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청환입(兩淸還入), 양청도들이
〈웃도드리〉의 변주곡이자 《천년만세》 중 두 번째 악곡
양청도드리는 《천년만세》의 세 곡 중 두 번째 곡으로, 여섯 박 장단인 〈웃도드리〉를 빠른 네 박 장단으로 변주한 곡이다. 평조선법에 총 7장 구성이며, 빠른 네 박 장단으로 연주하다가 제7장부터 느려진다. 양청도드리라는 이름은 거문고 연주법에서 따온 것이다.
○역사 변천 과정 양청도드리는 한 장단이 여섯 박인 〈웃도드리〉를 네 박짜리 장단으로 변주한 것이다. 〈웃도드리〉 한 장단에서 주요음 두 개를 추출하고 각 음 앞에 거문고의 첫째 줄인 문현(文絃, E♭)음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선율을 구성하였다. 문현음 한 개와 주요음 한 개를 이어 연주하기 때문에 두 개의 음(양청)을 연속적으로 연주한다는 뜻에서 양청도드리라고 한다. 가야금과 양금은 주요음 앞에 한 옥타브 아래 음을 삽입하여 연주한다.
『삼죽금보』와 『오희상금보』에 의하면 양청도드리의 연주법은 네 가지가 있었다.
첫 두 박 선율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현행과 동일한 연주법으로, 문현음 한 개와 주요음 한 개를 각 한 박씩 이어 친다. 『삼죽금보』ㆍ『오희상금보』 모두 이 방식을 ‘양청환입’이라 하였다.
두 번째는 문현음과 주요음을 한 박(ᄉᆞᆯᄅᆡᆼ) 안에서 이어 치고 주요음 한 박(ᄯᅳᆯ)을 다시 소리내는 것이다. 『삼죽금보』에서는 이 방식을 ‘글게도드리’라 하였다. 세 번째는 문현음과 주요음을 한 박 안에서 이어 치는 것을 반복(ᄉᆞᆯᄅᆡᆼ슬렝)하는 것이다. 이것을 『삼죽금보』에서는 ‘외듈(외줄)도드리’라 하였고 『오희상금보』에서는 ‘괄거(글게)환입’이라 하였다. 네 번째는 문현음을 치지 않고 주요음만을 한 박에 한 번씩 반복(징징)해서 치는 것이다. 이것을 『삼죽금보』에서는 ‘ᄃᆔ눈이콩도드리’라 하였고 『오희상금보』에서는 ‘일현(외줄)환입’이라 하였다. 한편, 가곡의 거장 하규일은 양청도드리에 양청(兩淸)ㆍ삼청(三淸)ㆍ사청(四淸)의 세 가지 주법이 있다고 하였는데 이때 ‘청’은 ‘음’을 뜻한다. 이에 따르면 『삼죽금보』ㆍ『오희상금보』의 첫 번째 연주법은 양청(ᄉᆞᆯᄅᆡᆼ, 2음), 두 번째는 삼청(ᄉᆞᆯᄅᆡᆼᄯᅳᆯ, 3음), 세 번째는 사청(ᄉᆞᆯᄅᆡᆼ슬렝, 4음)에 해당한다.
○ 악곡 구성, 음악적 특징 양청도드리는 〈웃도드리〉처럼 모두 일곱 장 구성이고, 제1장의 선율이 제4장에서 반복되는 도드리형식이다. 선율은 황(黃:E♭4)ㆍ태(太:F4)ㆍ중(仲:A♭4)ㆍ임(林:B♭4)ㆍ남(南:C5)의 평조선법으로 되어 있다. 줄풍류 악곡 중 가장 빠르고 경쾌한 곡으로서, 타령장단을 매우 빠르게 친다. 제7장부터는 빠르기가 느려져서 <우조가락도드리>와 같아진다. 『삼죽금보』에서는 양청도드리만 연주할 때에는 속도 변화 없이 끝까지 빠르게 연주하고 〈우조가락도드리〉로 이어서 연주할 때에는 양청도드리 제7장에서 빠르기를 바꾼다고 하였다. 현재는 후자의 연주 방식만 남은 셈이다. 현행 양청도드리는 주로 <계면가락도드리>ㆍ〈우조가락도드리〉와 함께 모음곡 《천년만세》의 형태로 연주된다.
○ 악기편성 거문고ㆍ가야금ㆍ해금ㆍ세피리ㆍ대금ㆍ장구로 된 줄풍류(세악) 편성이며 양금과 단소를 추가하기도 한다.
〈보허사〉의 파생곡인 〈양청도드리〉는 조선 후기 풍류방의 음악 문화와 기조가 잘 담겨있는 악곡이다. 《보허자》를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향악곡이며, 거문고 주법을 다양하게 활용한 변주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삼죽금보』 『오희상금보』
이혜구, 『삼죽금보의 역보 및 주석』,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8. 장사훈, 『국악논고』, 서울대학교출판부, 1966. 장사훈, 『최신국악총론』, 세광음악출판사, 1985.
임란경(林爛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