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디디며 양팔을 위아래로 힘차게 활개 치듯 한삼을 뿌려 새가 날아오르듯 펴드는 춤 동작.

비리는 <춘앵전> 정재에서 추는 춤 동작이다. 조선 시대부터 현재까지 전승되어 왔고, 조선 후기 궁중 춤이 기록된 『정재무도홀기(呈才舞圖笏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리(飛履)는 ‘날아오르듯 발을 가볍게 딛으며 춤을 춘다’는 뜻이다. 『정재무도홀기』에는 〈춘앵전〉에서 비리를 출 때, 드는 발 순서를 “오른발을 먼저 들고 다음에 왼발을 든다[선거우지(先擧右趾) 차거좌지(次擧左趾)]”라고 제시하였다. 근대 이후 1930년대 당시 이왕직아악부 아악사장을 지냈던 김영제(金寧濟, 1883~1954)가 〈춘앵전〉의 비리를 “한 발씩 장단에 맞추어 앞으로 내민다”라고 풀이하였고, 이때의 내용은 『궁중무용무보』 제2집에 전한다.
현재의 비리 춤동작은 국립국악원 주도하에 김천흥(金千興, 1909~2007)이 〈춘앵전〉을 재현할 때 안무하여 지금까지 추어진다. 비리는 발을 앞으로 디디며 양팔을 위아래로 힘차게 활개 치듯 한삼을 뿌리며 새가 날아오르듯 펴들며 춘다. 비리를 출 때에는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의 신체 각도를 비스듬히 유지하면서 몸을 앞과 뒤로 움직이며 춘다. 현재 문헌 기록과는 상관없이 여러 정재에서 비리를 추고, 작품마다 다양한 장단에 맞춰 춘다. 〈춘앵전〉에서 추는 비리는 오른발을 앞에 딛고 중심을 주면서 오른팔은 위로 들고 왼팔은 아래로 내려 뒤로 활개 치듯 한삼을 뿌리고, 다시 왼발로 중심을 옮겨 왼팔은 위로 들고 오른팔은 아래로 내려 뒤로 활개 치듯 한삼을 뿌리며 펴든다.

반주 음악 현재 〈춘앵전〉에서는 비리를 도드리 장단에 맞춰 춘다. 그리고 작품에 따라 〈세령산〉ㆍ〈도드리〉ㆍ〈타령〉 등 다양한 장단에 맞춰 춘다.

복식ㆍ의물ㆍ무구 <춘앵전>을 출 때 한삼을 착용하며, 비리를 화문석[돗자리] 위에서 춘다.

『時用舞譜(全)呈才舞圖笏記』, 국립국악원, 1989. 『건원1400년 개원50년 국립국악원사』, 국립국악원, 2001. 『呈才舞圖笏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4. 국립국악원, 『궁중무용무보 제2집』, 1987 손선숙, 『궁중정재용어연구』, 민속원, 2008. 손선숙, 『한국궁중무용사』, 보고사, 2017. 송방송ㆍ손선숙,『정재홀기 속의 우리 춤과 음악찾기』, 보고사, 2009. 장사훈, 『한국전통무용연구』, 일지사, 1979. 김명숙, 「김천흥의 예술세계」, 『무용예술학연구』 14, 2004. 국립국악원아카이브(https://archive.gugak.go.kr)

손선숙(孫善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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