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조낙시조(界面調樂時調), 계면낙시조(啓眠樂時調/界面樂時調)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 중선회(衆仙會)
전통 성악곡의 한 갈래인 남창가곡 중 ‘낙(樂)’ 계열 노래로, 전통 성악곡의 한 갈래인 남창가곡 중 ‘낙(樂)’ 계열 노래로, 계면조(界面調)로 부르는 곡
계락(界樂)은 ‘낙’ 계열의 노래 중 계면조로 부르는 노래이다. 〈계면낙시조(界面樂時調)〉라고도 한다. 남창가곡 스물네 곡을 이어 부를 때 계락은 〈평롱(平弄)〉에 이어 열여덟 번째 곡으로 부르고 그 다음은 〈우락〉으로 이어진다. 이때 계락의 제5장부터 우조(羽調)로 변조하여 연주한다. 그러나 개별 악곡으로 부를 때는 변조하지 않고 계면조로만 부르기도 한다.
조선 후기 중형(中型)시조와 장형(長型)시조가 등장하면서, 긴 사설을 부르기 위해서 기존의 노래에서 선율이 확대되고 장단에 변화를 준 농(弄)ㆍ낙(樂)ㆍ편(編)이라는 새로운 유형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가곡 한 바탕을 부를 때 후반부에 불리며, ‘소가곡(小歌曲)’이라고도 한다. 소가곡 중에서는 ‘낙’ 계열의 노래가 ‘농’과 ‘편’ 계열의 노래들보다 먼저 생겼다. ‘낙’ 계열의 노래는 『창랑보(滄浪譜)』(일명 『어은보(漁隱譜)』(1779))에 〈우조낙시조(羽調樂時調)〉라는 곡명으로 처음 보인다. 그러나 이 곡은 이름과 달리 〈우락(羽樂)〉이 아닌 지금의 계락과 유사한 악곡으로 밝혀졌다. 계락이라는 곡명은 『유예지(遊藝志)』(1806~1813 추정)에 처음 보인다.
○ 역사 변천 과정 계락은 『유예지(遊藝志)』ㆍ『가곡원류(歌曲源流)』(1872)ㆍ『학포금보(學圃琴譜)』ㆍ『서금가곡(西琴歌曲)』ㆍ『일사양금보(一簑洋琴譜)』ㆍ『방산한씨금보(芳山韓氏琴譜)』(1916) 등의 악보와 가집(歌集)에 수록되었다. 『금학절요(琴學切要)』에는 〈계면조낙시조(界面調樂時調)〉, 『강외금보(江外琴譜』와 『삼죽금보(三竹琴譜)』(1841)에는 〈계면낙시조(界面樂時調)〉라는 곡명으로 실려 있다. 현재의 남창가곡은 대부분 하규일(河圭一, 1867~1937)을 통해 전승되었으며, 계락의 악곡으로는 “철총마(鐵驄馬) 타고”ㆍ“솔아래”ㆍ“남산(南山)에”ㆍ“화란(花暖) 요지(瑤池)”ㆍ“주국(周國) 태왕(太王)이”ㆍ“옥전요궁(玉殿瑤宮)”의 여섯 곡이 있다.
○ 음악적 특징 계락의 ‘낙’은 낭창낭창한 곡태(曲態)를 일컫는다. 『가곡원류(歌曲源流)』의 「가지풍도형용(歌之風度形容)」에서 이러한 곡태를 “요(堯)임금의 바람이요 탕(湯)임금의 해[日]로다. 꽃이 난만한 봄의 성터이다[堯風湯日 花爛春城]”라고 하였다. 계락은 계면조로 된 노래이다. 가곡의 계면조는 ‘우조계면조(羽調界面調)’의 준말로, 황종궁 계면조선법에 해당하는데, 오늘날 가곡은 낮은 평조평조(平調平調, 탁임종궁 평조선법)와 평조계면조(平調界面調, 탁임종궁 계면조선법)는 없고 높은 우조평조ㆍ우조계면조로만 부르므로, 가곡에서 ‘우조평조’는 조명인 ‘우조’로, ‘우조계면조’는 선법명인 ‘계면조’로 축약해서 사용되었다. 음계는 황(黃:E♭4)ㆍ중(仲:A♭4)ㆍ임(林:B♭4)의 3음이 골격을 이루는 황종 계면조이며, 장단은 가곡의 기본 장단인 16박 장단이다. 가곡은 거문고ㆍ가야금ㆍ세피리ㆍ대금ㆍ해금ㆍ양금ㆍ단소ㆍ장구 등 관현악 편성의 악기를 단재비로 구성하여 반주한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되며, 전주(前奏)인 대여음(大餘音)에 이어 초장ㆍ제2장ㆍ제3장을 부르고, 짧은 간주(間奏)인 중여음(中餘音)에 이어 제4장과 제5장을 마저 부른다. 대여음은 본래 노래가 다 끝난 뒤 연주하는 후주(後奏)였으나, 오늘날 가곡에서는 전주로 연주된다. 가곡의 가사 붙임새는 ‘어단성장(語短聲長)’이라 하여, 실사(實辭)에 해당하는 낱말을 촘촘히 붙이고 조사 등 허사(虛辭)를 길게 끄는 것이 특징이다. ‘ㅐ’나 ‘ㅔ’ 등의 중모음(重母音)을 ‘아이’ㆍ‘어이’ 등 단모음(單母音)으로 풀어 발음하는 것은 가곡 갈래가 성립한 조선 중기 국어 발음의 잔영으로 보인다.
○ 늘어난 노랫말의 처리 가곡 한바탕에서, 우조 〈초수대엽(初數大葉)〉(여창은 우조 〈이수대엽〉)부터 계면조 〈소용(騷聳)〉(여창은 계면조 〈두거〉)까지의 전반부 노래들은 글자 수 45자 내외의 단형(短型)시조를 노랫말로 한다. 후반부를 시작하는 ‘농’과 ‘낙’ 계열의 노래들부터는 글자 수가 더 늘어난 중형(中型)시조를 주로 쓰고, 이따금 장형(長型)시조를 부르기도 한다. 맨 마지막에 부르는 ‘편’ 계열의 노래들은 장형시조를 얹어 부른다. ‘농’ㆍ‘낙’ㆍ‘편’ 계열의 가곡은 주로 제3장과 제5장의 음악 행(行)수나 박(拍)수를 추가하여 늘어난 노랫말을 소화하는데, 이를 ‘각(刻)을 더한다’고 한다. 단, 남창 계락 “철총마”는 중형시조시를 노래하면서도 각을 더하지 않고 본래 음악 틀에 맞춰 부른다.
⋅계락 “철총마” (초장) 철총마(鐵驄馬) 타고 보라(甫羅)매 받고 (2장) 백우장전(白羽長箭) 천근각궁(千𧣊角弓) 허리에 띠고 (3장) 산 넘어 구름 지나 꿩 사냥허는 저 한가(閑暇)헌 사람 (4장) 우리도 (5장) 성은(聖恩) 갚은 후에 너를 좇아 놀리라. (내용 해설) (초장) 철총마 타고 보라매 받고 (2장) 흰 색의 깃을 단 긴 화살과 천근이나 되는 각궁 허리에 차고. (3장) 산 넘어 구름 지나 꿩 사냥하러 가는 저 한가한 사람이여 (4장) 우리도 (5장) 임금님의 크신 은혜를 갚고 난 다음에는 당신을 따라 놀고 싶구나.
해설: 성무경 교주, 『19세기 초반 가곡 가집, 『영언』』, 보고사, 2007, 269쪽
농ㆍ낙ㆍ편 등 소가곡 중에서 고악보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낙 계열로, 계락은 계면조라는 악조(樂調)에 의한 낙을 의미한다. 계락을 포함한 가곡은 신라 향가와 고려가요의 맥을 이은 우리나라 고유의 성악 갈래이며, 전통사회 상류층의 미의식과 문화를 간직한 정가(正歌)로서 국가 및 지방별 무형유산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가곡: 국가무형문화재(1969) 가곡: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1989) 가곡: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2002) 가곡(남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1995) 가곡: 경상북도 무형문화재(2003) 가곡: 전라북도 무형문화재(2013) 가곡: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10)
가곡을 연창할 때, 노래 중간에 계면조에서 우조로 변조하는 악곡으로 남창 계락 외에 여창 〈평롱(平弄)〉이 있다.
『가곡원류』 『강외금보』 『금학절요』 『방산한씨금보』 『삼죽금보』 『서금가곡』 『유예지』 『일사양금보』 『창랑보』(일명 『어은보』) 『학포금보』
김기수, 『남창가곡백선』, 은하출판사, 1979. 김영운, 『가곡 연창형식의 역사적 전개양상』, 민속원, 2005. 성무경 교주, 『19세기 초반 가곡 가집, 『영언』』, 보고사, 2007. 장사훈, 『국악사론』, 대광문화사, 1983. 김경희, 「『어은보』 소재 〈우조낙시조〉 연구」,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3. 김우진, 「가곡 계면조의 농과 낙에 관하여」, 서울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84. 이혜구, 「Variation in Kagok」, 『민족음악학』 1, 1977.
최선아(崔仙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