‘솔(sol)’로 끝나는 경기지역 음악어법 중 진경토리(창부타령조)에 해당한다. 장단은 세마치장단으로, 다섯 개의 장단이 모여 하나의 악구를 형성한다. 가창 방식은 메기고 받는 방식이나, 다른 민요와 달리 받는 부분의 노랫말이 일정하지 않고 변한다. 사설 내용은 주로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풍류를 주제로 하고 있다.
양산도의 발생과 관련해서는 여러 기원설이 존재하나, 확실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 양산 지역과 관련된 노래, 조선 개국 송축을 위한 노래, 경복궁 중건 시 회방아소리, <향산가>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이 있으나, 어느 것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1907년 우리나라 최초 음반인 COLUMBIA 2788에 '양산도'와 '양산도회'라는 곡명이 함께 기록된 것으로 보아, 적어도 20세기 초에는 널리 불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음악적 특징
양산도는 경기 통속민요의 하나로, 경기지방 음악어법 중 진경토리에 해당하는 악곡이다. 즉 ‘솔(sol)-라(la)-도′(do′)-레′(re′)-미′(mi′)’의 다섯 음이 주축을 이루며, 구성음 중 특정한 음을 떠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선율은 여타의 경기민요와 같이 대부분 순차 진행하지만, 여타의 경기민요들과 달리 한 음을 길게 끌어주는 현상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으므로, 양산도의 선율적 특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곡을 마칠 때에는 선율이 하행 진행하면서 음계의 최저음인 ‘솔(sol)’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양산도의 경우 음계의 최저음보다 ‘레(re)’나 ‘미(mi)’와 같은 낮은음들이 한두 번 불규칙적으로 출현한다. 이 곡은 세마치장단에 맞춰 노래한다.
○ 형식과 구성
양산도는 다섯 마디가 한 악구를 이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다른 민요들은 네 개나 혹은 여섯 개와 같이 짝수 장단 단위로 한 악구가 형성되는데, 이와 달리 양산도는 홀수 단위로 한 악구를 형성한다. 또한 다섯 마디가 한 악구를 이루며, 이것이 두 개 모여 한 사람이 메기는소리를 부르면, 나머지 사람들이 제창으로 받는 소리 즉 후렴을 부르는 유절형식을 취하고 있다. 양산도의 받는 소리 즉 후렴은 다른 민요들과 달리 사설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부를 때마다 가사가 변화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선율에서는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본 절의 시작 부분에 제창으로 ‘에헤이에’의 노랫말을 세 장단에 걸쳐 부르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창배의 『한국가창대계』에 의하면, 양산도는 서른세 가지 종류의 노랫말이 기록되어 있다. 독창으로 부르는 부분의 노랫말은 대부분 자연의 아름다움과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제창의 후렴 부분의 노랫말은 다섯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제창) 에라 놓아라 아니 못 놓겠네 능지를 하여도 못 놓겠네 에헤이에 (독창) * 이화도화 만발하고 행화방초 흩날린다 우리 임은 어디 가고 화류(花遊)할 줄 모르나 * 옥동 도화(玉洞桃花) 만수춘(萬樹春)하니 가지가지가 봄빛이로다 * 무심한 저 달이 구름 밖에 나더니 공연한 심사(心思)를 산란케 한다 * 산에 찬 푸른 그늘 옷을 적시고 풀 성한 못가엔 새들이 난다 * 두견이 우는 소리 끊이는 듯 처량한데 뜰에 찬 밝은 달이 꽃 위에 비치네 (제창) 세월아 봄철아 오고가지 마라 장안의 호걸이 다 늙어 간다 (독창) * 동원도리편시춘(東園桃李片時春)하니 일촌(一寸)의 광음(光陰)이 애석하다 * 금장 병풍(錦帳屛風) 모란화는 부귀자(富貴子)의 번화(繁華)요 동풍 삼월 두견화는 석춘객(惜春客)의 병촉(秉燭)이라 * 엊그저께 자랑하던 옥빈홍안(玉鬢紅顔) 청춘도 부질없는 세파에 속절없이 늙는다 * 이골 물이 콰콸콸 녹수가 변하면 변했지 양인(兩人)의 정리(情理)야 변할소냐 * 이몸이 두둥 떠 저 백운 타면 임 상봉(相逢)하기가 비난지사(非難之事)로다 * 노래는 아름답고 사람은 고와 저 달이 지새도록 밤새워 볼까 * 이슬 기운 쌀쌀한 차가운 가을 저녁놀 물에 잠겨 곱기도 하다 * 피리 소리 나는 곳 어디메러냐 강 건너 구름 속 신선(神仙) 사는 데인가 * 나그네 그린 심사 고향천리 아득한데 비바람 짓궂게도 새벽 창을 뒤흔드네 (제창) 일락(日落)은 서산에 해떨어지고 월출동령에 달 솟아온다 (독창) * 도화유수(桃花流水) 흐르는 물에 두둥실 배 띄우고 떠놀아 볼까 * 소슬단풍 찬바람에 짝을 잃은 기러기 야월공산(夜月空山) 깊은 밤을 지새어 운다 * 뜬세상 멀리한 절간 찾아드니, 염불(念佛) 또한 들어 보니 부처된 듯하다 * 그리운 임 만나려니 앞에 강이 막히고, 바라보니 물과 구름 아득만 하다 (제창) 아서라 말아라 네가 그리 마라 사람의 괄시를 네 그리 마라 (독창) * 객사청청유색신(客舍靑靑柳色新)은 내 나귀 매었던 버들이라 * 사월이라 초파일에 관등(觀燈)하러 임고대(臨高臺) 용등봉등(龍燈鳳燈) 수박등(燈) 마늘등(燈)이로다 * 맨드라미 봉선화 누루퉁퉁 호박꽃 흔들흔들 초롱꽃 달랑달랑 방울꽃 * 양류상(楊柳上)의 꾀꼬리는 구십삼춘(九十三春) 노래하고 화계상(花階上)의 벌나비 꽃을 찾아 노닌다 * 은하수(銀河水) 완연(宛然)하고 달 뚜렷한데 잔에 찬 술 기운이 훈훈하구나 * 세상일 좋고 낮고 모두 다 잊고서 절간엘 찾아들어 중이나 될까 * 이화도화 희고 붉고 아랑곳 없이 날 차고 눈 날릴 제 매화 홀로 향기 뿜네 (제창) 삼산(三山)은 반락(半落)에 모란봉이요 이수중분(二水中分)에 능라도(綾羅島)로다 (독창) * 양덕맹산(陽德孟山) 흐르는 물은 감돌아든다고 부벽루하(浮碧樓下)로다 * 대동강 굽이쳐서 부벽루를 감돌고 능라도 저문 연기 금수산(錦繡山)에 어렸네 * 눈 속의 푸른 솔은 장부 기색이요 학(鶴)두루미 울고 가니 절세명승(絶世名勝)이라 * 화사한 봄바람에 보슬비 나리고 거리엔 먼지 자고 버들 푸르렀다 * 아지랑이 아물아물 논이랑에 서리고 새 소리 한가로와 경(磬)쇠가 우는 듯 * 소 타고 가는 목동(牧童) 피리 소리 구슬퍼 산에 울려 더욱더욱 맑게맑게 들리네 * 푸른 대[綠竹] 고운 매화 맑고 향기론데 임께서 내리신 술 취토록 마셨네 (제창) 이리렁성 저리렁성 흐트러진 근심 만화방창에 에헤라 궁글려라 (독창) * 못가에 해는 지고 산마루 구름 일 제 한 오라기 맑은 바람 옷깃 스쳐 간다
(출처: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801~802쪽)
양산도는 경기민요 중 <경복궁타령>이나 <방아타령>과 같이 경기선소리에서 산타령을 부르고 난 다음에 부르는 악곡으로, 1907년 우리나라 최초 음반에 수록될 정도로 비교적 오랜 세월 동안 전승되면서 변화해 온, 민요의 생명력과 창조성을 보여주는 악곡이라 할 수 있다.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임정란 편저, 『경기소리대전집 (下)』, 도서출판 무송, 2001. 하응백, 『창악집성』, 휴먼앤북스, 2011.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단 엮음, 『한국유성기음반』, 한걸음더, 2011. 김소희, 「경기민요 ‘이별가’·‘양산도’ 비교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20.
이윤정(李侖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