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게성(茶偈-)
불교 의식에서, 의식의 대상을 청하여 차를 대접하는 절차에서 부르는 노래.
다게는 불교 의식에서 부처ㆍ보살ㆍ영가 등을 청하여 차를 대접하는 절차에서 부르는 노래이다. 5언 또는 7언으로 구성된 한문 정형시를 가사로 삼는데, 이러한 형식을 불가에서는 ‘게(偈)’라고 한다. 타악기 징을 쳐서 시작과 종지, 악구를 구분한다. 홑소리로 소리를 짓는 경우에는 독창으로 부르고 춤을 추는데, 이 무용을 ‘다게작법’ 또는 ‘다게착복무’라고 한다.
차는 감로수(甘露水)이자, 부처의 법문을 상징하는 불교의 대표적인 공양물 중 하나이다. 차를 감로의 대체물로 바치는 것은 한국 불교에서 보이는 오랜 전통으로, 오늘날과 같이 의식의 대상을 모시고 차를 대접하는 형태의 다게는 17세기 문헌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 용도
부처와 보살뿐만 아니라, 영가(靈駕)와 저승의 시왕 등 여러 천인(天人), 선신(善神)에 이르기까지 각종 대상을 자리에 모시는 헌좌 절차에 이어 다게를 설행한다. 이는 의식의 대상에게 본식에 앞서 차를 대접하기 위함이다. 다게의 선율은 ‘다게성’으로 불리며 다양한 홑소리 악곡에 활용되고 있고, 불교무용 ‘다게착복무’의 반주음악으로 사용된다.
○ 음악적 특징
오늘날 전승되는 다게 중 가장 대표적인 음원은 경기ㆍ서울 지역 범패를 전승하는 봉원사 박송암의 홑소리이다. 징의 신호에 맞추어 독창으로 연행하며, 빠르기는 MM♩.≒38~48 정도로 매우 느리다. 가창자의 호흡에 따라 3소박과 2소박이 혼합되는 불규칙 박자로 부르나, 대부분 3소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주로 미(mi)-솔(sol)-라(la)-도(do′)-레(re′)의 5음을 사용하며, 메나리토리가 근간을 이룬다. 그러나 일부 선율이 솔(sol)을 거쳐 라(la)로 상행하여 솔(sol)이 상행진행에 사용되는 등 경토리와 유사한 진행을 보이기도 한다. 다게의 선율은 〈배헌선열미〉, 〈오공양〉 등 비교적 다양한 불교 홑소리 게송에서 가사만 바꾸어 활용되기 때문에, 이 선율을 ‘다게성’이라 한다.
○ 형식과 구성
다게는 한시로 이루어진 ‘게’로서 총 4구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1구와 2ㆍ3구의 선율은 거의 동일하고, 4구는 1구에서 조금 확대된 형태이다. 따라서 다게의 형식을 AAAA’로 나타낼 수 있다.
○ 노랫말
※ 괄호 안의 글자는 의식의 대상에 따라 바뀐다.
백초림중일미신百草林中一味新 조주상권기천인趙州常勸幾千人 팽장석정강심수烹將石鼎江心水 원사(망령)*헐고륜願使(亡靈)*歇苦輪 백 가지 초목 중 새로운 한 맛을 조주(趙州) 스님 몇 천 사람이나 권했던가? 돌솥에 강심수로 고이 달였사오니 (망령들을)*, 고통의 윤회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아금지차일완다我今持此一椀茶 봉헌(영산대법회)*奉獻(靈山大法會)* 부감단나건간심俯鑑檀那虔懇心 원수자비애납수願垂慈悲哀納受 제가 지금 이 차 한 잔을 가져다가 [영산(靈山) 큰 법회의 성중님께]* 올리오니 시주의 정성스런 마음 굽어 살피시어 자비를 드리우사 가엾이 여겨 받으소서. 아금지차일완다我今持此一椀茶 변성무진감로미變成無盡甘露味 봉헌(시방삼보존)*奉獻(十方三寶尊)* 원수자비애납수願垂慈悲哀納受 저희가 지금 올리는 한 잔 의 차가 다함없는 감로의 맛으로 변해지이다. (시방의 삼보 높으신 분께)* 올리오니 자비를 드리우사 가엾이 여겨 받으소서. 금장감로다今將甘露茶 봉헌(지장)*奉獻(地藏)*前 감찰건간심監察虔懇心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 이제 감로차를 가져다가 (지장보살님)* 전에 받들어 올리오니 경건하고 간절한 마음을 굽어 살피시어 자비를 드리우사 가엾이 여겨 받으소서. 청정명다약淸淨名茶藥 능제병혼침能除病昏沉 유기(천선신)*惟冀(天仙神)* 원수애납수願垂哀納受 맑고 깨끗한 차와 약식은 능히 질병과 혼침을 없애 주니 오직 바라건대 (천선의 신들이시여)* 자비를 드리우사 가엾이 여겨 받으소서. 조주다약친배헌趙州茶藥親拜獻 요표충정일편성聊表冲情一片誠 각취혼미삼계몽覺醉昏迷三界夢 번신직도법왕성翻身直到法王城 조주(趙州)의 차와 약식을 직접 절하고 올려 자그마한 충정과 정성을 표하오니 삼계의 혼미한 꿈에서 깨어나 몸 한 번 뒤집어 법왕성에 이르소서. 청정명다약淸淨名茶藥 보시(중고혼)*普施(衆孤魂)* 영제기갈고永除飢渴苦 속달보제문速達菩提門 맑고 깨끗한 차와 약식을 많은 (외로운 혼령께)* 널리 베푸오니 영원히 기갈의 괴로움을 없애고 속히 보리의 문에 이르소서.
지환 지음, 김두재 옮김,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조선10 천지명양수륙재의 범음산보집』, 동국대학교출판부, 2012.
○ 역사적 변천 과정
불교 《영산재》 의례서 중 가장 오래된 『진언권공』에는 부처를 자리에 모신 뒤 ‘차를 먼저 올리라’는 지시문만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재 의식에서 사용되는 다게와 유사한 형태는 1634년에 편찬된 『영산대회작법절차』에 보인다. 이 의례서에는 〈다약게〉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다게라는 명칭은 1661년 발행된 『오종범음집』부터 확인된다. 『오종범음집』 중 ‘영산작법’에 기록된 다게 의식문은 오늘날 《영산재》 ‘상단의식’의 다게와 동일하다. 이후 『범음산보집』, 『석문의범』과 같은 의례서를 통해 전승되었다.

다게는 부처와 보살, 영가 등의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의식에서 행해지는 의식으로서, 17세기 이후 한국 불교 의식에서 매우 중요한 절차로 자리 잡았고, 범패 홑소리 중 정형시 형태의 ‘게송’으로 대표되는 악곡으로서 가치가 있다.
『진언권공(眞言勸供)』
『영산대회작법절차(靈山大會作法節次)』
『오종범음집(五種梵音集)』
『범음산보집(梵音刪補集)』
『석문의범(釋門儀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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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진(梁映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