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거대엽(頭擧大葉), 존 쟈즌한닙(존ᄌᆞ즌한닙), 드러내는것, 조임(또는 조림, 調臨), 소삭대엽(小數大葉)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 중선회(衆仙會)
전통 성악곡의 한 갈래인 남창가곡에 속하는 노래로, 초장 처음을 높이 들어 부르는 곡
남창가곡 중 한 곡으로, 초장 처음을 높이 들어 부른다고 해서 ‘두거(頭擧)’라는 이름이 붙었다. 〈존자진한잎〉이라고도 한다. <이수대엽>과 선율이 유사하며 <초수대엽>과도 음악적 특징을 공유한다. 우조 두거와 계면조 두거가 있다. 남창가곡 24곡을 이어 부를 때, 우조 두거는 우조 〈평거(平擧)〉에 이어 다섯 번째 곡으로 부르고 그 다음에 우조 〈삼수대엽(三數大葉)〉이 이어진다. 계면조 두거는 계면조 〈평거(平擧)〉에 이어 열세 번째 곡으로 부르고 그 다음은 계면조 〈삼수대엽(三數大葉)〉을 부른다. 남녀창으로 이어 부를 경우, 남창의 두거는 생략한다.
19세기의 고악보인 『삼죽금보(三竹琴譜)』(1841)에 〈우조조임(羽調調臨)〉과 〈계면조임(界面調臨)〉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들은 각각 지금의 우조 두거와 계면조 두거에 해당한다. 따라서 두거는 같은 ‘~거(擧)’ 계열의 노래인 〈중거(中擧)〉나 〈평거〉보다 앞서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 역사 변천 과정
19세기에 파생된 ‘우조 조림’과 ‘계면조 조림’이 『삼죽금보(三竹琴譜)』에 수록된 이래 지금의 두거에 이른다. 19세기 중엽, 『우헌금보(愚軒琴譜)』의 〈이삭대엽〉과 〈삼삭대엽〉 사이에 ‘삭삭대엽(數”大葉)’으로 실렸고, 20세기 초 『방산한씨금보(芳山韓氏琴譜)』(『금보전서』)에는 우조와 계면조 각 ‘소삭대엽(小數大葉)’이라는 명칭으로 수록되었다. 또한, ‘사관 자지나엽(舍館 紫芝羅葉)’을 두고 <소삭대엽> 등 6곡을 고인(鼓人)이 풍류한다는 기록을 통해서, 두거가 현재 <사관풍류>와 관련된 것을 보여준다. 19세기 후반의 『현금오음통론』 이후 ‘두거’의 명칭이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20세기 초 『가곡현금보』는 ‘두거대엽’ 외 지금에 이른다. 가집인 『가곡원류(歌曲源流)』의 우조 두거 21수와 계면조 두거 68수는 〈존 쟈즌한닙(존ᄌᆞ즌한닙)〉의 이름도 병기되었다.
현재 두거를 포함한 남창가곡은 하규일(河圭一, 1867~1937)을 통해 전승되었다. 두거의 악곡으로는 우조에 “구름이”, “태산이”, “녹수청산” 등이 있고, 계면조에 “악양루에”, “이몸이”, “석조는” 등이 있다.
두거는 초수대엽에서 파생하여 음악의 기본요소들이 〈초수대엽(初數大葉)〉과 유사하지만, 〈이수대엽(二數大葉)〉과 다른 듯 같은 측면이 있어, 변주 전의 원곡에 이견이 있기도 하다.
○ 음악적 특징
두거에는 우조와 계면조의 두 악조가 있다. 가곡의 ‘우조’는 ‘우조평조(羽調平調)’의 준말, 즉 황종궁 평조선법에 해당한다. 오늘날 가곡은 낮은 평조평조(平調平調, 탁임종궁 평조선법)는 없고 높은 우조평조로만 부르기 때문에, 가곡에서 ‘우조’와 ‘평조’는 같은 말로 인식되고 있다.
우조 두거의 음계는 황(黃:E♭), 태(太:F), 중(仲:A♭), 임(林:B♭), 남(南:c)의 5음 음계 황종 평조이고, 계면조 두거는 황(黃:E♭), 중(仲:A♭), 임(林:B♭)의 3음이 골격을 이룬다.
두거는 곡명처럼 초장의 처음 부분을 높게 지르며 시작한다. 장단은 가곡 기본장단인 16박 장단이며, 빠르기는 1분당 약 40박으로 〈초수대엽〉ㆍ〈중거〉ㆍ〈평거〉와 비슷하여 가곡 중 중간속도에 든다.
가곡은 거문고, 가야금, 세피리, 대금, 해금, 양금, 단소, 장구 등 관현악 편성의 악기를 단재비로 구성하여 반주한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되며, 전주(前奏)인 대여음(大餘音)에 이어 초장, 2장, 3장을 부르고, 짧은 간주(間奏)인 중여음(中餘音)에 이어 4장과 5장을 마저 부른다. 대여음은 본래 노래가 다 끝난 뒤 연주하는 후주(後奏)였으나, 오늘날 가곡에서는 전주로서 연주된다.
가곡의 가사붙임새는 ‘어단성장(語短聲長)’이라 하여, 실사(實辭)에 해당하는 낱말을 촘촘히 붙이고 조사 등 허사(虛辭)를 길게 끄는 것이 특징이다. ‘ㅐ’나 ‘ㅔ’등의 중모음(重母音)을 ‘아이’, ‘어이’ 등 단모음(單母音)으로 풀어 발음하는 것은 가곡 갈래가 성립한 조선 중기 국어 발음의 잔영으로 보인다.
⋅우조 두거 “구름이” (초장) 구름이 무심탄 말이 (2장) 아마도 허랑(虛浪)허다 (3장) 중천(中天)에 떠 있어 임의(任意)로 다니면서 (4장) 구타여 (5장) 광명(光明)한 날빛을 덮어 무삼 허리요. ⋅계면조 두거 “악양루에” (초장) 악양루(岳陽樓)에 올라앉어 (2장) 동정호(洞庭湖) 칠백 리(七百里)를 둘러보니 (3장) 낙하여고목제비(落霞與孤鶩齊飛)요 추수(秋水)ㅣ공장천일색(共長天一色)이로다 (4장) 어즈버 (5장) 만강추흥(滿江秋興)이 수성(數聲) 어적(漁篴)뿐일러라.
가곡: 국가무형문화재(1969) 가곡: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1989) 가곡(남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1995) 가곡(여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2006) 가곡: 전라북도 무형문화재(2013) 가곡: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2002) 가곡: 경상북도 무형문화재(2003) 가곡: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10)
두거를 포함한 가곡은 신라 향가와 고려가요의 맥을 이은 우리나라 고유의 성악갈래이며, 전통사회 상류층의 미의식과 문화를 간직한 정가(正歌)이다. <중거〉ㆍ〈평거〉가 〈이수대엽〉의 변주곡들인 것과 달리, 두거 선율은 전반적으로 〈이수대엽〉과 비슷하지만 〈초수대엽〉과도 음악적 특징들을 공유하여 <삭대엽> 계열의 음악 특징을 함축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가곡 두거의 반주음악을 관악기 중심의 악기편성으로 연주하여 <사관풍류>가 파생되었다.
『가곡원류』 『방산한씨금보』 『삼죽금보』 『우현금보』 『현금오음통론』
김영운, 『가곡 연창형식의 역사적 전개양상』, 민속원, 2005. 김진향, 『선가 하규일선생 약전』, 민속원, 1993. 장사훈, 『국악사론』, 대광문화사, 1983. 김화복, 「19~20세기 남창 우조가곡 거문고 선율의 변화양상」, 한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장희선(張希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