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불어 넣어 소리내는 관악기를 뜻하는 한자어이다. 우리말로는 저ㆍ젓대ㆍ피리라고 하며, 연주 형태나 재료ㆍ크기ㆍ지역 또는 국가ㆍ연주자의 신분ㆍ소리 특징ㆍ특별한 의미 등을 나타내는 단어를 앞에 붙여 다양하게 명명해 왔다. 좁은 의미로는 주로 가로로 부는 횡적류을 뜻하며, 세로로 부는 관악기 ‘소(簫)’와 ‘서(舌, reed)’를 이용해 소리내는 피리류와 구분된다.
유래
우리나라의 관악기를 적으로 표기한 문헌상의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처음 확인된다. 고구려의 적은 의취적과 횡적 두 종류가 소개되었으며, 신라악 조에는 ‘삼죽적(三竹笛)’ 또는 ‘향삼죽(鄕三竹)’인 대금ㆍ중금ㆍ소금과 중국 전래의 당적(唐笛) 명칭이 나온다. 또한 삼죽과 관련된 ‘만파식적(萬波息笛)’ 설화도 실려있다.
좁은 의미의 적, 즉 횡적류에 속하는 적 중에서 대금은 취구와 청공, 지공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금은 15세기까지 청공이 있었으나, 현재는 소금과 당적처럼 청공이 없다. 횡적류의 적은 취구로 입김을 불어넣고 관대에 뚫린 지공으로 음을 짚어 소리낸다. 현재 궁중 음악 및 민속 음악에 사용되는 횡적류의 적은 대나무로 만들며 용도에 따라 관의 길이와 너비를 달리한다.
○ 역사적 변천
고려시대 문헌에서는 궁중 의례 및 민간의 음악에 사용된 적류(笛流) 악기 명칭 외에 우왕(禑王)이 즐겨 불었다는 ‘호적(胡笛)’, 충렬왕(忠烈王) 때에 원 황제로부터 보기(寶器)로서 선물받은 악기 명칭을 ‘옥적(玉笛)’으로 표기한 예가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는 적으로 표기된 관악기 명칭의 다양한 사례들이 보인다. 국가 의례에 사용된 적류 악기로 횡적류인 대금ㆍ중금ㆍ소금 및 당적, 군대에서 사용된 호적(號笛) 등이 있으며, 일상에서 향유된 관악기류로는 적ㆍ횡적ㆍ수적ㆍ엽적ㆍ초적ㆍ어적ㆍ농적(農笛)ㆍ노적ㆍ죽적ㆍ철적ㆍ동적ㆍ옥적ㆍ각적ㆍ대적ㆍ장적ㆍ단적ㆍ세적ㆍ강적(羌笛)ㆍ호적 등이 기록되었다. 이밖에 적(笛)이라는 한자 표기는 '篴'과 통용된 예가 문헌에서 다수 확인된다.
한편, 대한제국기에 수용된 서양악기 중 목관 악기류들을 ‘적’으로 표기한 예도 있다. 『증보문헌비고』 「악고」 7, 광무 4년(1900) 기록에서 양악대 악기 중 플륫(flute)은 대적(大笛), 피콜로(piccolo)는 소적(小笛), 오보에(oboe)는 호적(胡笛)이라 하였다. 좁은 의미로서의 적, 횡적류의 악기는 고구려 고분 벽화 및 통일신라기의 불교미술, 조선시대의 기록화 및 풍속화ㆍ인물산수ㆍ도석화 등에서 볼 수 있고, 주요 유물로는 골제적ㆍ옥적ㆍ철제적 등이 전한다.
역사 기록 및 문학 작품에 ‘적’으로 표기된 악기의 유형과 종류는 매우 광범위하다. 관악기의 재료와 형태, 시간, 공간, 연주자를 뜻하는 단어와 ‘적’이라는 한자어를 합성하여 생성된 수많은 적류 악기 명칭들은 궁중 의례 및 민간의 악무에서는 물론 평범한 일상에서 아주 다양하게 향유되어 온 관악기의 형태와 용례, 음악 문화적 의미망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