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업지악(定大業之樂)
종묘제례의 아헌과 종헌 절차에 헌가에서 연주하는 11곡으로 구성된 음악.
정대업은 〈소무〉, 〈독경〉, 〈탁정〉, 〈선위〉, 〈신정〉, 〈분웅〉, 〈순응〉, 〈총유〉, 〈정세〉, 〈혁정〉, 〈영관〉의 열한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묘제례를 봉행할 때 아헌례(亞獻禮)와 종헌례(終獻禮)에 헌가(軒架)에서 연주한다. 정대업의 노랫말은 왕업의 터전을 닦는 과정에서 발생한 원나라와의 문제, 홍건적의 문제, 왜구의 침략, 고려 유신들과의 갈등 등을 해결함에 있어 조상들의 무공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종묘제례악 정대업은 1447년(세종 29) 이전에 연향에 사용할 목적으로 고려시대의 향악과 고취악(鼓吹樂)을 참고하여 창제한 《정대업지무악》을 개작하여 1463년(세조 9) 제례악으로 채택한 것이다.
<세종조와 세조조의 정대업과의 관계〉
| 세종조 | 세조조 |
| 소무(昭武)) | 소무(昭武) |
| - | 독경(篤慶) |
| 독경(篤慶) | - |
| 선위(宣威) | - |
| 탁령(濯靈) | 탁정(濯征) |
| 신정(神定) | |
| 정세(靖世) | |
| 혁정(赫整) | 선위(宣威) |
| 신정(神定) | - |
| 개안(凱安) | 분웅(奮雄) |
| 지덕(至德) | 순응(順應) |
| 휴명(休命) | - |
| 순응(順應) | 총유(寵綏) |
| 정세(靖世) | - |
| 화태(和泰) | 영관(永觀) |
| 진요(震耀) | - |
| 숙제(肅制) | - |
| 영관(永觀) | - |
○ 악곡의 구성과 용도 정대업은 〈소무(昭武)〉, 〈독경(篤慶)〉, <탁정(濯征)〉, 〈선위(宣威)〉, 〈신정(神定)〉, 〈분웅(奮雄)〉, 〈순응(順應)〉, 〈총유(寵綏)〉, 〈정세(靖世)〉, 〈혁정(赫整)〉, 〈영관(永觀)〉의 열한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무〉는 헌관(獻官)을 인도하여 들어갈 때 연주하는 인입(引入) 곡이며, 〈영관〉은 헌관을 인도하여 나올 때 연주하는 인출(引出) 곡이다. 정대업은 종묘제례의 아헌례와 종헌례에 연주한다. 초헌례에서는 축문을 읽기 때문에 음악을 끊었다가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지만 아헌례에는 축문을 읽지 않기 때문에 인입장 〈소무〉와 인출장 〈영관〉을 제외한 〈독경〉부터 〈혁정〉까지 계속 연주하며, 아헌관이 마지막 제19실에서 의식을 마치고 나오면 집사는 등[照燭]을 높이 들어 올려 인출 〈영관〉을 연주하게 한다. 아헌관이 제자리로 돌아오면 집사는 〈영관〉이 끝나기를 기다려 음악을 그치게 한다. ○ 악대와 악기편성 종묘제례의 아헌례와 종헌례 때 헌가(軒歌)에서 정대업을 연주한다. 『세조실록』의 종묘제례악 헌가에 편성된 악기의 종류는 거문고, 가야금, 향바파, 당비파, 월금, 대금, 중금, 소금, 당적, 퉁소, 피리, 태평소, 생, 우, 화, 방향, 편종, 편경, 노고, 노도, 장구, 노래였다. 현재는 해금, 대금, 피리, 태평소, 편종, 편경, 박, 장구, 진고, 축, 어, 징, 노래로 편성한다. 징[大金]은 『세조실록』에는 정대업지무에 편성된 악기였으나, 현재는 헌가에 편입되어 있다.
○ 음계 세종조의 《정대업지무악》은 남(㑲:A3)·황(黃:C4)·태(太:D4)·고(姑:E4)·임(林:G4)의 탁남려 계면조였으나, 세조대에 장3도 위로 높인 황(黃:C4)·협(夾:E♭4)·중(仲:F4)·임(林:G4)·무(無:B♭4)의 황종 계면조로 바뀌었다. 현행 정대업 중 편종ㆍ편경의 음계는 『세조실록』 악보와 동일하게 전승되고 있으나, 피리ㆍ대금ㆍ해금과 악장(樂章)의 경우 음계의 최저음 황종(黃:C4)을 모두 무역(㒇:B♭4)로, 일부 임종(林:G4)을 중려(仲:F4)로 내려 연주한다. 정대업 중 태평소가 쓰이는 악곡 <소무>, <분웅> <영관>의 종지에는 옛 악보에 보이지 않는 태평소 독주 악보가 삽입되어 있다. 이 선율이 무역 평조로의 종지감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는 점 또한 현행 정대업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 역사적 변천 《정대업지무악》은 《보태평지무악》과 함께 1447년(세종 29) 이전 연향에 사용할 목적으로 창제된 신악(新樂)의 하나였다. 세종대의 《정대업지무악》은 〈소무(昭武)〉, 〈독경(篤慶)〉, 〈선위(宣威)〉, 〈탁령(濯靈)〉, 〈혁정(赫整)〉, 〈신정(神定)〉, 〈개안(凱安)〉, 〈지덕(至德)〉, 〈휴명(休命)〉, 〈순응(順應)〉, 〈정세(靖世)〉, 〈화태(和泰)〉, 〈진요(震耀)〉, 〈숙제(肅制)〉, 〈영관(永觀)〉의 열다섯 곡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463년(세조 9)에 《정대업지무악》을 〈소무(昭武)〉, 〈독경(篤慶)〉, <탁정(濯征)〉, 〈선위(宣威)〉, 〈신정(神定)〉, 〈분웅(奮雄)〉, 〈순응(順應)〉, 〈총유(寵綏)〉, 〈정세(靖世)〉, 〈혁정(赫整) , <영관(永觀)〉의 열한 곡으로 축소 개작하고 종묘제례악으로 채택하였다. 조선후기에 일무인 정대업지무에 편성되었던 악기가 없어지고, 그 중 대금(大金)과 소금(小金)이 헌가로 편입되었으며, 현재는 대금만 전승되고 있다. 일제감정기에는 《정대업》을 《향만년지악(享萬年之樂)》으로 개칭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시 정대업으로 복원했다. ○ 노랫말[악장] 정대업의 노랫말은 왕업의 터전을 닦는 과정에서 발생한 원나라와의 문제, 홍건적의 문제, 왜구의 침략, 고려 유신들과의 갈등 등을 해결함에 있어 조상들의 무공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정대업 악장의 형식으로는 세 글자가 한 구를 이루는 것(三言一句) , 네 글자가 한 구를 이루는 것(四言一句], 다섯 글자가 한 구를 이루는 것(五言一句)의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종묘제례악 정대업 11곡은 세종조 연향악 《정대업지무악》을 개착한 것이고, 세종조 《정대업지무악》은 고려시대 향악과 고취악을 습용하여 만든 것이다. 종묘제례악 그 자체의 역사성과 예술성도 가치 있지만, 정대업을 통해 고려시대 음악 일부를 전승되어 온 점에서도 그 역사적 가치가 있다.
『국조오례의』 『대악후보』 『대한예전』 『세조실록』 『세종실록』 『속악가사』 『속악원보』 『시용무보』 『악원고사』 『악장요람』 『악학궤범』 『조선악개요』 『종묘악장』 『종묘의궤』 『춘관통고』 『향만년지악』
김영숙ㆍ이숙희ㆍ송지원, 『종묘제례악』, 서울: 민속원, 2008. 이숙희, 「종묘제례악 악장의 음악적 변화」, 『한국음악연구』 39, 2006, 237~265쪽. 이혜구, 『신역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이숙희(李淑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