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의 초헌례 때 등가에서 연주하는 종묘제례악 《보태평》의 세 번째 곡.

귀인은 연향용으로 창제된 『세종실록』 소재 《보태평지무악》 <의인>을 개작한 것으로써, 세조 9년(1463)에 종묘제례악 《보태평》 열한 곡 중 세 번째 곡으로 편입되었다. 종묘제례의 초헌례(初獻禮)에 등가(登歌)에서 연주하는 곡이다. 악장은 익조가 덖우너부로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귀인의 선율은 『세종실록』 소재 《보태평지무악》 〈의인(依仁)〉에서 유래했고, 악장은 《용비어천가》 제4장〈적인장(狄人章)〉과 관련이 있다.

○ 제목, 악장, 선율 귀인이라는 악곡 명은 귀인의 악장 중 ‘유인지귀(維仁之歸)’에서 나왔다. 귀인의 악장은 익조(翼祖, ?~?)가 적도(赤島)에서 덕원부로 돌아오자 따르는 사람들이 시장의 사람들과 같이 많았다는 내용이다. 귀인은 모두 12행으로 되어 있으며, 『세종실록』 소재 《보태평지무악》 〈의인〉 6행을 완전4도 높힌 것과 같다. ○ 음계, 박법(拍法), 장구점 귀인의 음계는 황(黃:C4)·태(太:D4)·중(仲:F4)·임(林:G4)·남(南:A4)의 황종 평조이다. 박법은 본래 네 글자마다 박을 한 번 치고[四字一拍], 박 열둘이 한 곡을 이루었으나[十二拍一聲], 현재는 박 넷이 한 곡을 이루는[四拍一聲] 형식으로 변화되었다. 『세조실록』 소재 귀인은 12행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구점은 박을 기준으로 1행 단위로 하나의 패턴을 이루며, 네 종류의 패턴이 있다. 네 종류의 패턴으로 이루어진 4행이 한 싸이클을 이루고, 4행을 주기로 하여 3회 반복한다. 현행 종묘제례악의 장구점은 『세조실록』 악보의 장구점을 현행 리듬에 적용한 것이지만, 국악전집 제18집 『종묘제례악』에 수록된 귀인의 장구점은 『세조실록』 악보에 비해 편(鞭)이 고(鼓)로 바뀐 경우와 편과 고가 사라진 경우가 각각 한 번씩 있다.

○ 노랫말 황의상제(皇矣上帝) 위대하도다! 상제이시여! 구민지막(求民之莫) 백성이 살 곳[莫]을 구하셨도다 내권오구(乃眷奧區) 이에 구석진 곳[奧]을 사랑하시어, 내천명덕(乃遷明德) 이에 밝은 덕을 내리셨네. 인불가실(仁不可失) 어진 사람 잃을 수 없다고 하여 우서영종(于胥景從) 서로 그림자처럼 따르네. 기종여시(其從如市) 따르는 사람이 저자와 같지만, 비아지사(匪我之私) 나의 사적인 〈이익을 위함이〉 아니다. 비아지사(匪我之私) 나의 사적인 〈이익을 위함이〉 아니고, 유인지귀(維仁之歸) 오직 어진 사람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라네. 유인지귀(維仁之歸) 오직 어진 사람에게로 돌아가는 것은 탄계홍기(誕啓鴻基) 넓은 기반을 처음으로 연 것이로다

출처: 이세필 편저, 윤호진 역주, 『역주악원고사』, 국립국악원, 2006.

○ 역사적 변천 세조 9년(1463)에 세종 때 연향용으로 창제된 《보태평지무악》 <의인>의 악조를 탁임종 평조에서 황종 평조로 완전4도 높이고, 가사를 바꾸어 악곡명을 귀인이라 하고, 종묘제례악 《보태평》의 세 번쨰 곡으로 편입하여 종묘제례의 초헌례에 등가에서 연주하는 곡으로 삼았다. 『악장요람』(19세기 초)에 귀인의 리듬은 1음 1자 형태로 변화되어 기보되어 있으나, 음의 높낮이에는 변화가 없다. 일제감점기에 악장 중 제1구와 제2구의 “皇矣上帝 求民之莫”이 “天有顯道 作善降福”으로 바뀌고, 제12구의 ‘誕啓鴻基’가 ‘百履綏之’로 바뀌었으나, 현재는 다시 본래의 가사로 부른다.

귀인은 종묘제례악을 구성하는 악곡의 하나로써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종실록』 소재 《보태평지무악》 <의인>의 일부를 현재까지 전승하고 있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

『대악후보』 『대한예전』 『세조실록』 『속악가사』 『속악원보』 『악원고사』 『악장요람』 『악학궤범』 『조선악개요』 『종묘악장』 『종묘의궤』 『춘관통고』

『국악전집 제18집: 종묘제례악』, 국립국악원, 2006. 김종수, 『역주 증보문헌비고』, 국립국악원, 1994. 송지원ㆍ이숙희ㆍ김영숙, 『종묘제례악』, 민속원, 2008. 장사훈, 『증보 한국음악사』, 세광음악출판사, 1986. 장사훈, 『국악논고』, 서울대학교출판부, 1986. 조성욱, ｢종묘제례악의 장고점 변천의 연구｣,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5.

이숙희(李淑姬)

• 종묘제례
• 종묘제례악
• 초헌
• 등가
• 보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