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전 : 표제어

평조회상 平調會相

다른 이름

취태평지곡(醉太平之曲)
아명

유초신지곡(柳初新之曲)
정의

《영산회상》보다 4도 낮은 이조(移調)관계 혹은 변조(變調)관계의 곡으로, 관 ∙ 현 ∙ 타악기 대편성으로 연주하는 여덟 곡의 모음곡이다.
요약

평조회상은 첫 곡인 <상령산>이 《영산회상》의 〈상령산〉보다 완전 4도 낮은 임종(㑣:B^♭₃)음으로 시작하는, ‘낮은 조’로 된 《영산회상》이다. 점차 속도가 빨라지는 형식으로 된 여덟 곡의 모음곡이다.
유래

《평조회상》은 《영산회상》과 상관관계가 있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선후관계에 관해서는 《영산회상》에서 《평조회상》이 파생된 것으로 보는 것과 역으로 《평조회상》에서 《영산회상》이 파생된 것으로 보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영산회상》을 원형으로 보는 주장의 근거 중 하나는 『대악후보』〈영산회상(靈山會上)〉의 제 1선율이 《영산회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록상 그 시기가 가장 빠르다는 것이다. 반대로 평조회상이 《영산회상》보다 먼저 형성된 것이라는 주장의 내용은, 궁중에서 연주하던 악기 편성에 의해 연주되던 것이 나중에 민간 문인 사회에 전해져 현악기 중심의 《영산회상》으로 파생되었다는 것이다. 평조회상이 어느 악보에서 처음 보이는지에 관하여는, 『대악후보』〈영산회상(靈山會上)〉 제1선율의 궁(宮)이 제2선율에서 하일(下一)로 낮아졌으므로 이 제2선율을 현행 평조회상의 원형 선율로 보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합의되지 않은 상태이다. 평조회상의 최초가 『대악후보』의 제2선율이 아니라면 헌종대 민간음악을 담고 있는 『삼죽금보』(1841)가 최초이다.

<『대악후보』 영산회상: 제 2선율(제 2소행 선율)을 《평조회상》의 원형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국립국악원>

한편 『삼죽금보』(1841) 소재 《평조회상》〈상령산〉 악보 주석에 “중령산 이하의 곡들은 모두 제5괘로 연주한다 (중령산이하병용제오괘(中靈山以下竝用第五棵))” 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민간에서는 《평조회상》〈중령산〉부터 그 이하의 곡들도 연주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삼죽금보』 평조 영산회상(앞부분): 『삼죽금보』《평조회상》 영산회상의 곡 제목 아래에 푸른 글씨로 “중령산 이하는 모두 5괘법으로 연주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앞에 제시된 《현악영산회상》 <중령산> 이하의 악보를 5괘법으로 연주하라는 것으로서 《평조회상》 <중령산>의 악보는 생략되어 있다. ©국립국악원>

<『삼죽금보』 평조 영산회상(뒷부분): 『삼죽금보』《평조회상》 영산회상의 곡 제목 아래에 푸른 글씨로 “중령산 이하는 모두 5괘법으로 연주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앞에 제시된 《현악영산회상》 <중령산> 이하의 악보를 5괘법으로 연주하라는 것으로서 《평조회상》 <중령산>의 악보는 생략되어 있다. ©국립국악원>

이후 『협률대성』(고종(1863~1907) 무렵), 『현학금보』ㆍ『일사양금보』에 수록된 《평조회상》은 한일합방 전후나 일제강점기 편찬된 악보에 실린 것이다.

<『현학금보』 평조 영산회상 ©정경태>

<『양금보』 평조 영산회상: ‘일사금보’는 해제를 쓴 저자가 붙인 가칭이다. ©서울대학교>
내용

○ 악곡 구성 〈상령산〉ㆍ〈중령산〉ㆍ〈세령산〉ㆍ〈가락더리〉ㆍ〈삼현도드리〉ㆍ〈염불도드리〉ㆍ〈타령〉ㆍ〈군악〉의 여덟 곡으로 구성된다. <삼현도드리>를 4도 아래로 이조한 변주곡 <하현도드리>가 《영산회상》 에는 포함되었으나 《평조회상》에는 없다. ○ 음계 《평조회상》의 〈상령산〉은 임(㑣:B♭₃)ㆍ무(㒇:D^♭₅)ㆍ황(黃:E^♭₄)ㆍ태(太:F₄)ㆍ중(仲:A^♭₄)을 구성음으로 하는 임종계면조(林鍾界面調)였으나, 현재는 주요 구성음으로 임(㑣:B^♭₃)ㆍ남(㑲:C₄)ㆍ황(黃:E^♭₄)ㆍ태(太:F₄)ㆍ중(仲:A^♭₄)이 출현한다. 〈중령산〉부터 〈타령〉까지의 음계는 〈상령산〉 음계와 동일하고 다만 한 옥타브를 올려 임(林:B^♭₄)ㆍ남(南:C₅)ㆍ황(潢:E^♭₅)ㆍ태(汰:F₅)ㆍ중(㳞:A^♭₅)의 구성음으로 연주한다. <군악>의 경우 태(太:F₄)ㆍ고(姑:G₄)ㆍ임(林:B^♭₄)ㆍ남(南:C₅)ㆍ응(應:D₅)을 구성음으로 하는 태주평조(太氵族平調)였으나 이 역시 음계가 변하여 현재는 임(林:B^♭4)ㆍ남(南:C₅)ㆍ황(潢:E^♭₅)ㆍ태(汰:F₅)ㆍ고(㴌:G₅)의 음들이 주로 출현한다. ○ 박자 《평조회상》의 각 악곡 중 〈상령산〉과 〈중령산〉은 한 장단이 스무 박, 〈세령산〉과 〈가락더리〉는 열 박, 〈삼현도드리〉와 〈염불도드리〉는 여섯 박이다. 〈타령〉과 〈군악〉은 한 장단이 열두 박이고 네 개의 대강으로 나뉘는데, 각 대강이 모두 세 박씩으로 되어있고 앞의 곡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세 개의 소박 단위로 된 네 박짜리 장단감을 준다. 《평조회상》 모음곡의 경우에도 점차 장단의 박이 줄어들면서 속도도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 악기편성 가야금ㆍ거문고ㆍ아쟁ㆍ해금ㆍ향피리ㆍ대금ㆍ당적(소금)ㆍ장구ㆍ좌고 등 현악기ㆍ관악기ㆍ타악기가 모두 합주하므로 《영산회상》이나 《관악영산회상》보다 음량이 크고 웅장하다. 한편, 《평조회상》을 세악(細樂)편성으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거문고ㆍ가야금ㆍ양금ㆍ장구ㆍ해금ㆍ대금ㆍ세피리를 단재비로 편성하여 실내악으로 연주할 경우에는 《취태평지곡》이라고도 한다.
노랫말

없음. 《영산회상》의 〈상령산〉이 본래 성악곡이었으나 개사된 후 현재는 가사가 탈락된 기악곡으로 남은 것처럼 본래 《평조회상》도 가사를 붙여 연주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는 기악곡으로 연주한다. 《평조회상》〈상령산〉의 악보가 비로소 보이는 『삼죽금보』에서는 거문고 선율만 전하고 가사는 전하지 않는다.
특징 및 의의

관현 합주 대편성일 경우 현재 전하는 향악곡 중 연주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며, 오늘날에도 감상 및 정재 반주 음악으로 연주된다.
고문헌

『삼죽금보』『협율대성』『현학금보』『일사양금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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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윤아영(尹娥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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