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청춘가〉를 경기 지역 음악어법으로 바꾼 경기도의 통속민요.
청춘가는 일제강점기부터 경기민요로 정착한 악곡으로, 신민요에 해당한다. 이 곡은 ‘솔(sol)-라(la)-도′(do′)-레′(re′)-미′(mi′)’의 다섯 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선율의 순차 진행과 곡을 끝마칠 때 하행하면서 음계의 최저음인 ‘솔(sol)’로 마치는 진경토리(창부타령조)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장단은 굿거리장단이며, 후렴이 없는 장절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춘가는 <이팔청춘가(홀과수타령)>로부터 시작하여, 일제강점기에 신민요로 변화된 후,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정착하였다. 1912년 박춘재의 음반에서 확인되는 원곡 <이팔청춘가>는 청춘을 노래하면서도 홀로된 슬픔을 담고 있었으나, 1930년대 이영산홍의 음반에서 확인되는 청춘가는 '이팔은 청춘에'라는 첫 구절을 유지하면서도, 소년의 학업을 장려하는 등 신문화 교육을 지향하는 가사로 변화되어 불리게 되었다.
○ 역사적 변천
청춘가는 〈이팔청춘가(홀과수타령)〉를 바탕으로, 경기지역 음악어법으로 변화한 후 일제강점기 때부터 경기민요로 정착하였으며, 신민요에 해당한다.
〈이팔청춘가〉는 1912에 발매된 닙보노홍 음반에 최초로 보이며, 다음은 1921년 발매된 음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1920년대 10매, 1930년대 25매, 1940년대 4매 발매된 것으로 보아 1920년대부터 1940년대 초까지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발매된 음반들은 〈이팔청춘가〉라는 하나의 악곡명이 아니라, 〈이팔청춘가〉ㆍ〈이팔가〉ㆍ〈신식청춘가〉ㆍ〈신이팔청춘가〉ㆍ〈신구이팔청가〉ㆍ〈신이팔가〉ㆍ<청춘가>ㆍ<신청춘가> 등 다양한 곡명이 보인다. 이 곡들은 경서도명창들을 비롯하여 이애리수(李愛利水, 1911~2009)와 같은 대중가수가 불렀으며, 이화전문합창단의 합창, 그리고 기악곡으로 녹음된 음반들도 있다. 또한 음반에 신민요 외에 속요ㆍ유행가ㆍ잡가・민요 등 장르명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기 〈이팔청춘가〉에 대한 장르도 불분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민요 명창을 비롯하여 대중가수나 기악곡, 다양한 장르명의 표기 등으로 보아 이 시기 〈이팔청춘가〉는 매우 유행했던 노래인 점은 확실하다.
최초로 발매된 박춘재(朴春載, 1883~1950) 〈이팔청춘가〉 노랫말의 시작은 “이팔은 청춘에 홀과수 되어서~”로 시작하는데, 이 때문에 이 곡을 〈이팔청춘가〉 혹은 〈홀과수타령〉이라 부른 것이다. 이 노랫말 외에 10여 개의 노랫말을 볼 수 있는데, 이들 내용은 대부분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연정요 계열이다. 그러나 1934년 태평레코드의 자회사였던 기린레코드에서 발매한 음반의 이영산홍(李暎山紅, 1901~?)과 김옥엽(金玉葉, ?~?)이 노래한 〈이팔가〉는 “이팔은 청춘에 소년몸 되어서~”로 시작하며, 소년들을 훈계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최초의 〈이팔청춘가〉 사설 내용과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이 노래의 사설 내용은 다르지만, 사설의 율격이나 골격 선율선은 같다. 결국 현재의 청춘가는 〈이팔청춘가(홀과수타령)〉를 모체로 하여 변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음악적 특징
청춘가는 ‘솔(sol)-라(la)-도′(do′)-레′(re′)-미′(mi′)’의 5음 음계이며, 순차 진행 위주의 선율 구성으로 다섯 개의 음이 모두 사용되고, 다섯 음 중 어느 특정한 음을 수심가토리나 육자배기토리와 같이 반드시 요성하지는 않는다. 또한 곡을 마칠 때에는 하행하면서 음계의 최저음인 ‘솔(sol)’로 종지하고 있어, 전형적인 경토리 즉 진경토리(창부타령조)의 특징을 지닌 노래이다. 그러나 〈이팔청춘가〉는 ‘라(la)-도′(do′)-레′(re′)-미′(mi′)-솔(sol′)’의 다섯 음으로 구성되며, re′를 요성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반수심가토리(난봉가조)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청춘가는 굿거리장단에 맞춰 연주하며, 한 장단에 3·3조의 2음보 사설을 붙인다. 즉 “이팔은 청춘에/소년몸 되어서/문명의 학문을/닦아를 봅시다”와 같이 사설을 붙이므로, 청춘가와 〈이팔청춘가〉의 사설붙임은 같다고 할 수 있다.
○ 형식과 구성
청춘가는 후렴을 가지지 않은 장절형식의 악곡이다. 가사는 네 장단에 얹어 부른다. 청춘가의 원곡이라 일컫는 <이팔청춘가> 역시 다른 민요들과는 달리 후렴 없이 본 절로만 이루어져 있어 장절형식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 1912년 박춘재 〈이팔청춘가〉
1. 이팔은 청춘에 홀과수 되어서 서름의 사정을 뉘라서 알까요 2. 눈물은 흘러서 한강수 되고요 한숨은 쉬어서 동남풍 된다네 3. 모여를 가게요 날모셔 가게요 한양에 낭군이 날모셔 가게요 (※ 음원에서는 “데려를 가주세”로 시작하며, 둘째 장단의 노랫말은 불분명함.) 4. 데려를 가며는 제비똥 되구요 안다려 가며는 상사가 난다네 5. 갈적에 보구요 올적에 보구요 보기만 하여도 사람이 좋테냐 6. 오라 질랑은 오여나 좋고요 돛못단 전기는 낮은데 짠다네 7. 천안에 삼거리 양류야 버들은 제멋에 겨워서 다늘어 번린다 8. 앞강에 뜬배는 임실은 배고요 뒷강에 뜬배는 낚시질 배로다 9.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금일로 상봉에 임만나 본다네 10. 조부님 산소의 화산이 터져서 우리나 삼도세 떼난봉 난다네 (※ 음원에서는 “조부님 산소에 화산이 짙어서”로 부름. 우리나라에 화산이 터질 일은 없으며, 뒤 구절의 ‘떼난봉 난다네’와 연관지어 보면, ‘화산(火山)’이 아닌 ‘화산(花山)’으로 추측됨.) 11. 나는 좋아야 나는다 좋더라 정든 사람은 너는다 좋데나
(출처: 이보형, 〈이팔청춘가(홀과수타령)〉에 대한 연구>, 『한국고음반학』 제6호, 한국고음반연구회, 1996, 119-120쪽)
* 청춘가
1. 이팔(二八)은 청춘에 소년 몸 되어서 문명의 학문을 닦아를 봅시다 2. 청춘 홍안(靑春紅顔)을 네 자랑 말아라 덧없는 세월에 백발이 되누나 3. 요지일월(堯之日月) 순지건곤(舜之乾坤)이요 태평성대(太平聖代) 가 여기로구나 4. 동두천 소요산(逍遙散) 약수대(藥水臺) 꼭대기 홀로 선 소나무 날같이 외롭다 5. 여울의 바둑돌 부딪껴 희고요 이내 몸 시달려 백발이 되누나 6. 세상만사를 생각을 하면은 묘창해지일속(渺滄海之一束)이로구나 7. 세월이 가기는 흐르는 물 같고 사람이 늙기는 바람결 같구나 8. 천금(千金)을 주어도 세월은 못 사네 못 사는 세월을 허송을 할거나 9. 진(秦)나라 시황(始皇)도 막을 수 없었고 한(漢)나라 무제(武帝)도 어쩔 수 없었다 10. 우리가 살면은 몇백 년 사느냐 살아 생전(生前)에 사업을 이루세 ……
(출처: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781쪽)
청춘가는 1921년 박춘재가 녹음한 〈이팔청춘가〉의 ‘연정요’의 성격을 지닌 사설 내용이 ‘소년 훈계가’의 성격을 지닌 사설로 변화되고, 반수심가토리가 경기민요의 대표적인 음악어법인 진경토리로 변화되어, 현재와 같은 경기도 지방의 대표 어법으로 불리고 있다. 〈이팔청춘가〉의 사설 붙임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임정란 편저, 『경기소리대전집 (下)』, 도서출판 무송, 2001. 장사훈, 『국악개요』, 정연사, 1961. 김혜정, 「청춘가의 수용과 의미」, 『한국민요학』 12, 2003. 이보형, 「이팔청춘가(홀과수타령)에 대한 연구」, 『한국음반학』 6, 1996.
이윤정(李侖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