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가궤범』은 조선 말기의 성리학자 유중교가 1887년에 집필한 음악 문헌이다. 유중교는 화서학파(華西學派)의 주요 인물로서, 조선 말기 위정척사를 주창한 이항로(李恒老, 1792~1868)의 제자이다. 유중교는 『논어』 「양화편」에 실린 ‘우도할계(牛刀割鷄)’의 비유를 인용하여 현가(絃歌)는 성인이 사람을 가르치고 도를 배울 때 쓰는 도구이기에 현가로써 풍속을 교화하고 선유(先儒)의 학궁(學宮, 학교) 모습을 보존하고자 『현가궤범』을 집필했다고 ‘현가궤범서’에 기록하였다.
○ 체재 및 규격
『성재고(省齊稿)』 제18책에 수록된 『현가궤범』(1887): 필사본, 149면, 세로 24.9cm×가로 17.3cm
『성재집(省齊集)』(초간본, 1897) 별집 권3~4에 수록된 『현가궤범』: 목활자본, 166면, 세로 22.1.cm×가로 16.4cm
『성재집(省齊集)』(중간본, 1929) 권49~50에 수록된 『현가궤범』: 연활자본, 142면, 세로 25.3cm×가로 15.0cm.
○ 소장처
『현가궤범』(필사본): 국립중앙도서관
『현가궤범』(목활자본): 서울대학교 규장각, 연세대학교 도서관, 성균관대학교 존경각
『현가궤범』(연활자본):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정보관
○ 편찬연대 및 편저자 사항
‘현가궤범서’ 말미에는 “영력(永曆) 다섯 번째 정해년(1887, 고종24) 봄 가정하사(柯亭下士) 유중교 쓰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에 따라 필사본 『현가궤범』은 1887년에 유중교가 집필한 것으로 보며 『성재고』에 제18책으로 엮여 전한다. 유중교 사후 후학들이 발간한 『성재집』 목활자본(1897)과 연활자본(1929)에도 『현가궤범』이 수록되었으며, 일부 내용을 구교(仇校)하면서 활자본 『현가궤범』에는 율려에 대한 도설이 추가되었고 자양금에 관한 도설이 보강되었다.
○ 구성 및 내용
『현가궤범』은 ‘서’, 제1 ‘율려’, 제2 ‘금률・정률・조현・[도설]’, 제3 ‘악장’, 부록 ‘시율신격・동요율격’으로 구성된다. 유중교는 음악이 모두 율려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음악을 배움에 있어 율려를 먼저 배워야 하며 주자의 ‘종률’을 입문하여 처음 익히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팔음(八音)의 악기 중 금(琴)이 가장 중요하고 금은 노래에 버금가며, ‘금률’은 ‘율려’에서 논한 여러 법도가 실제로 적용된 것으로서 주자의 ‘종률편’과 ‘금률설’은 본말(本末)을 이룬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유중교는 주자의 저서를 전재(轉載)하고 그 글의 앞 또는 뒤에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거나 주자의 악론 중 일부를 도설(圖說)로 정리하여 다시 설명하는 방식으로 『현가궤범』 전반부를 집필했다.
제1 ‘율려’는 『의례경전통해』 권13 「학례」에 실려 있는 ‘종률(鍾律)’ 제22를 전재한 것이고, 제2 ‘금률・정률・조현’은 『주희집』 권66 「잡저」 ‘금률설(琴律說)’, ‘정률(定律)’, ‘조현(調絃)’을 전재한 것이다. ‘조현’ 뒤에는 주자의 원전에는 없는 그림과 설명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유중교가 주자의 학설을 그림으로 그려 설명한 것이다. 십이궁칠성위(十二宮七聲位), 칠성손익상생지도(七聲損益相生之圖), 율려손익상생지도(律呂損益相生之圖), 십이율선궁도상(十二律旋宮圖上), 십이율선궁도하(十二律旋宮圖下) 등은 율려와 관련된 도상과 설명이다. 금현배성률도(琴絃配聲律圖), 금률고정도(琴律攷定圖), 금률조후도(琴律調候圖), 금체전도(琴體全圖), 율척(律尺) 등은 금(琴)과 관련된 도상과 설명이다. 이때의 금은 유중교가 직접 만든 악기를 뜻한다. 유중교는 자신이 제작한 금에 자양금(紫陽琴)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자양은 주자의 호이자, 주자가 사용했던 금의 이름이다. 유중교는 주자의 금률설을 바탕으로 하되 거문고의 제도를 섞어서 자신만의 자양금을 만들었다. 『현가궤범』에 수록된 금과 관련된 도설들은 자양금을 만들기 위한 이론과 기초 자료의 성격을 지닌다.


제3 ‘악장(樂章)’의 전반부는 전례서(典禮書)의 악보를 전재한 것이다. 『의례경전통해』 권14 「학례」 ‘시악(詩樂)’ 제24에 실려 있는 개원악보 풍・아 12편과 『국조오례의』의 아악을 전사한 악보와 ‘악위도(樂位圖)’가 수록되어 있다.
제3 ‘악장’의 후반부는 유중교가 지은 현가의 악보이다. 유궁현가차조법(儒宮絃歌借調法)에 대한 설명과 서사현가항용 2편의 악보, 즉 〈소학제사〉와 〈육군자화상찬〉을 수록하고, 〈자양금조후사(紫陽琴調候詞)〉 악보를 덧붙여 실제적으로 자양금을 연주할 수 있게 했다.
부록 ‘시율신격(詩律新格)’은 유중교 자신이 만든 시가, 즉 현가 작곡법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다. 유중교는 시의 체제에 따라 선율을 붙이는 법을 새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체제의 시에 선율을 붙여 현가를 지었다. ‘시율신격’에서는 한시 중 율시(律詩), 배율(排律), 절구(絶句), 사(詞), 부(賦)와 우리말 시조에 선율을 붙이는 법[東謠律格]을 설명하고, 각 체제의 시로 지은 현가 악보를 수록했다. 해당 악곡들은 중국의 주자, 정호(程顥), 소옹(邵雍) 등이 쓴 글과 한시, 유중교 자신이 쓴 한시, 그리고 율곡 이이와 유중교가 쓴 우리말 시조에 유중교가 직접 선율을 붙여 만든 것이다.

○ 차례
현가궤범서(絃歌軌範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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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
율려(律呂) |
제2 |
금률(琴律) |
정률(定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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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調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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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궁칠성위, 칠성손익상생지도, 율려손익상생지도, 십이율선궁도상, 십이율선궁도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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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현배성률도[금현배율도], 금률고정도, 금률조후도, 금체전도, 율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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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
악장(樂章) |
부록 |
시율신격(詩律新格) |
『현가궤범』은 조선 말기 성리학자가 남긴 서적 중에는 매우 보기 드문 음악 문헌이다. 유중교는 주자의 악론을 바탕으로 한 현가의 규범, 즉 현가의 궤범을 제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예악을 실천함으로써 공자와 주자의 학풍을 재현하고자 하였다. 『현가궤범』의 내용은 대부분 주자의 저서를 전재하고 보충 설명한 것이나, 금에 대한 도설과 부록인 현가 악보는 유중교의 독특한 악론이 반영된 것이다. 『현가궤범』을 통해 주자의 악론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하여 독자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실천하고자 했던 유중교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으며, 『현가궤범』은 음악 이론서이자 일종의 음악 실용서라 할 수 있다.
『논어(論語)』
『의례경전통해(儀禮經傳通解)』
『주희집(朱熹集)』 「잡저(雜著)」
『성재고(省齋稿)』
『성재집(性齋集)』
나제문화연구회, 『나제문화자료총서 제17집: 성재집5』, 나제문화연구회, 2009.
민족문화추진위원회,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제324집: 성재집Ⅱ』, 재단법인 민족문화추진회, 2004.
임란경, 『성재 유중교의 악론과 실천』, 민속원, 2021.
임란경(林爛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