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룡의 부친이 한양으로 발령이 나게 되어 몽룡도 함께 상경하며 춘향과 이별하게 된다. 기약 없이 떠난 몽룡을 기다리는 도중 신관 사또가 부임하여 기생점고가 시작된다. 이 대목은 춘향이 자신에게 닥쳐올 위기를 모른 채 몽룡을 그리며 방에서 슬퍼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 음악적 특징
이 대목은 전형적인 계면조 선율로 짜여 있다. 노래의 사설 역시도 자연물에 자신을 빗대어 보지만 그 어떤 대상도 슬픔에 빗댈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움의 정도를 극도로 표현하는 부분(예를 들면 “은하수가 막혔어도”)에서는 상성(上聲)으로 질러 내고, 매 단락을 종지하는 선율은 ‘do′si-la-mi-la-la’로 마무리하며 포기한 듯한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창자들은 이와 같이 슬픈 감정을 유독 강조한 성음을 ‘진계면’ 또는 ‘애조(哀調)’라 부른다.
○ 형식과 구성
갈까보다는 좁은 의미로 “갈까보다”로 시작하는 내용을 한정해 지칭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아차 아차 내 잊었다” 하며 월매가 사령을 맞이하는 장면과 〈백구타령>까지를 포함하기도 한다.
좁은 의미의 <갈까보다> 가사는 3ㆍ4조 또는 4ㆍ4조로 비교적 정형적 운율이 맞추어져 있다. 이도령을 따라갔어야 하는 아쉬움을 자신에 비유해 자연물과 비교하고 있다. 또한 천리ㆍ만리와 같은 거리적 개념을 점층화하고, 수진이ㆍ날진이ㆍ해동청ㆍ보라매 등을 등장시켜 그 의미를 확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날짐승, 편지, 견우직녀성, 겨울 바람 등과 같이 거센 자연대상이 자신의 슬픔에 비할 바 없음을 강조하며 한탄하는 어조로 구성되어 있다.
(창조 아니리)
그 때여 춘향이는 사령이 오난지 군로가 오난지 아무런 줄 모르고
독수공방(獨守空房) 주야상사(晝夜相思) 세월을 보내는디,
갈까부다 갈까부네 님을 따라서 갈까부다
천리(千里)라도 따라가고 만리(萬里)라도 따라 나는 가지
바람도 수여넘고(쉬어넘고)
구름도 수여넘는
수진(길들인 매)이 날진(길들이지 않은 매)이 해동청(海東靑:송골매) 보라매
모도다 수여넘는 동설령(冬雪嶺) 고개
우리님이 왔다 허면 나는 발 벗고 아니 수여 넘으련만 어찌허여 못가는고
무정허여 아주 잊고 일장수서(一張手書)가 돈절(頓絶)헌가.
뉘여느 꼬임을 듣고 여영 이별이 되었는가
하날의 직녀성(織女星)은 은하수가 막혔어도 일년 일도 보건마는
우리님 계신 곳은 무산 물이 맥혔기로 이다지도 못 오신가
차라리 내가 죽어 삼월동풍(三月東風) 연자(燕子)되여
임계신 처마 끝에 집을 짓고 내가 노니다가
밤중만 임을 만나 만단정회(萬端情懷)를 풀어 볼거나
아이고 답답 내 일이야 이를 장차 어쩌꺼나
아무도 모르게 울음을 울제
청삽사리 흑삽사리 컹컹짖고 나서거늘,
게 뉘랴 남의 개를 그리 짖기나?
문틈으로 가만히 내다보니 사령군로가 나왔거날.
※ 가사는 김소희 창 《춘향가》(브리태니커)에서 인용.
김소희, 『판소리 다섯 마당: 춘향가』, 한국브리태니커, 1982.
신은주, 「김소희제 〈춘향가〉 연구」, 『판소리연구』 19, 판소리학회, 2005.
장휘주, 「사당패소리 갈까보다 연구」, 『한국음악연구』 27, 한국국악학회, 1999.
김유석(金裕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