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차 및 주요 내용
천도의례는 지역마다 그 명칭을 달리하며 의례 구조 또한 차이를 보이지만, 생자를 위한 의례와 죽은 영혼을 위한 의례가 공존한다. 대체로 생자를 위한 의례는 전반부에, 죽은 영혼을 위한 의례는 후반부에 행해진다. 의례 구조를 서울새남굿, 충청조상해원경, 동해안오구굿, 호남씻김굿, 남해안오귀새남굿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지역의 서울새남굿은 전반부에 생자를 위한 재수굿에 해당하는 안당사경맞이를, 후반부에 죽은 영혼을 위한 새남굿을 행한다. 안당사경맞이는 〈주당물림〉→〈부정〉→〈가망청배〉→〈진적〉→〈불사〉→〈도당〉→〈상산〉→〈별상〉→〈신장〉→〈대감〉→〈제석〉→〈성주〉→〈창부〉→〈뒷전〉순으로 진행되며, 새남굿은 〈새남부정〉→〈가망청배〉→〈중디밧산〉→〈사재삼성〉→〈말미〉→〈밖도령〉→〈문들음〉→〈영실〉→〈안도령〉→〈상식〉→〈뒷영실〉→〈배째(또는 베가르기)〉→〈시왕군웅〉→〈뒷전〉 순으로 진행된다.
충청지역의 조상해원경은 〈부정경〉→〈항마진언〉→〈태을보신〉→〈신체주〉→〈정심경〉→〈천수경〉→〈산신경〉→〈신장봉청〉→〈가택발원〉→〈성주경〉→〈불설지신경〉→〈당산경〉→〈불설명당경〉→〈옥추보경〉→〈천지팔양경〉→〈대기문축사〉→〈적호경〉→〈축사문〉→〈도액경〉→〈육모적살경〉→〈북두칠성연명경〉→〈육갑해원경〉→〈지옥풀이〉→〈무상계〉→〈신장대내림〉→〈조상대내림〉→〈조상고풀기〉→〈질닦음〉→〈군웅고풀기〉→〈안신경〉→〈내전풀이〉 순으로 행해진다.
호남지역의 씻김굿은 〈안당〉→〈초가망석〉→〈손님굿〉→〈제석굿〉→〈오구굿〉→〈고풀이〉→〈씻김〉→〈넋올리기〉→〈천근풀이〉→〈희설〉→〈길닦음〉→〈종천〉 순으로 진행된다.
동해안지역의 오구굿은 〈안비나리〉→〈망자넋말이〉→〈부정굿〉→〈골매기굿〉→〈청혼〉→〈문굿〉→〈문답〉→〈오는뱃노래〉→〈조상굿〉→〈초망자굿〉→〈극락다리놓기〉→〈놋동이굿〉→〈세존굿〉→〈발원〉→〈사무염불〉→〈판염불〉→〈넋일받기〉→〈꽃노래〉→〈초롱가〉→〈등노래〉→〈뱃노래〉→〈길가름〉→〈허개놀이〉→〈시석〉→〈소진〉 순으로 진행된다.
남해안지역의 오귀새남은 〈산맞이〉→〈용왕맞이〉→〈부정굿〉→〈문넘기굿〉→〈천왕굿〉→〈성주굿〉→〈방안오구〉→〈영둑굿〉→〈길닦이〉→〈큰굿(조상굿)〉→〈손님풀이〉→〈고금역대〉→〈고풀이〉→〈황천문답〉→〈축문〉→〈환생탄일〉→〈시왕탄일〉→〈대신풀이(신살풀이)〉→〈용선놀음〉→〈시석〉순으로 구성된다.
지역별 천도의례 중 죽은 영혼의 천도와 관련된 의례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새남굿의 〈밖도령〉과 〈안도령〉은 불교에서 ‘도량’이라 칭하는 제의 공간이며, 〈문들음〉의 문은 타계문을 〈상식〉은 상식상을 지칭한다. 〈베가르기〉의 ‘베’는 타계로 가는 길을 상징하며 무(巫)가 직접 베를 몸으로 가른다.
충청도의 〈조상대내림〉은 보살이 ‘조상대’를 잡고 조상을 초대하는 의례이다. 〈조상고풀기〉에서는 초대된 조상과 칠성 및 저승사자를 위한 ‘고’를 차례로 풀어 나간다. 〈질닦음〉에서는 타계로 상징되는 ‘길베’를 무(巫)가 몸으로 직접 가르며 영혼을 타계로 인도해 준다. 〈군웅고풀기〉에서는 시왕을 따라온 군웅과 오방신을 위한 ‘고’를 함께 풀어준다.
동해안오구굿의 〈문굿〉은 제단에 장식되는 ‘극락문’을 〈오는 뱃노래〉는 죽은 영혼이 타고 오는 ‘배’를 상징한다. 〈극락 다리 놓기〉에서는 길게 늘어뜨린 베가 ‘극락다리’로 의미 전환된다. 〈꽃노래〉에서 무(巫)는 꽃이 만발한 타계를 표상하여 ‘지화’를, 〈초롱가〉와 〈등노래〉에서는 죽은 영혼의 앞길을 비춰줄 것으로 표상되는 초롱과 등을 각각 들고 의례를 행한다. 〈뱃노래〉와 〈길가름〉에서는 ‘용선’에 극락다리를 연결해 ‘길’을 가르는 행위를 한다. 〈허개놀이〉에서 ‘허개’는 제장 밖에 장식된 허개등이다. 영혼이 이것을 타고 타계로 이동한다고 믿는다.
호남씻김굿의 〈고풀이〉는 매듭으로 상징되는 고를 풀어 사자의 해원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넋올리기〉에서는 ‘넋’을 이용해 죽은 영혼의 현세에서의 미련유무를 확인한다. 〈길닦음〉에서 무(巫)는 타계를 상징하는 ‘길베’를 왕래하며 타계 여정을 닦아주는 의식을 행한다.
남해안오구굿의 〈문넘기굿〉은 ‘타계의 문’을 넘는 의식을 말하며, 〈영둑굿〉은 사자의 신체를 상징하는 ‘영둑’을 씻기는 의례이다. 〈길닦이〉는 사자의 타계 ‘길’을 닦아주는 의식이며, 〈고풀이〉는 사자의 한으로 상징되는 ‘고’를 풀어주는 의식이며, 〈축문〉은 사자를 위한 ‘축문’을 읽어주는 의식이다. 〈시왕탄일〉에서 무(巫)는 종이로 오린 시왕의 표상을 하나씩 떼어 각 단계마다 시왕의 심판을 무사히 넘길 것을 바라는 의식을 행한다. 〈용선놀음〉은 죽은 영혼이 타계로 갈 때 타고 가는 거대한 ‘용선’ 안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용선을 타고 노는 의례이다.
○ 의례 구조의 특징
천도의례는 문화 권역별로 그 용어와 의례 형식은 다르더라도 큰 틀에서는 보편적인 구조를 지닌다. 죽음의례 용어를 먼저 살펴보면, 의례명과 거리명에서 ‘오구’와 ‘시왕’이라는 보편성이 드러난다. 서울경기권 진오기굿의 ‘오기(혹은 오귀)’와 동해안과 남해안 오구굿의 ‘오구’ 혹은 ‘오기’는 ‘오구’의 다른 발음이다. 의례명칭에 ‘오구’를 표기하는 것과 달리, 호남에서 오구굿은 하나의 거리명이다. 오구의 어원을 ‘옥(獄)’으로 보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를 따른다면 오구와 오기는 같은 의미이다. 시왕이 죽음의례 명칭으로 명명된 사례는 황해도의 수왕[十王]굿, 제주도의 시왕(十王)맞이 등이 있다. 이 외에 충청권에서는 독립적인 경문으로 ‘시왕경’을 읽기도 한다.
다음으로 의례의 구조를 살펴본다. 서울새남굿은 죽은 영혼과의 소통, 저승사자의 초대, 타계문을 통해 타계로 이동, 다시 소통(해원), 타계로의 여정 등으로 구조화 되어 있다. 동해안오구굿은 타계문을 통해 죽은 영혼을 초대하여 가족과의 소통 후 영혼의 해원과 씻김, 타계 세계 재현, 타계 여정 닦기, 타계로의 이동 등의 순차적 구조를 지닌다. 호남씻김에서는 해원과 씻김, 사자와 생자와의 소통, 타계 여정 순으로 구조화 되어 있다. 남해안오구에서는 사자와의 소통, 씻김, 타계 여정 닦기, 해원, 환생, 시왕심판, 타계 이동이라는 구조를 지닌다.
천도의례는 지역별로 명칭이나 의례구조에 있어 편차는 존재하지만, 보편적으로 삶과 죽음과 관련된 신을 초대해 놀린 후 죽은 영혼이 강신하면 가족과 소통하게 한 후 한을 풀어주고 의례의 말미에는 죽은 영혼을 타계로 인도해 주는 구조를 지닌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최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